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초, 해기둥, 설국, 썰매 타기가 빚은
봄의 문턱에서 만난 의령 힐링 포인트 지난 2월 3일 절기 입춘(立春)을 전후하여 한파가 닥치면서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의령에서 또 다른 풍광이 펼쳐졌다. 이 같은 풍광은 최근 경기 침체와 비상시국의 영향으로 조마조마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힘겹게 견디는 지역주민에게 또 다른 색다른 힐링이 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월 3일, 칠곡면 복산사 사찰 정원에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福壽草)'와 ‘개나리’가 활짝 펴 입춘을 알렸다. 복수초는 복(福)과 장수(長壽)를, 또는 부유와 행복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꽃. 이른 봄 산지에서 눈과 얼음 사이를 뚫고 꽃이 핀다고 하여 ‘얼음새꽃’ ‘눈새기꽃’ 이라고 부르며, 중부지방에서는 ‘복풀’이라고도 부른다. 새해 들어 가장 먼저 꽃이 핀다고 하여 원일초(元日草)란 별호를 가지고 있는 복수초의 이른 개화 시기는 공교롭게도 음력 설 무렵과 일치하기도 한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지난 1월 30일 새벽, 장엄한 ‘해기둥’이 의령읍 솥바위 남강 위로 솟아올랐다. 해기둥은 태양의 아래위로 길게 늘어져 있는 빛기둥으로 해돋이 때 공기 속의 얼음 결정들로 인해 일어나는 현상으로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을사년 시작 좋은 징조다.
설 연휴인 지난 1월 27일 전국 곳곳에 대설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눈 보기가 어려운 의령군 칠곡면 자굴산7부 능선에 오랜만에 눈꽃이 피어 이 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사진촬영을 위해 잠시 설경에 빠져들었다. 자굴산과 한우산을 잇는 쇠목재에 지난 밤 내린 눈으로 은빛 설경과 함께 발아래로 아름다운 마을이 설경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했다.
특히, 지난 1월 23일 가례면 요도마을은 추억의 썰매 타기 재미에 흠쁙 빠졌다. 송판으로 만든 투박한 썰매지만 씽씽 달리기에는 손색이 없다. 막대기 끝에 못을 박은 꼬챙이는 속도를 내는 일등 장치다. 요도마을은 산세가 좋고 물이 맑아 빙질이 좋다. 탁 트인 얼음판은 길이가 100m, 폭이 30m가 넘는 천연 놀이터이다. 수심은 50cm로 안전하기까지 하다. 요도마을 주민들은 만국기를 달고 손수 썰매 10대를 만들어 방문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이 이틀 지난 1월 22일 마을에 하나뿐인 어린 복덩이는 썰매 타기가 어색한지 불안한 표정이지만 동네 어르신들은 추억에 빠져 신이 났다.
경기 침체와 비상시국 속에서도 ‘봄은 온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봄은 온다’가 아니라 ‘봄이 온다’이다. 실제적으로 말하면 ‘봄이 오는 것’이지만, 마음만은 ‘봄은 온다’고 그렇게 믿고 또 말하고 싶다. 그렇게 기대해 본다.
지난 2월 3일은 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뜻으로, 어떤 처지나 상황이 때에 맞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라고들 한다. 봄이 시작하는 날이라 하여 입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는 하지만 24절기의 명칭은 중국 화북 지방을 중심으로 정했기에 우리나라의 기후와는 잘 맞지 않는다.
‘입춘’과 관련하여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는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은 소한과 대한을 전후로 12월 말∼1월 초나 1월 하순∼(입춘이 있는) 2월 상순이 가장 추운 경향이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2월 자체가 고온이 심해지며 큰 추위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으로 2024년에는 진짜로 입춘에 봄 날씨가 되는, 매우 극심한 초고온 현상을 겪기도 했다. 다만 그 다음 해인 2025년에는 지난 12월∼1월 동안 큰 추위가 없다가 입춘이 지난 뒤에 뒤늦게 추위가 절정에 달하기도 하는 등 최근에도 입춘이 마냥 포근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포털사이트 ‘다음’에 따르면 의령군은 지난 2월 7일 낮 현재 영하 3도, 풍속 8.4㎧, 체감온도 영하 9도로 눈까지 내리는 사나운 날씨를 보였다. 이러한 모진 날씨는 입춘 다음날인 지난 2월 4일 최고 1도 최저 -8도를 비롯하여 11일까지 이어지다가 12일에서야 최고 13도 최저 0도로 올라가면서 비도 내려 마침내 풀리는 것으로 예보됐다. 유종철 기자/ 사진제공 의령군 기획예산담당관 홍보팀 제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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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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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수초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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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밝히는 해기둥.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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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굴산 쇠목재에서 만난 설국.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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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썰매1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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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썰매2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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