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촌 사랑방> 우리는 누구인가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10월 15일
문화 식민지는 다름 아닌 의식 식민지이다. 의식 식민지란 바로 족쇄가 채워진 노예, 곧 정신과 육체가 내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디지털, 인터넷 사이버, 인간복제 등 과학문명시대에 40억짜리 복권이 나뒹굴고 푸른 공단위에 골프채만 휘둘러도 전세계가 소란스럽게 수백만 달러가 들어오고 그것뿐인가. 카지노, 고스톱, 전화방, PC, 노래방 끝내주는 놀이가 얼마든지 있는데 어느 얼빠진 인간이 이 시대에 달 그림자 밟기. 기둥잡기, 자치기를 운운하다니 참으로 한심하고 불쌍한지고..., 눈썹, 귀거리는 옛말이고 코, 입술, 배꼽, 몸뚱이 부위마다 칼라 렌즈로 위장하고 머리칼엔 무지개가 쏟아졌는지 형형색색의 변장에다 성조기나 일장기를 재편하여 걸치고 자기 발 몇 배나 큰 뾰족하고 뒤집어진 신발을 끌고 거리를 누벼도 개성과 유행의 자유라는 미명아래 이 땅에 식민문화는 극성을 부리고 있다. 내 어린 시절에는 강제로 살아 남기 위해 일본말을 배우는 저항민과 부귀영달을 위해 일어를 배우는 경험에 비추어 보면, 지금은 앞다투어 조기 영어교육을 위해 어린것들이 유학을 떠나고 심지어 누구의 입에서 영어 공용화를 외치는 내면정서에서 우리 것은 송두리째 버린 채 문화식민주의로 내달리고 있다. 또한 생니를 빼고 금니를 해 박으며 일인문화의 노예를 자처한 이들은 어디 가고 이마, 눈, 코, 입, 턱, 다리, 종아리, 허벅지, 배 심지어 음밀한 부위까지 자르고 붙이는 끔찍한 성형외과가 즐비하게 늘어선 영어문화가 번창일로로 내달리고 있다. 이렇게 전통불명의 영어문화는 이 땅을 휩쓸면서 내가 좋으면 세상이 어떻게 되든간에 그만이라는 사생활, 개인주의 문화가 한민족 정서를 뿌리째 뽑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조상이 물려 준 자연환경의 땅과 충효의 정서를 바탕으로 허리가 휘도록 숨가쁘게 고향을 지키는 노인들의 설 곳은 어디이며 숙명으로 이어가야 할 그들 민초들의 갈 곳은 어디란 말인가.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는데 사쿠라만 심고 있으니 토종이 질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필자는 10년전 1991년 선진 북유럽 국가들을 일주한 바 있다. 특히 우리보다 4배나 GNP가 높은 지상의 선진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를 탐방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닫고 소설 `안개속을 걷는 사람들'(상하 2권)을 발표하였다. 그때 이미 그들은 성의 자유로 혼전 시험동거를 하고도 이혼율이 60%, 그리고 출산 기피로 국가에서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여성을 위한 성기능의 상품이 중앙역에서 1km나 늘어서 성업하는데도 매춘가나 매춘부는 눈을 씻고 보아도 한 사람 없었다. 뿐만 아니라 남이 보는 앞에서 남녀가 엉켜있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사회복지제도가 자국민으로서 60세가 넘으면 무조건 의식주에 지장이 없는 노후보장제도가 정착되어 있음에도 거리를 방황하거나 빈둥빈둥 노는 사람은 볼 수 없었다. 헬싱키, 스톡홀름, 오슬로, 코펜하겐 등 그들 수도의 번화가 거리나 백화점 등에서도 꼭 필요한 사람들만 지나가는 듯 차분한 분위기였고 우리나라처럼 붐비는 곳은 없었다. 더욱이 우리가 알지 않으면 아니 될 그들 삶의 자세와 농촌의 풍경을 보고 느낀대로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들은 바이킹, 게르만 등 단일민족이 아니면서도 선인들의 문물을 삶의 존엄으로 선양하고 의식주의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있었다. 문학, 미술, 음악, 조각, 공예, 기예 등 예술 전반은 물론 놀이문화 등 핀란드 사우나까지 옛 것을 지키고 있었다. 발트해의 `씨이자' 선상문화, 요트문화 등 전통이 품어내는 정서는 비록 그 틀은 달라도 우리 한민족의 정서와 너무나 닮아 있었다. 다시 말하면, 어느 민족 어느 나라도 그들의 바탕이 되는 문화는 바로 인간이란 일맥 상통하는 인간문화 그것이었다. 필자가 발트해상에서 한밤을 보낸 날은 추석이었고 꿈같은 작은 섬들과 꿈결같은 빨간 별장들은 그림같은 낙원이었다. 휘영청 달 밝은 12층 선상에서 시를 짓고 청춘가를 부르니까 코가 높은 사람들이 박수로 응수했다. 지금 우리를 휩쓸고 있는 바람은 어느 누구의 나라 전통 내지 유행문화는 아니다. 썩어 푹푹 냄새나는 한탕자본주의 뒷골목 퇴출 모리배 문화일뿐 국제사회의 유행대중문화도 아니다.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없으면 받아주지 않는 문화, 어느 하나를 살펴보아도 `돈', `돈' 그래서 돈이라면 지조와 정절도 헌신짝처럼 버리는 마약문화다. |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10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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