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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성> 아! 정암진


의령 기자 / 입력 : 2001년 05월 15일
중국 고대의 전국시대의 제(齊)나라 군주 선왕(宣王)이 맹자에게 만백성들로부터 추앙받는 왕도(王道) 정치의 정요를 물었다. 맹자는 이 물음에 만백성들이 선(善)을 언제 어디서나 변함없이 항심(恒心)으로 삼고 살아갈 수 있게 해야하며 그 전제가 만백성들의 생활 유지에 필요한 변함없는 벌이, 즉 백성들의 항산(恒産) 보장이라고 답했다. ▲ 맹자의 양혜왕 상편에 나오는 말이다. 이것은 흔히 우리가 "항산이 없으면 항심도 없다"고 말하는 속담의 출발점인 셈이다. '안빈락도(安貧樂道)'를 군자적 삶의 한 지표로 삼고 있는 유교적 가치로 보면 항산은 결국 자기수양의 본질인 항심 유지의 종속변수이다. ▲ 그러나 오늘날 개인주의에 입각한 물질만능사회 더구나 다원주의 사회에서는 이같은 군자적 항심은 별 볼일 없는 구차한 구두선에 불과한 게 현실이다. 각종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더라도 양심대로 살다간 굶어 죽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보는 사람보다 훨씬 많지 않은가. ▲ 그리스의 돼지 철학 이야기라고 일축할지라도 삶의 불변적 가치를 여기서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누가 보든 아니 보든 간에 항산의 집착보다 항심의 실천이 본연의 삶의 길이란 사실이다. 항심은 항산을 구할 수 있지만 항산이 항심을 구하는 경우가 아주 희박하기 때문이다. ▲ 의병 얼이 깃든 유서 깊은 의령의 명소이자 의령의 관문인 정암진 주변이 철없는 항산주의자들에 의해 오염 훼손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정암루가 종종 무당들의 내림굿장 행락객들의 불고기 파티장 등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한다. 정암진 전투를 지켜보고도 남음이 있을 정암루 아래의 느티나무도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 변화로 고사길로 접어들고 있다. 관계당국의 강력한 대책 마련과 의령의 역사적 명소를 지키겠다는 우리들의 항심을 촉구한다.
의령 기자 / 입력 : 2001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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