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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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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뾰족한 귀에 반짝반짝 빛나는 눈. 노란 목도리를 두른 채 사방팔방을 누비는 멸종위기종 2급. 호랑이 표범 늑대 같은 맹수가 사라진 남한 생태계에서 최상위 포식자 노릇을 하는 족제비과 포유류 담비속 동물. 최근 서울 등 대도시에 모습을 드러내 주목을 받았던 담비가 2마리 의령에서도 발견됐다.
지난 9월 12일 오후 3시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기 위해 고향을 찾은 강신덕 재김천 용덕향우가 용덕면 하연리 도로변에서 담비 2마리를 발견하여 핸드폰 카메라에 담아 의령신문에 제보했다.
강신덕 향우에 따르면 1마리는 인근 논에서 도로까지 나와 주변을 서성이며 두리번거렸다. 다른 1마리는 논과 도로 사이 풀숲에서 미처 나오지 않은 채 있었다. 그곳에서 별다른 움직임 없이 똑같이 두리번거리는 모습도 고스란히 카메라에 포착됐다. 심지어 10m 앞 사람을 보고도 달아나지 않고 주변을 한참 서성거려 사진을 여러 장 찍으면서 핸드폰 카메라를 응시하는 담비의 모습이 정확하게 잡히기도 했다.
이들 담비 2마리는 다 큰 성체로 보였으며, 합천에서도 담비를 목격한 경험이 있어서 고향 용덕면에서 이들 담비를 발견하고 이들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신덕 향우는 덧붙였다. 담비의 크기는 약 35∼60㎝, 무게는 약 1∼2.5㎏ 등이다.
담비는 최근 꾸준하게 발견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7월 4일에는 교통사고로 죽을 위기에서 구조돼 치료를 받고 원래 살던 전북 진안의 한 산골로 돌아간 담비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 앞서 지난 4월 27일에는 서울여대 기숙사 뒤 불암산 자락에서 이 학교 재학생이 촬영한 영상을 본 전문가가 담비로 확인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1990년대까지 지리산 등 백두대간과 비무장지대의 깊은 산 속에서만 발견되던 담비가 서식지를 넓히더니 최근엔 대도시와 인근에서도 종종 눈에 띈다. 이처럼 담비의 서식지가 확대된 것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담비가 건강한 산림생태계의 지표동물이어서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개체군이 안정되자 분포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본다고 언론은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담비는 족제비과의 중형 포식자로서 잡식동물이다. 먹이의 절반은 동물이고 식물은 주로 다래, 버찌, 머루, 감 같은 달콤한 열매이다. 담비는 대형 포식자가 사라진 생태계의 빈자리를 차지해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한다. 청설모와 쥐가 주식이지만 다 자란 고라니와 어린 멧돼지도 식단에 오른다.
유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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