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자 “지주 80%에게 동의 받아” 반대주민 서명운동 등 조직적 대응
의령군 칠곡면 일대 27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사업과 관련, 사업주체인 (주)그린시티가 지난 9월 지주를 상대로 사업설명회를 개최한 이후 80%대의 골프장조성사업계획동의를 받아내며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군내에서 산발적이었던 골프장조성 반대운동이 지난 23일 주민설명회를 비롯 서명운동과 지역 단체들의 결의를 계기로 조직적 집단적 움직임을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골프장 반대 칠곡면 대책위원회(집행위원장 하영명)는 23일 오후 2시 칠곡면사무소 앞에서 1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골프장 반대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대책위는 이장단과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의 결의를 받았다. 또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군수와 면담을 통해 군과 (주)그린시티 사이에 맺은 골프장 개발사업 업무협약을 무산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서 진주 환경운동연합회 김석봉 사무국장은 골프장의 조성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농약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물 부족 현상 등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일부 농민들은 골프장이 조성되면 인근 지역에서는 친환경 농업인증을 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주)그린시티는 22일 오전 현재 대상 부지 지주 159명 중 84%에게서 골프장조성사업계획동의를 받았다고 밝혔다. 동의서는 (주)그린시티에서 계획 중인 골프장 조성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민 고용증대 및 지방 세수 등을 통하여 지역개발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 부지매도에 동의한다, 매도가격은 (주)그린시티와 지주 공동 대표단에서 지정한 두 곳의 감정 업체의 평균 감정 가격으로 책정하기로 쌍방 잠정적으로 동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그린시티 강신중 이사는 90%의 골프장조성사업동의를 받아내는 시점을 전후해 선수금 200억원을 투자해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골프장 반대 주민설명회에서 김부연(민주노동당 의령군위원회 위원장)씨는 “최근 바쁜 농사철을 기회로 지주들을 찾아다니며 누구누구가 동의서에 도장을 찍었다며 동의서를 받아내고 있다”며 “충분한 설명을 듣지 않고 동의서에 도장을 찍어 주게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골프장조성사업은 (주)그린시티와 의령군이 공동 시행하고 있다. (주)그린시티와 군은 지난 5월 21일 골프장개발사업업무협약서를 체결했고, 협약서는 올해 12월 31일까지 본 사업을 유치하지 못할 경우 본 협약서는 그 효력을 상실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지난 6월 친환경레포츠특구로 지정된 의령읍 대산리 일대와, 지난 9월 체육시설로 신설 결정된 의령읍 하리 일대에 9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하는 근거를 확보한 데 이어 군내에서 3번째 추진하는 골프장 조성이다. <김창현·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