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이 주인공인 축제로
“정훈아, 이 샌드위치 얼마야?” “2천원요!” “너무 비싸다. 100원 하면 안 될까?” 먹거리 장터 음식은 100원 200원임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자주 쓰는 단위의 금액을 이야기 해버린 정훈(지체장애 1급)이와 윤인숙 교감은 가격을 흥정하고 있다.
유·초·중·고 전 과정 지체부자유 공립특수교육기관인 경남은광학교는 지난 2일 `제3회 은광먹거리 장터'를 열었다.
입구에 들어서면 `김초밥군과 호박죽양의 결혼식'을 알리는 청첩장을 가장한 `천생연분'가계를 알리는 홍보물이 붙어 있어 이목을 끌고 있었다.
식욕을 당기게 하는 고소한 음식냄새. 도마 위 음식재료를 다듬는 분주한 학생들의 손길. 휠체어를 타고 정성껏 장만한 음식을 조심스럽게 행사장으로 나르는 아이들. 자기가 만든 음식을 팔기 위해 홍보하는 아이들.
경남은광학교에서 뒷마당에서 장애우 학생들이 분주한 모습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장터는 17개 반 학생들이 15개의 상점을 열어 지난 1년 동안 학교에서 배운 음식을 장애아들이 스스로 음식을 준비하고 판매해 자활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고 원만한 대인관계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체험이 됐다.
학생들이 스스로 가계를 꾸미고 가게와 음식을 홍보하면서 반별 특색 있는 상점 이름과 음식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장터에서는 손님들에게 스티커 설문조사로 예쁜 집에는 지체6학년과 정지1·3학년이, 맛 집에는 지체1∼6학년이, 친절한 집은 정지 1학년이 선정됐다.
또 이날 3단 케이크를 팽혜정(정신지체1급 고등1년)학생이 직접 만드는 모습을 선보여 학교를 찾은 사람들의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윤인숙 교감은 “일반학교에서는 지금쯤 축제기간이다. 축제에는 각 분야의 대표들만 자랑거리를 뽐낼 수 있지만 은광학교 먹거리 장터에서는 모두가 주인공이 돼 만들고 사고 팔 수 있다”며 “내년에는 바자회 등 더 많은 활동을 통해 학부모와 지역주민 등이 함께 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먹거리 장터에는 폐품활용창작물과 전공과 학생들이 직접 만든 양초 전시회를 열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으며 고리던지기, 농구공 넣기, 풍선 터트리기 등 놀이 활동도 즐길 수 있었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