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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장의 사계

김호연 <의령 모의중촌>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6일
우리 고장의 사계

김호연 <의령 모의중촌>

ⓒ 의령신문
우리 고장은 의령군 대의면 모의 중촌이다. 중촌 마을은 50여 가구가 옹기종기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입구에는 허목(許穆) 선생을 배향하는 “미연서원”이 있다. 허목 선생은 조선 중기의 유학자이며 정치인이고 사상가였다. 호는 미수(眉叟)이며 시호는 문정(文正)이다. 미수 선생이 남긴 많은 말씀 중에서 심법(心法)에 관한 유명 어록이 전해져온다.
“정신이 안정되면 고요해지고, 고요한 상태가 되면 마음이 안락해지며, 마음이 안락한 상태에서는 생각이 잘 되고, 생각이 잘 되면 찾고자하는 답을 얻기 쉽다.”는 정신 안정에 관한 내용이다. 허목 선생이 가신 지가 수백 년이 되었건만 그 분의 가르침이 지금도 우리 마을의 밑바탕에는 잔잔하게 흐르고 있다.
우리 마을 골짜기는 통칭은 “자굴산로”라고 한다. 이 골짜기의 순환도로가 합천 삼가에서 “자굴산로 1013번” 지방도로가 신전을 지나 자굴산을 넘어 의령군 내조마을로 이어져서, 의령국도로 연결되어 있다. 마을 순환버스는 합천 삼가에서 모의를 거쳐 신전까지 하루 5차례 운행되고, 반대편 의령에서는 칠곡을 거쳐 자굴산을 넘어 대의 천곡까지 4차례 운행되고 있어 시골치고는 교통도 편리한 축에 속한다. 또 자가용 승용차로 자굴산로 1013번을 따라가면 깊은 골짜기에서 솟아나는 맑은 공기와 계절마다 갈아입는 화려한 옷으로 자연의 경관이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 최상의 고장이다. 또 마을 위에 잘 정비된 꽤나 큰  행정저수지는 농민들이 물 걱정 없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언제나 넉넉하게 물을 품고 있다.
이토록 아름다운 우리 고장에는 빼놓을 수 없는 거대(巨大)한 명산들이 한 곳에서 어우러져 있다. 한우산, 자굴산 그리고 산성산이 그것이다. 이 산에 곳곳에는 웅장하게 솟아있는 기암괴석들이 병풍처럼 펼쳐 있어 절경을 이루고 있다. 그 절경 속에 소나무 숲이 울창하여 소나무에서 뿜어내는 진한 송진향이 코를 자극한다. 특히 자굴산의 소나무는 병충해가 없어 그야말로 청정지역이다. 한우산 쇠목재까지 올라가는 길은 색소폰처럼 꼬불꼬불 생겼다하여 “색소폰 도로“ 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리고 정자(亭子)에 올라서면 온 산등성이가 바로 눈앞에 다가서며 호연지기를 느끼게 된다. 쇠목재 옆에는 “설화원 철쭉 도깨비숲” 길이 있다. 길옆으로 철쭉꽃과 앙증맞은 야생화도 피어 있어 다정한 사람끼리 오순도순 얘기하며 산책하는 것도 낭만적이다. 산책로에서 내려다보면 산등성이에 즐비하게 서있는 풍력발전기는 파란 허공 위에 하얀 날개가 한가롭게 돌아가는 모습은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계절 따라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내 무딘 필력으로는 표현하기에 한계가 있다.
봄이 되면 행정저수지를 둘러싸고 있는 벚꽃이 잎 하나 없이 흐드러지게 핀다. 은은한 달빛이 맑은 물위에 비치면 은빛 꽃송이와 어우러져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고 황홀하다. 저수지 주위 벚꽃나무 아래 벤치에 앉아 주위 경관을 바라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무념무상으로 동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순간 어느 시인의 시가 머릿속에 한 구절이 떠오른다.

“봄빛의 따스함이 이토록 예쁜 꽃을 피울 수 있을까
겨울 냉기를 하얗게 부풀려 튀긴 팝콘 같기도 하고
하얀 눈꽃 같기도 한 순결한 평화가 나뭇가지에 깃들인다.“

자굴산로의 벚꽃 터널은 환상적으로 펼쳐져 탄성소리가 저절로 난다.
여름의 풍경은 어떨까? 한우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굽이굽이 산등성이 따라 짙은 녹음사이로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는 모습은 마치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연둣빛의 초목들이 이슬을 머금고 있는 모습은 유난히 영롱하여 싱그러움이 마치 극치에 이른다. 산자락을 따라 발길을 옮기다보면 노란색 보라색 금계국꽃, 개망초들이 손짓하며 관광객을 반기는 듯 하고, 또 군데군데 피어있는 여름 야생화꽃, 보랏빛 분홍색으로 피는 칡꽃도 제각기 아름다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가을 산에는 빨간 찔레꽃 열매가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윤기 있고 통통한 열매를 한입 가득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고, 바위틈에 피어있는 구절초는 향기롭고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산비장이꽃은 상사화 꽃과 비슷하여 길쭉하게 솟은 꽃대에 보랏빛의 꽃은 누구를 기다리는 듯이 목을 쭉 빼고 내려다보고 있다. 오색 빛으로 물든 단풍잎은 겹겹이 펼쳐 있는 산등성이 마다 울긋불긋한 풍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또 선홍빛의 담쟁이 넝쿨은 기암괴석을 휘감아 붙어있는 모양도 이색적인가 하면 하얀 억새풀 꽃은 햇빛을 받으며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며 춤을 춘다.
추운 겨울의 산은 하얀 은빛으로 산등성이 마다 피어있는 상고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다. 그뿐인가 기암괴석 사이에 고드름이 주렁주렁 얼어붙어 있는 것을 보고 있으면 겨울의 정취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다. 옛날 어린 시절에 수정 같은 고드름을 따서 두 손 모아 호호 불며 먹던 추억이 뇌리 속에 아롱아롱 피어난다. 이처럼 계절마다 오묘한 자연의 섭리를 보여주는 아름답고 거대한 명산의 끝자락에 살고 있는 우리 마을 사람들은 허목 선생의 가르침과 자연이 주는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져 자부심과 감사함으로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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