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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의정(議政)이 어찌 이 모양인가

정쾌영(신라대학교 명예교수·용덕면)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27일
ⓒ 의령신문
 
의령군수와 군의회 의장이 진흙탕 속에서 서로 뒤엉켜 싸우는 양상을 보면 참으로 개탄스럽다. 안 그래도 하루하루 살기가 고달픈 군민들은 이 두 사람의 힘겨루기 싸움 속에 돌이킬 수 없는 막대한 피해만 속수무책으로 입고 있다. 군민들이 군 살림 잘 하라고 뽑은 기초의회 선량들이 이 모양이니 군민들로서는 가슴을 치며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의령군수와 군의회 의장의 최근 대결 양상을 보면 참으로 가관(可觀)이다. 군의회는 올해 1차 추경 예산안을 지난 4월에 심의하면서 추경안의 23.7%에 달하는 73건 88억 원을 뚜렷한 사유 없이 무더기 삭감해 버렸다. 

일을 할 수 없게 된 군이 2차 추경을 긴급 편성, 지난 5월에 의회에 제출하자 군의회는 이제는 임시회 자체를 아예 열지 않고 있다. 군이 기자회견을 통해 군의회 의장의 위법행위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발표하자, 군의회 의장은 관제 여론 선동·조작과 지역분열 책동이라는 반박 성명서를 냈다. 군수는 군의회 의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함으로써 이제는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되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 배경도 따지고 보면 우스꽝스럽다. 의령군은 2년 전에 의령군의회와 맺은 ‘인사업무 등에 관한 협약’에 따라 군의회에 직원을 파견하고, 인사교류와 교육훈련 등을 통합 지원하는 형태로 운영해 왔다. 군의회 근무 직원의 승진 등 인사문제에 대해 상호협의 후 양 기관별 인사위원회를 개최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군의회가 지난해 12월 이를 어기고 독단적으로 파견 직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고, 군수는 이에 대해 협약을 해지, 군의회 파견 공무원 3명을 군청에 복귀시키자 의장은 전문위원이 없다며 추경안 심의를 거부하고 있다.

물론 군의회는 군정에 대하여 비판과 견제를 해야 하지만 작금의 사태는 이와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 인사협약을 위반한 군의회의 자의적인 승진 인사도 나무랄 일이지만, 행정사무감사를 하면서 전문위원이 없다는 이유로 임시회 소집을 거부하여 추경안을 내팽개치고 있는 것은 상궤(常軌)를 벗어난 짓이다. 

더욱이 1차 추경안 삭감 시 민생 예산안을 평소 추경 예산 평균 조정 비율의 30배 가까이나 대폭 깎아버렸다. 이 때문에 의령군이 중앙정부 공모사업에 투입할 추경예산도 삭감돼 국비 지원분을 반납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군민의 생업인 농업에 대한 지원도 끊기고, 군내 하나 뿐인 응급실의 운영비 지원도 막혀 위급한 환자가 생겨도 응급처치를 받을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런 마당에 자신들의 의정활동비는 원안대로 가결한 군의회 의장과 의원들의 후안무치(厚顔無恥)도 낯 뜨겁고, 행정사무 감사를 한다고 수선을 피우면서 인력이 없어 추경 심의는 못한다는 가당찮은 변명을 늘어놓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의령군이 전국 최고의 인구 감소로 인근 군에의 흡수 통폐합되는, 전국에서도 첫째가는 지역소멸 위기에 놓여 있다. 군이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발전의 기틀을 다지도록 누구보다도 먼저 군수와 군의장이 손을 맞잡고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뛰어도 시원찮은 현실이다. 

의령군은 다행히 한국매니페스토본부의 2024년 민선 8기 전국 기초단체장들을 대상으로 한 5개 분야 평가에서 경남 10개 군 중에서는 유일하게 2년 연속 우수등급을 받았다. 2023년 목표 달성에서는 100점(전국 평균은 89.6점)이다. 

국토교통부의 민관협력 지역상생협약 공모에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의령군의 ‘부자의령 상생협약 프로젝트’사업이 선정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군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군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이 객관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작금의 사태는 군정에 보조를 맞춰야 할 군의회가 동분서주하는 군수의 발목을 잡고 몽니를 부리고 있는 꼴이 아닌가.

그런데 의령군의회가 왜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을까. 행정사무감사도 본디 하반기에 하던 것을 지난 5월 21일 임시회에서 6월 18일부터 26일까지 하기로 했다. 추경안을 삭감하면서 뚜렷한 삭감 명분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한다. 

작금의 사태가 초래된 근저에는 군의회 의원들이 군 발주 각종 공사 집행 관련 권한을 빼앗긴 데 있다는 소문이 군의회 일각에서 들린다. 군 발주 공사에서 군의원들이 콩고물도 챙길 수 없게 되었으니 온천지에서 비웃음을 사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는 소린가. 의회주의자로 자처하면서도 군의회와의 긴밀한 소통에 소홀하였던 군수의 리더십 결여도 질책을 피하기 어려운 것 같다.

요즘 같은 불볕더위에도 군의회 의장과 군의원들이 청사 안 널찍한 방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높은 자리에 앉아 오기와 독선을 부리는 사이에 관내 농민들과 청년, 사업자들은 골병이 들고 있다.

 군민들이 하나같이 손가락질을 하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의령군 공무원노조도 일부 군의원들의 막말과 폭언이 횡행하는 쥐락펴락 행태에다 막무가내식 산더미 자료 요구로 공무원들이 말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의령군 관내에는 이들 못난 의원들에게 호통을 치며 혼쭐을 낼만한 어른도 없는 것 같다. 군의 발전과 군민들의 복리증진을 위하여 불철주야 헌신해야 할 기초의원들이 군민들이야 어찌 되건 아랑곳하지 않는 안하무인(眼下無人)의 소인배 행태는 이런 군의회를 왜 계속 존치시켜야 하는지 새삼 의문을 갖게 한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4년 06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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