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이 비호 조국이
이벤트경기도 열려
23일 개막된 제21회 의령 전국 소싸움대회에 출전 싸움소가 303마리로 우리나라 소싸움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숫자로 기록됐다. 역대최고 기록은 3년전 김해에서 열린 대회 299마리였다.
오는 27일까지 5일간 의령천 둔치에서 열리는 대회는 23일 오전 11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24일까지 체급별 예선을 거쳐 25일 체급별 32강, 26일 16강전이 열리고 대망의 결승전은 27일 벌어져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소싸움대회에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싸움소 303마리가 출전해 최고기량을 겨룬다. 초청경기는 전국 8강 이상에 오른 싸움소끼리 40경기를 벌인다.
또 이벤트경기에는 22마리가 출전하는데 전국최강의 범이와 비호, 외뿔 조국이 등 맹장들이 대거 나와 구경꾼들의 시선을 한몸에 모으게 된다.
의령 소싸움은 향토문화의 애환과 오랜 전통의 내력을 이어오고 있는 축제이다. 소싸움은 수소끼리의 싸움이며 우리 농경사회가 소를 기르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농사가 있는 곳에는 소가 있게 되었고, 소가 있는 곳에는 소싸움이 있게 되었으며 그것으로부터 또 하나의 새로운 농경사회의 풍속이 생겨났던 것이다.
의령의 소싸움도 이러한 소싸움 풍속중의 하나로서 향토문화의 애환과 함께 오랜 전통의 내력을 이어오고 있다. 때로는 군 전체로서의 소싸움, 면 단위 마을 단위의 소싸움이 되기도 했다.
소싸움은 넓은 모래사장이나 풀밭에서 열렸으며 남산천과 정암진의 모래사장, 가례면의 한내변, 유곡면의 세간천변, 부림천변 등이 향토의 소싸움 장소로 알려져 있다.
싸움터에 나간 싸움소는 평소의 크고 우둔해 보이던 것과는 달리 일격에 적을 무찌를 듯이 용감한 공격자세로서 잠깐동안 상대를 응시하다가 순간적으로 급소와 허를 찔러 뿔로 받고 치면서 밀어 붙이고 밀리기도 하여 모래사장과 풀밭은 소들의 격투장으로 변한다.
싸움은 그 동작으로도 미리 알 수가 있다.
달아날 방향을 찾아보려는 듯이 옆 눈동자를 하거나 꼬리를 흔들고 뒷배가 들쭉날쭉하면서 똥을 싸거나 입에 흰 거품을 내뿜는 소는 겁을 먹고 자신을 잃은 표시로서 반드시 싸움에서 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싸움에서 이긴 소는 목과 뿔을 비단과 들꽃으로 장식하기도 하여 상머슴이나 주인이 등에 타고는 온 마을사람들이 춤과 농악을 울리고 길을 누비면서 개선하는 군사들처럼 유유하게 마을로 돌아오는데 주인집에서 마련한 음식으로 마을 잔치가 이어지면서 밤이 깊을 때까지 축제분위기에 젖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