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6·20 농민회 의령집회 이모저모
“농산물 출하 거부는 처음”
○… 농민회는 이날의 집회를 `6·20 농민 총파업'이라고 명명해 정부의 쌀협상에 대한 국회의 비준을 앞두고 벼랑에 내몰린 농심의 대결의식을 드러내 눈길. 농민회는 이날 배포한 문건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아니 세계사에서 처음으로 농민이 파업한다”며 “수입 농산물 때문에 똥값이 된 작물을 밭에서 갈아엎는 것은 보았지만 농산물 출하를 거부하고 폐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고 주장해 집회에 임하는 각오를 피력. 그러나 일부에서는 “파업은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노동력 판매를 집단적으로 중지하는 행위다”며 “지주인 농민들의 대정부 투쟁을 파업이라고 명명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농촌 현실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 아니겠느냐”고 해석하기도.
`사대 매국적' 등 거친 표현
○… 농민회는 이날 집회에서 “정부가 극찬하는 성공한(?) 쌀협상의 전모”라는 내용을 3m×3m 크기의 대형 플래카드에 간결하게 담아 집회 현장에 내세워 쌀협상 국정조사 결과를 적극 홍보하려는 표정들. 특히 플래카드 내용은 모두 10개의 항목을 실었지만 마지막 10번 항에는 “지면상 밀실협상·이면합의의 내용들을 다 싣지 못했습니다”고 적어 정부의 쌀협상 결과에 대한 실망도 크지만 그에 못지않게 불만의 내용도 많다는 것을 직접적으로도 표현. 앞서 농민회는 `쌀협상 국정조사와 청문회 결과에 대한 농민회의 입장'을 보도해 줄 것을 요청하면서 `사대 매국적 이면합의' 등 여과되지 않은 표현을 사용해 다급해진 농심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들.
“동참을 제의하지 않았다”
○… 이러한 상황에 비해 이날 집회에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농민회 중심의 농민들이 모여 주위에 별다른 움직임 없이 비교적 조용해 대조적인 분위기를 연출. KT의령지점 앞 버스정류장에 노인이 10여명 앉아 있고 지나가는 군민도 별로 없어 이번 집회는 순조롭게 진행. 이 자리에는 농민들의 양대 단체인 한국농업경영인 의령군연합회 전병호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한국농업경영인 의령군연합회의 명의를 내걸지 않아 이날 집회는 농민회 단독으로 개최됐던 것. 농민회 이덕재 정책부장은 “한국농업경영인에 동참을 제의하지 않았다”며 “오는 28일 집회에는 공동 참여할 것”이라고 언급.
“집회하는 현실 안타까워”
○… 이날 집회를 지켜본 군민 하 모씨는 우리 농촌의 현실을 충분하게 보도해 국력 낭비를 줄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해 이채. 하씨는 “우리 농촌이 직면한 현실을 충분하게 보도해 우리 농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장을 마련해야 된다”며 “집회를 벌이면 벌일수록 그만큼 농사일을 돌볼 수 없어 국가적 낭비다”고 주장. 또 하씨는 “벼랑에 내몰린 농촌 현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며 “국익 차원에서 공산물 수출을 위해 농산물의 일정 피해는 불가피하다는 일부 여론에 밀리는 듯한 농민들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