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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촌 사랑방>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5월 28일
우리나라의 민요 가운데 `아리랑'은 가장 한민족의 상징적인 노래이다. 상징적이라 함은 우리의 정체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리랑'은 한민족 삶의 뒤안길 어디에서나 아련하게 들려오는 노래였기에 가르쳐 주지 않아도 신명만 따르면 누구나 쉽게 잘도 넘어간다.
 이렇게 입으로 입으로 깊이 뿌리를 내린 `아리랑'은 한민족은 물론이고 이제는 외국인도 곧잘 즐겨 부른다.
 조선후기에서 한말에 내 어머니의 한(恨)을 담아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 지느냐 나를 두고 가시는 님 가고 싶어 가느냐"로 넘어가든 아리랑 고개는 1926년 나운규(羅雲奎)가 연출·주연하여 만들은 무성영화 `아리랑'이 일제의 억압과 수탈에 울분한 민족혼을 일깨워 "나를 버리고 가신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로 압박과 서러움의 피빛 고개로 넘어간 것이 지금 우리가 잘 부르는 아리랑 곡조인 것이다. 이 무렵부터 아리랑은 우리 민족의 혼이 되어 내 어머니 순종의 미덕은 제국일본식민통치에 끊임없이 대항하는 저항의 노래가 되었다가 해방후 뿔뿔이 헤어진 부모형제 그리움의 애소가 그리고 자유 평화를 구원하는 소망의 노래로 우리네 가슴을 울렸다.
 아리랑이 불러지기 시작한 것은 1865년 대원군이 경복궁 중수를 시작하면서 당시 전국에서 동원된 인부가 밤낮으로 부역을 하며 원납형식으로 부녀자까지 동원시키매 얼마나 힘들고 괴로웠던지 "차라리 귀가 먹었으면 좋겠다"라고 탄식조로 읊조린 `아이롱'(我耳聾)이 구전하면서 아리랑으로 변천하여 전국적인 민요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또 한편에서는 조선시대 후기 이승훈의 만천유고(蔓川遺稿)에 있는 `농부사'(農夫詞)의 "아로롱 아로롱 어희야"(啞魯聾 啞魯聾 於?也) 한 구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운규의 무성영화 `아리랑'이 우리 민족의 가슴마다 불꽃처럼 번져가자 1930년 일제하부터 수많은 학자들이 아리랑의 뜻을 찾아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으나 통일 된 것이 없고 김재수의 아랑(밀양전설)설, 김덕장의 아이랑(경복궁 중수)설, 강대호의 아난리(我難離=경복궁 중수)설, 양주동의 이리령(고유어와 한자의 혼합성)설, 이병도의 낙랑(樂浪=역사에 의한 유추)설, 심지어 일본인 학자의 아미일영(俄美日英=풍요)설 등등 수많은 학설이 통일하지 못하고 제각기 자기 주장의 학설에 혼미하는 우리는 또 한 번 가슴아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객관적으로 살펴본 필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경복궁의 무리한 중수로 민중의 탄식이 구전되면서 민족의 한으로 자리잡게 되었다는 설에 통일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민요체계는 본래 세 종류로 분류되는데 경기도 서도의 경기민요 계통, 경상도 강원도 함경도의 메나리조 계통 육자배기, 호남지방의 남도민요 계통이라 한다. 그리하여 나는 팔도 아리랑을 다 들어봐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날 넘겨주소"로 흐르는 후렴은 한 맥으로 통일하면서 순수한 자연 그대로 소망을 빌고 있는 것이다. 가사는 제각기 다른 내용이지만 창작자의 심정이나 청자의 감동은 누구를 원망하고 저주한다거나 복수심을 유발하는 원한이 아니고 오직 현실보다 잘 살고 좋은 미래를 염원하는 한(恨)의 소리인 것이다. 이것은 우리 한민족 본래의 정서이며 남을 먼저 침략할 줄 모르는 바탕인 것이다.
 그러나 일제문명이 우리 강토를 짓밟으면서 소위 뽕짝이란 유행 형태에 편승하여 `강남아리랑' `아리랑 술집' 등등 많은 유행가가 나와 왜식이 휩쓸고 지나갔지만 우리 민요 아리랑의 그 심연한 민족성은 범하지 못하였다.
 지금 우리에겐 한말 그때와 같이 외세의 파고가 동서남북으로 몰아쳐 오고 있다.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지구촌의 한민족이여 우리 모두 손에 손잡고 사리사욕을 뛰어 넘어 아리랑 고개를 넘자.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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