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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유산

김두만 시조시인 (재부 용덕면 이목리)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7년 11월 01일

생전의 재산 관리와 사후의 유산정리


 


요즘 부모와 자식들 간에 생전의 재산관리나 또는 사후유산 문제로 자주 다투는 모양을 종종 본다. 생전에 재산정리를 잘 했거나 그렇잖으면 형제들간에 우애가 아주 돈독해서 원만하게 해결이 되었다면 문제가 없겠지마는 그렇잖은 가정은 형제들간에 극한 대립으로 치닫는 것은 물론, 법정문제 까지 시비가 비화되어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가 하면, 심지어는 번번이 발생하는 골육상잔까지도 불사케 한다.


이 같은 것은 농경사회를 거쳐 오늘날 산업사회에 접어들면서 황금만능주의가 팽배해 극에 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싶으니 심히 한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추석 대목 아래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리 두 노부부가 살고있는 가락타운APT에서 약2km정도 떨어져있는 엄궁농산물시장에서 토마토 고구마 등을 사서 륙삭에 가득 담아서 걸머지고 아내와 번갈아 가면서 메고 오는 참이었다.


이날 따라 이외로 물건이 많아서 할 수 없이 택시를 탈 생각으로 기다렸으나 대목 밑이 되어서 그런지 아무리 기다려도 택시는 영영 눈에 띄질 않았다. 걷자니 너무 짐이 많고 벅차서, 얌체불구 하고 지나가는 승용차마다 손을 들어 동승을 요청했으나 모두가 바빴던지 그냥 스쳐버려 야속하기도 하고 무안스러웠다.


우리는 그만 어깨에 힘이 빠져 길섶에 죽치고 앉아서 목이 빠지도록 택시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으나 역시 허사였다. 그래서 허탈한 상태로 있는데 마침 손살같이 달려오는 타이탄 차를 보고 혹시나 하고 손을 들었다 아, 이게 웬일인가? 무심코 손을 들었는데도 이외로 밝은 표정으로 차를 급히 세웠다. 가뭄의 단비 같은 기쁨이었다. 방향을 말했더니 혼 쾌히 승낙을 하고 운전자가 직접 내려와서 짐까지 하나하나 챙겨 실어주지 않았던가. “노부부가 건강한 모습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골라 가면서 서로 의좋게 사시는 모습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부러운 듯이 우리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그 운전자에게 축복의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


 



건강이 자식들의 효도 보다 낫다


 


나이는 50줄에 접어든 듯 한 노동자 풍의 구리 빛 얼굴을 한 건장한 장년이었다. “두 분을 보니 고인이 된 부모님 생각이 문득 떠올라 평소에 잘 못해드린 것이 못내 아쉽다”고, 운을 떼면서 목 메인 소리로 후회 서러운 마음이 역력해 보였다.“두 분이 건강하게 사시는 모습이 효도를 받는 것 보다 훨씬 낫다.”고 하면서“아무리 재산을 많이 준들 늘 병상에서 몸 져 있다면 본인들의 고통은 말할 수도 없겠거니와 자식들인들 효심은 고사하고 유산에만 눈독을 돌린다”며, 형제들간에 갈등과 분쟁만 일삼고 골육상잔으로 패가 망신한다고 넋 들인다.


오늘날 황금만능이 천륜을 배반하고 미풍양속을 몰락케 하며 급박하게 돌아가는 글로벌시대, 생업에 쫓겨 동분서주하면서 얼마나 숨가쁘게 살고 있는지 감히 짐작은 한다마는 그러나 요즘은 자기만 부지런하면 의식주문제는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돈도 벌어서 부자도 될 수 있는데도 유독 부모 유산만은 한치의 양보 없이 이성을 잃고 이전투구의 판국이니 말이다.


자식들은 부모가 건강하게 살다가 돌아가시는 것이 유산을 받는 것 보다 훨씬 낫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지어다. 그간 자식들을 위해 노심초사해가며 열과 성을 다 받혔다. 이제는 자신들을 돌보고 자신들에게 투자 할 때이다. 기분 좋게 취미생활도 하며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야지. 굳이 허리띠를 줄여가면서까지 유산을 꼭 넘겨주려고 애태울 것이 있을까? 선진국들처럼 사회에 환원 할 줄도 알아할 것이다. (물론 더러는 있지마는) 어째든 마음 편하게 즐기면서 사는 것이 좋으리라!


세상사, 노부모 님 네 들이여! 원 컨데, 도리 킬 수 없는 인생, 시계초침 같은 짧은 순간! 즐김을 만끽하고 후회 없이 살리었다. 자식들은 부모님의 건강함이 유산을 받는 것 보다 낫다는 것을 아무리 강조해도 남음이 있다. 그렇다. 비록 덩치 큰 부동산이나 동산이 없을지라도 유산보다 더 나은 건강, 금슬琴瑟 좋게 살다가는 모습이 우리 자식들의 추억 속에 아름다운 유산으로 남을 게 아닐까?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7년 1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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