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촌 사랑방> 군국의 날개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8월 28일
지루한 장마비가 그칠듯 말듯 무더위는 계속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 방학중이라 한적한 대의 소학교에 어디선가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얼굴에는 흉터 투성인 여자 교장선생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다시 만나자 하며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기모노' 소매를 닦으며 `스리코터'에 올라타고 머리재로 사라져갔다. 그녀는 자신의 키보다 더 긴 일본도를 대각선으로 등에 지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가 떠나자마자 모여든 사람들 중 그와 낯익은 사람들은 학교 운동장의 동쪽에 하늘같이 떠받들던 신사를 부셔 불길이 천장으로 타오르자 함성을 지르더니 학교 내부를 구석구석 뒤지며 돈이 될 만한 물건들을 마구 가져갔다. `사쿠라 사쿠라 충성의 꽃, 사쿠라' 학우끼리 우리말을 하다가 발각되면 그 소중한 딱지를 빼앗겨야 했던 초급 소학생(초등)인 내 눈에 비친 8.15 민족해방의 광경이었다. 지지리도 춥던 겨울날 나막신(케다, 조리)을 끌고 상급생의 구령에 교문을 들어서면 맨 먼저 신사앞에 정렬하여 손뼉을 여러번 치고 엄숙하게 충성을 맹세한 그 귀신집이 화약인 듯 타오르는 것을 보고 어린 가슴에 일고 있는 혼란은 대풍랑의 파고 그것이었다. 이차대전 말기에 상급생들은 목총 사열을 하고 간솔(소나무옹이), 머루 넝쿨, 놋그릇, 쇠붙이를 끌어 모아 바치면서 `가미가제' 귀신도 곡한다는 인간 천황에게 하나도 충성, 둘도 충성 혼신을 받쳐야 한다고 배우던 어린 정서에는 대대로 물러온 놋그릇을 강탈당한 부모님의 목멘 저주를 들으면서 흔들리는 어린 학생의 머리통을 배운대로 갈기던 선생님은 일인이 아닌 같은 동족 선생이었다. 전쟁이 위급해지자 일인선생은 사쿠라와 일장기를 앞세워 전선으로 가고 늙은 조선선생만 남아 모질게도 머리통을 내려친 지시봉이 동강나 나뒹굴어도 중경에서 만주에서 감옥에서 조국을 되찾기 위하여 피를 흘리며 싸우고 있다라는 사실 하나 귀뜸 한번 해 주지 않던 앞잡이 모리배들이 어느 날 민족지도자요 선구자 심지어 독립투사로 추모비까지 세워 덕망과 존경의 반열에 올라 영화를 누리고 있다면 이보다 가련하고 불쌍한 민족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 반면에 군국의 날개는 비록 전쟁에서는 졌지만 그들 야망대로 한민족을 2분한 38선은 민족상쟁의 총뿌리로 그어졌고 급기야는 동족살육의 전쟁으로 세계역사에 희귀한 인명살상의 장기전 배우에서 어부지리 거부가 되어 패전의 손상을 극복하고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그리하여 이제는 군사대국으로 준비를 끝낸 후 재판에서 전범으로 판결한 혼들을 추대하여 야스크니의 신사를 부활 그들 민족정신과 국치의 정체성으로 세계 만방에 선포한 것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1869년경 그들이 신격화한 일왕을 떠받들며 서양세력에 저항한 영혼과 정신을 이어받는 패권의식에서 세워졌다. 10년 후에 일본 육해군이 관리를 하면서 군국주의 신주가 되었고 근대 식민통치와 제2차 세계대전을 기하여 지배국의 지식인 선무공작의 문화침략과 민중맹종을 강요한 신전으로 종교화의 격상을 꿈꿔왔던 것이다. 현재 야스쿠니에는 이차세계대전 때 숨진 213만 3,760명과 징용가서 죽은 한국인 그리고 그 이전 한일합병의 구실을 삼은 청일, 러일전쟁에서 숨진 246만 6,344명이 합사되어 있으며 이차대전의 A급 전범으로 분류돼 재판에서 처형된 14명이 1978 몰래 합사 제국군의 덕목을 적은 `책유비' 일본군의 아버지, 오무라 마스지로 동상, 가미가제 군마 군견의 위령탑을 세워 추모하고 있는 곳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고 자신이 열등의식을 가지면 반드시 남들도 업신여기는 것이니 우리 조국의 번영과 스스로의 행복을 지키기 위하여는 지금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토종을 심어 가꾸는 정성이외에는 없다. |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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