재단법인 궁류장학회가 지난 82년 ‘의령 우순경 사건’을 계기로 설립·운영된 이후 수십 년이 흐르면서 군민들의 기억에서 점차 잊혀가고 있다.
올해로 설립·운영된 지 27년째를 맞이하지만 군민들은 대부분 장학회의 소식을 듣지 못해 그 존재를 잊어버리거나 일부에서는 당시 거액의 출연금액을 거론하며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그 존재에 대해 궁금증을 제기하고 있다.
기자도 이러한 여론을 듣고 왜 여태껏 이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는지 궁금했다. 그러면서 외지인의 시각에서 의령하면 지난 82년 궁류 총기 난동사건을 먼저 떠올리는 현실을 고려하여 지역의 아픈 상처를 들춰 덧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 때문에 장학회의 소식을 의도적으로 차단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지난 22일 기자는 의령교육청을 찾았다. 의령교육청은 재단법인 궁류장학회 설립취지 및 운영현황과 연도별 장학금 지급현황 자료를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장학회 출연금액은 3억9천만원. 지난 82년 4월 26일 의령 궁류 총기사건 당시 문교부 산하 전국교육기관 및 각급 학교의 임직원과 학생들로부터 모금한 성금으로 출연됐다.
수혜대상은 초·중등 및 고등교육법의 규정에 의거 초, 중, 고, 대학교 재학생에 한하여 피해자, 피해자의 자녀, 피해자의 직계 손자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난 82년 이후 올해로 27년째를 맞이해 지난 6월 74명에게 모두 994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초등학생 2만7천원, 중학생 7만7천원, 고등학생 14만1천원, 전문대 27만1천원, 국립대 33만8천원, 사립대 38만3천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장학금 지급 방법과 관련, 대부분 외지에 나가 있어 장학금 전달행사를 하지 않고 우편을 통해 수혜자를 확인하고 통장으로 입금 처리한다고 의령교육청은 설명했다. 그리고 지역의 아픈 역사를 의식해 장학회 소식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의령교육청은 이 장학회가 설립될 당시에는 출연금액이 컸으나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출연금액은 그대로인 채 물가와 함께 등록금은 크게 올라 현재 지급하는 장학금으로는 학생들에게 제대로 도움을 주지 못해 장학금으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궁류장학회는 그동안 우리의 기억 저편에 꽁꽁 묶인 채 점차 우리의 기억 저편에서 잊혀가고 있었던 셈이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