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진 재양산 향우 주장
“윤부길 작사자와 얘기한
당사자에게 직접 들었다”
낙동강 강바람이 치마폭을 스치면/ 군인 간 오라버니 소식이 오네/ 큰애기 사공이면 누가 뭐라나/ 늙으신 부모님은 내가 모시고/ 에헤야 데헤야 노를 저어라 삿대를 저어라 <‘처녀뱃사공’ 노래가사>
국민 애창곡인 ‘처녀뱃사공’의 무대가 그동안 알려진 함안이 아니라 의령이라는 주장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주장은 함안에서 2년째 ‘처녀뱃사공 가요제’가 진행된 상황에서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7일 의령, 함안군에 따르면 양산에 거주하는 정옥진씨가 지난 4월 10일 ‘처녀뱃사공’의 노래비가 잘못됐다고 문건을 함안군에 접수시켜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 같은 이의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씨는 이에 앞서 함안군청을 찾았고, 이를 전후하여 의령군청도 방문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고 한다.
이 같은 주장의 근거를 정씨는 지난 50년대 의령에서 이웃인 ‘처녀뱃사공’ 이모씨에게 직접 들었다고 한다. 이씨는 ‘처녀뱃사공’의 작사자인 윤부길(가수 윤향기, 윤복희의 아버지)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녀뱃사공’의 주인공은 이씨이고, 무대는 함안군 대산면과 의령군을 연결하는 남강 뱃길이라는 것이다. 함안군 대산면과 법수면을 연결하는 악양루 함안천 뱃길, 함안군 대산면과 의령군을 연결하는 남강 뱃길이 당시 이 지역에 있었다고 한다.
정씨의 이의제기는 ▲퇴적으로 함안천 수로가 협소하고 ▲이곳에서는 줄배가 사용된 데다 ▲주인공 오라버니가 군대 가지 않았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고 함안군청 황선종 문화관광담당은 설명했다.
함안군청은 현장 확인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고 한다. 1950년대 당시에는 지금처럼 수로가 협소하지 않았고, 갈수기에는 줄배를 사용했지만 만수기에는 삿대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보훈청을 통해 주인공 오라버니가 전몰유공자로 기록돼 있는 사실을 확인했고 이 같은 사실을 정씨에게 회신했다고 황 문화관광담당은 말했다.
황 문화관광담당은 이미 ‘처녀뱃사공 가요제’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령군은 현장 확인을 통해 정씨의 이의제기에 비중을 두면서도 조심스러워 했다. 이씨에게는 오라버니가 없는데다 ‘처녀뱃사공 가요제’가 이미 함안군에서 진행되고 있어 확인되지 않은 주장으로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불협화음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자는 의령군에 지난 6월 27일, 7월 7일 2차례에 걸쳐 정씨의 주장에 대한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의령군은 민감한 사안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았다. 현재 정씨가 2번째 이의를 제기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처녀뱃사공’ 노래비는 지난 2000년 10월 악양루 입구의 지방도 변에 세워졌다. 노래비 앞면에는 노래 가사가 적혀 있으며, 뒷면에는 노래에 얽힌 유래가 상세히 소개돼 있다. 지난해부터는 ‘처녀뱃사공 가요제’가 함안군에서 개최되고 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