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은 떠나온 곳이면서도 언제든 마음 놓고 돌아갈 수 있는 곳이다. 부산에서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는 의령 향우들이 가족과 함께 고향을 찾아 지난날의 무탈함에 감사하고, 앞으로의 평안과 소원 성취를 기원하며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재부의령군향우회(회장 조규성)는 지난 10월 25일 의령에서 ‘제1회 향우가족 동반 대동단결 산행대회’를 개최했다. 자굴산산악회(회장 오일섭)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읍면 향우회와 산하단체 회원, 가족들이 함께 고향의 자연과 역사·문화를 만나고, 향우 간 친목과 화합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온종일 이어진 가을비로 당초 예정했던 자굴산 등반을 취소해야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고향의 명산에 올라 가을 정취를 만끽하려던 발걸음은 다음을 기약했지만, 향우들은 명소 탐방과 다채로운 행사에 함께하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다.
‘바람도 쉬어가고 복도 쌓이는 곳, 의령 자굴산!’을 내건 이날 여정은 오전 8시 부산 서면역에서 시작됐다. 전재수 부산시장의 환송을 받으며 새부산관광버스(대표 정판덕) 8대에 나눠 타고 출발한 350여 명의 향우와 가족들은 오전 9시 30분께 의령 정암에 도착해 고향 나들이의 첫 일정을 함께했다.
정암 솥바위 일원에서는 사진 콘테스트를 위한 촬영과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소원팔찌 나누기가 진행됐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향우들은 함께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겼다. 이어 오태완 의령군수의 따뜻한 환영 인사를 듣고 기념촬영을 하며 고향을 찾은 기쁨을 나눴다.
점심식사에 앞서 궁류면 향우들은 4·26추모공원을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점심식사가 마련된 정곡공설운동장으로 이동해 다른 향우들과 합류했다.
정곡공설운동장에 한자리에 모인 향우들은 준비된 뷔페 음식을 나누고 건배를 하며 서로의 건강과 향우회의 발전을 기원했다. 평소 자주 만나지 못했던 선후배들이 안부를 묻고 정담을 나누는 식사 자리는 반가움과 웃음이 어우러진 만남의 장이 됐다.
점심식사 후 고 이병철 회장 생가를 방문했다. 향우들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며 ‘대한민국 부자 1번지’ 의령의 의미를 되새겼다. 가족과 함께한 고향 탐방은 고향의 역사와 인물을 한층 가까이 만나는 시간이 됐다.
이어 의령읍 리치아트 야외공연장으로 이동한 향우들은 지난 10월 3일 김제에서 열린 제28회 지평선 전국 농악대회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한 의령집돌금농악단의 공연을 감상하고 명랑운동회를 즐겼다. 신발을 과녁 안에 넣는 경기와 제기차기 등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놀이가 펼쳐지면서 행사장에는 웃음과 응원이 이어졌다. 서로를 격려하고 작은 실수에도 함께 웃으며 향우와 가족들은 한층 가까워졌다.
풍성한 경품도 즐거움을 더했다. 부산 단골병원이 제공한 MRI 촬영권은 정정호 고문에게, 건강검진권은 한국 사이클 역사의 산증인이자 자굴산산악회 초대 회장인 권중현 향우에게 돌아갔다. 이 밖에도 다양한 경품이 향우들에게 전달돼 나들이의 기쁨을 더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조규성 회장이 1천만 원을 협찬하고 읍면 향우회와 산하단체가 후원에 동참했다. 단골병원은 간이방석과 경품을 제공했으며, 대선주조도 소주 200병을 협찬해 힘을 보탰다. 여기에 행사를 준비한 임원과 집행부의 정성이 더해져 빗속의 고향 방문은 넉넉하고 따뜻한 화합의 자리가 됐다. 하루 일정을 마친 향우들은 고향에서 쌓은 추억을 안고 부산으로 향했다. 자굴산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함께 나눈 웃음과 정은 오래 간직할 선물이 됐다. 가을비 속에서 보낸 이날의 하루는 어디에 살든 ‘의령’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는 향우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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