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길 위에 하루의 몸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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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여가는 일/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할/ 진정한 가치인 것을// 오늘 나도/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길 위에 하루의 몸을 바친다 <시인 윤재환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 중에서>
윤재환 시인의 지난 2022년 7월 1일부터 9월 3일까지 65일간 전국도보 여행기 ‘길 위에서 나를 찾다’ 출판 자축연이 지난 11월 20일 의령읍 365낭만북카페 마음산책에서 열렸다. 빈자리음악단이 주최했다. 윤 시인 지인 50여 명이 참석했다. 전 경남문인협회 회장인 이달균 시인이 진행을 맡았다.
이강진이 기타와 노래로 강산에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김용수가 팬플룻 연주로 박인희의 ‘끝이 없는 길’, 김태근이 시낭송으로 윤재환의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 전경순이 오카리나 연주로 전경순의 ‘물놀이’(KBS1 토 9시 40분 걸어서 세계 속으로 주제곡), 신동환이 노래로 ‘동무생각’, 박만갑이 기타와 노래로 조영남의 ‘내고향 충청도’, 류영숙이 시낭송으로 윤재환의 ‘풀씨’ 등. 그리고 책 팬 사인회. 전체 합창, 이강진의 기타와 노래로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이날 윤 시인의 출판 자축연은 작은음악회를 방불케도 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의 주인공은 65일간 전국도보 여행기 ‘길 위에서 나를 찾다’. 이날 낭송된 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 ‘풀씨’ 등 두 편은 윤 시인이 도보여행 중에 쓴 시라고 했다.
특히 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서 윤 시인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여가는 일// 나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길 위에 하루의 몸을 바친다, 라고 적었다.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여가는 일, 길 위에 하루의 몸을 바치는 일, 그러니까 걷는 것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와 직결되어 있다는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분명하게 적시하고 있다.
윤 시인은 “언제부턴가 걷는 것이 좋았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과 젊은 시절에 또 자동차가 없었던 시절에는 모두 걸어서 다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가 있고 교통이 편리한 시대인데도 걷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걷는 것은 나를 나답게, 그리고 나를 더 겸손하고 자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날마다 걷습니다. 그동안 참 많이도 걸었습니다”라며 “그렇게 걷다 보니 문득 퇴직을 하고 나서 전국 일주를 한번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22년 6월 30일 오후 3시에 인생의 마지막 퇴근을 하고 자유의 몸 첫날인 다음 날 7월 1일에 출발하여 9월 3일에, 즉 65일 만에 되돌아왔습니다. 그때 걸어서 다니며 썼던 이야기인 일기를 묶어서 내어봅니다. 온전히 나의 이야기를 추억하기 위해 남겨놓는 것입니다”라고 했다.
지난 2022년 6월 30일 오후 3시에 인생의 마지막 퇴근을 하고 자유의 몸 첫날인 다음날 7월 1일에 윤 시인은 배낭 하나 달랑 메고 65일간 무려 2천여㎞를 매일 30여㎞씩 약 10시간 정도를 걸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맑은 정신력과 강한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가능한 전국도보여행이다. 총 383페이지의 책자에는 출정식부터 귀향식까지 65일간 걸으며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소중한 이야기와 새로운 경험 등을 비롯해 50곳이 넘는 전국도보여행 구간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책에는 국토대장정 출정식을 시작으로 길 위로 나서다. 박진교를 건너서 의령으로 들어왔다 드디어. 여행 끝이다 65일째. 전국일주 도보여행 귀향 환영식을 빈자리 음악단에서라고 길 위에서의 여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일기 형식으로 써내려간 65일간의 전국 도보 여행기 ‘길 위에서 나를 찾다’의 차례를 보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재미가 쏟아진다. 누구라도 그랬듯이 어느 일정한 시점에서 경험, 체험한 자기만의 기억, 추억에 자기 나름의 상상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겨울김장 담그는 날 돼지고기 수육에 김치를 곁들여 먹는 만큼이나 색다른 맛이기 때문이다.
3일 차 •녹슬은 기찻길을 걸으며/ 4일 차 •섬진강을 건너다/ 8일 차 •여름 우체국에서/ 12일 차 영화의 주인공이 되다/ 13일 차 •인간극장을 만나다/ 15일 차 •스타가 된 듯하다 •바닥이 다 닳아버렸다, 15일 만에 새 신발을/ 17일 차 •눈물 나도록 고마운 감동의 시간/ 18일 차 •처음으로 비를 맞고 걸었다, 종일/ 22일 차 •길 위에서 특별한 인연을 만나다/ 25일 차 •길을 잘못 들어 아름다운 노을을 만나다/ 29일 차 •운명 같은 인연을 만나다/ 33일 차 •실천하는 사람이 행복의 주인공이다/ 40일 차 •어마어마한 초대 •8천 년 전 신석기인으로 시간여행을 하다 •시공을 초월한 기가 막힌 여행/ 43일 차 •매일같이 처음처럼/ 48일 차 •가게가 많이 없는 외로운 구간/ 61일 차 •꿈에 그리던 낙동강 길을 걷다 •삼겹살로 위문받은 하루/ 62일 차 •비를 맞으며 인터넷 방송을 하다 •미리벌민속박물관에 텐트를 치다. 책은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소재한 ‘도서출판 경남’에서 발간했으며, 가격은 2만원이다.
윤 시인은 1963년 의령군 유곡면 출생으로 동백예술상 본상, 제41회 청백봉사상 본상, 제2회 의령예술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어머니》 《의령》 《무지개 사랑》 《어둠이 남기는 시간》 《청보리》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달팽이》 등, 7인시집 《차》, 5인시집 《추억》 등이 있다. 현재 의령예술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유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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