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태우기 집회에 무기한 천막농성도
경남의회의장단은 대정부 건의문 채택
23일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 동의안'이 통과된 가운데 의령을 비롯한 전국 농민들이 나락태우기 시위집회, 무기한 천막농성 등으로 맞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도내 시·군 의장단협의회는 군에서 개최된 정례회에서 `쌀협상 비준안 국회통과에 따른 대정부 건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농민회 집회
전국농민총연맹의령군농민회(회장 황성철)와 한국농업경영인의령군연합회(회장 전병호) 회원 60여명은 지난 11월 28일 오후 의령군청 광장에서 `쌀협상 국회비준 무효, 구속농민 석방, 식량주권 사수'를 위한 농민규탄대회를 가졌다. 이날 농민들은 군청 앞에 적재돼 있는 벼 40㎏ 15포대와 쌀 비준안을 통과시킨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을 상징하는 표지물 화형식을 가지기도 했다. 벼를 태우는 과정에서 농민들은 진화에 나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다. 군 농민회 황성철 회장은 “지난 23일 정부는 350만 농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았다. 1만여년 동안 지켜온 쌀 농업에 사망선고를 내렸다”며 “농민들은 농업을 지키기 위해 농약으로 분신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고 말했다. 한농연군연합회 전병호 회장은 “쇠고기도 수입하고 쌀도 수입해 우리나라에서 제일 못사는 사람은 농민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농민의 희망을 가져갔다. 농민 모두가 힘을 합쳐 희망의 깃발을 꽂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군 농민회는 지난 11월 25일부터 의령농협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군 농민회 전병원 사무국장은 “천막 농성은 내부적으로 계획된 것은 없지만 구속 농민들이 모두 석방되고 분신으로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입원중인 진성규씨가 회복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막 앞에는 쌀 개방을 반대하는 플랜카드와 선전물을 전시하는 등 쌀 개방에 반대하며 음독자살한 농민들을 위한 추모공간이 마련하고 진성규씨와 구속농민 석방을 위한 기금을 모금하고 있다.
건의문 채택
쌀협상 비준안 국회통과에 따른 쌀 산업보호를 위한 현실대책을 촉구하는 건의문이 의령군의회 전병욱 의장의 건의로 경남 시·군의회의장협의회에서 채택됐다. 경남 시·군의회의장협의회(회장 정복영)는 지난 11월 29일 오전 의령군청 회의실에서 제98회 정례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례회에는 한우상 의령군수를 비롯해 도내 시·군의회 의장 20명, 시군 의사담당 공무원 20명, 기관단체장 등 58명이 참석해 협의회 활동사항을 보고하고 최근 전국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쌀협상 비준안 반대 6가지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를 통해 의장협의회는 “쌀 관세화 유예협상 비준 동의안은 농촌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았으며 내년부터 전 세계의 쌀이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며 “결국 농업 전번에 연쇄적 붕괴를 가속화 시켜 기관사업이 뿌리 채 붕괴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건의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정부는 농민·국회·정부 3자간의 협의기구를 조속히 구성해 실효성 있는 농업 회생 및 쌀 산업을 살릴 수 있는 대책 제시 △50년 이상 시행해 오던 정부 추곡 수매제를 부활하고 근본적인 농가 소득안정 대책 강구 △각종 농업통상협상 전문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실질적인 협상 전략 수립 및 대책 마련 △쌀 생산농가의 안정적인 소득보장을 위하여 쌀 소득보전직접지불제 단가를 ha당 100만원 이상과 변동직불금 기준 가격 인상 △신규 정책자금 금리 1%인하 및 상호금융 저리 대체자금 조건지원 조항 삭제 △쌀 소득 변동직불금 도별 평균 단가 지급 등이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