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18
비 오는 날이면 .jpg) 주마등같이 흐르는 지난날들 미처 보지 못했던 아니, 김 양 채 외면했기 때문에 더욱 선명해지는 기억 촛불 아래 흔들리는 그림자 한 잔 술에 붉게 물들고 살아온 날들이 살아갈 날들을 더욱 버겁게 하는 건 꽃향기에 취해 내일을 잊었기 때문인가 아직도 봄이 되면 귓가에 스치는 옛이야기 여전히 청춘인 듯 술기운 빌어 목청 돋우지만 아득한 지난날들은 철지난 꽃향기처럼 시들어 간다
<시작 노트>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못할 게 없을 것 같지만 인생은 결코 연습을 허락하지 않는다. 진정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리고 돌아간 그 시절의 시대적 상황이 그 때 그 시절과 똑 같다고 가정한다면 분명 똑 같은 일을 반복하며 지금 이 곳에 다시 서 있을 것이다. 철지난 꽃향기처럼 세월 속에서 생각이 시들어 가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지난날의 기억은 그 자체로서 나 자신이기 때문에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