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표창장 장학금 전달 받아“굿은 일 도맡은… ” 눈물 송사“꼭 필요한 사람 되겠다” 답사
“나처럼 혼자 떠나는 졸업식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0일 봉수면에 위치한 봉수초등학교(교장 백인권) 졸업식장에서 이 학교의 유일한 졸업생 최찬양(13)군의 아쉬운 한마디다.
이날 오전 교실 한 쪽에 마련된 조촐한 졸업식장에는 전교생 16명과 학부모 주민 등 20여명이 참석해 최군의 ‘나 홀로 졸업식’을 축하했다.
학업성적이 우수한 최군은 어머니를 무척이나 따를 나이지만 어머니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 칠순이 넘은 할머니와 한집에서 살고 있다.
이날 졸업식에서 7개의 표창장과 장학금 등을 전달받은 최군은 마지막으로 후배들과 마주보며 축가를 부를 때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특히 이날 최군의 후배인 허은정(12)양이 송사 순서에서 눈물을 보여 요즘 찾아보기 힘든 눈물의 졸업식을 연출하기도 했다.
허양은 송사를 통해 “궂은일을 도맡아 하던 오빠의 다정함을 간직해야 할 시간이 됐다”며 “남기고 간 큰 뜻과 고마운 마음을 가슴 속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군은 “즐거웠던 6년 생활을 마지막으로 졸업의 기쁨과 이별의 아픔이 교차한다”며 “선생님들의 훌륭한 가르침과 정들었던 봉수 동산의 추억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 되겠다”고 답사했다.
이 학교 운영위원인 엄창익씨는 “부모 없이 할머니 밑에서 자랐지만 할머니 수발 챙기고 학교 후배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등 각종 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보인 모범 학생”이라면서 “집안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듯하게 자라줘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장을 찾은 최군의 할머니는 “앞으로 항상 웃음 잃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 나라에 쓰임 받는 사람으로 자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군의 5학년 담임이었던 박선희 교사는 졸업식에 신발을 보내왔으며 최군의 담임은 지난 1년 동안 철따라 옷을 사 입혀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봉수초교는 내년 졸업생도 1명으로 지역 학교의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