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최근 의령군 의령읍 동동리 구룡산 골짜기 강남숙(39·무지개어린이집 원장)씨 텃밭에 좀처럼 보기 힘들다는 고구마 꽃이 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씨가 20여평 규모의 텃밭에서 재배중인 고구마가 올해 연보랏빛 꽃망울을 터뜨렸다.
중남미가 원산지인 아열대 식물 고구마는 일조량이 많고 기온이 높은 환경에서 개화하기 때문에 한반도 기후에서는 좀처럼 꽃을 피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최근 2∼3년 사이 남부지방은 물론 충청도, 경기도, 강원도 등지에서 잇따라 고구마 꽃이 발견되고 있어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에 의해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성을 띠면서 고구마 꽃이 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고구마 꽃이 피는 데는 30∼35도의 높은 온도와 많은 일조량이 필요해 우리나라 기후에서는 잘 꽃을 피우지 않지만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고구마 꽃 개화가 잇따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 고구마가 처음 들어 온 것은 조선시대 영조 39년(1763년)으로 그 당시 일본 통신정사로 갔던 조엄이 대마도에서 고구마를 보고 구황작물로 중요할 것으로 여겨 씨고구마를 구해 부산진으로 들여온 것이 처음이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속담에는 고구마 꽃이 피면 천재가 일어난다며 늦더워가 심하고 일조시간이 짧은 해에 드물게 꽃이 피는데 이상기상이 나타난 해로 기상재해가 발생하기 쉽다고 한다. 고구마가 노지에서 꽃을 피우는 것은 자주 목격되는 것이 아니고 온도, 일조량과 습기 등이 아열대와 유사할 때 생겨나는 것으로 고구마가 꽃이 피면 다른 작물에 피해가 많이 생겨 흉조로 취급해 왔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1999년 북한지역인 평북 정주에서 대규모로 고구마 꽃이 피었는데 이를 보도한 노동신문은 매우 좋은 ‘길조’로 해석했다고 한다. 길조로 해석한 근거는 ‘1945년도에 고구마 꽃이 피어 해방됐고, 1953년도에 고구마 꽃이 피어 전쟁이 끝났으며, 1970년대 역시 고구마 꽃이 피어 7·4남북공동성명이 발표돼 온 나라가 통일열기로 끓어 번졌다’고 한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