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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孔明이 산 仲達을 쫓아낸다

장해숙(재경 궁류면향우회 고문. 전 ebs전속작가)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17일
죽은 孔明이 산 仲達을 쫓아낸다
장해숙(재경 궁류면향우회 고문. 전 ebs전속작가)
                장해숙

  후한 말(後漢 末) 건흥(建興) 십이 년의 일이다. 제갈공명은 여섯 번에 걸쳐 기산(祁山)으로 진출하여 용장 사마중달(司馬仲達)이 지휘하는 위(魏)나라 군사와 맞섰다. 영리한 사마중달은 촉(蜀)나라 공명의 군사가 멀리 원정을 온 까닭에 보급 관계가 불편하리라는 점을 간파하여 무리한 결전을 피하고 지구전으로 시간을 끌 계획을 세웠다.
당대의 공명도 이러한 사마중달의 꾀에는 적지 않은 골머리를 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어떻게 해서든지 위나라 군사의 경망과 허점을 포착해서 단번에 결단을 낼 수밖에 없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 군사를 이미 위수(渭水) 남쪽 오장원(五丈原)으로 옮겨 놓고 적군을 꾀어내다가 격멸해버릴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여기서 공명은 사마중달의 진영으로 사람을 보내었는데 여자의 옷 한 벌과 머리빗이 그 선물이었다. 사마중달의 인품과 행동에 대해서 여자 같고 사내답지 못하다고 비난함으로써 상대방의 약을 올려 분통을 터트리게 하려는 계략이었다. 그리하여 과연 계략대로 사마중달이 흥분해서 이성을 잃고 떨쳐 나오면 때려눕히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마중달은 뜻밖에도 태연히 공명에 대한 말을 몇 마디 물었을 뿐 아니라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공명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진중에서 동분서주하고 있으며 상과 벌을 내리는데 공정을 잃지 않고 세 때 식사는 아주 조금씩 밖에 취하지 않는다는 것 따위를 사자에게서 들은 그는 자기 진영의 참모들을 모아놓고 만족한 듯이 말했다.
“그런 격무에 그런 섭생으로는 공명도 오래 살 도리가 없을 것이다.”
그해 팔월, 중원에는 가을이 깊어가고 위수의 푸른 물이 더욱 깊어가는 어느 날이었다. 놀랍게도 큰 별 한 개가 붉게 타는 꼬리를 끌며 하늘을 내달리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촉나라 군대의 장막 위로 떨어지는 것이 보였다.
“이게 무슨 징조일까? 공명이 갑자기 병이라고 들어서 죽은 것이 아닐까.”
아무튼 중달은 이 심상치 않은 징조로 미루어 반드시 공명에게 큰 불행이 떨어졌다는 사실만은 짐작할 수 있었다. 중달은 기회를 놓칠세라 일대 공격을 감행할 준비를 갖추도록 하였다. 별이 떨어지는 순간 공명은 자기의 죽음이 가까워 오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에 피골이 상접한 몸을 일으켜 몇몇 참모들에게 일러두었다.
“내가 죽은 뒤에도 나의 죽음을 적군들이 모르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경우를 예상해서 미리 만들어 두었던 자기의 좌상-나무를 깎아서 공명의 앉은 모습을 실물과 똑같이 만든 것-을 수레 위에 태워 가지고 사마중달의 주력 부대와 맞서라고 지시를 했다. 그리하여 자신이 아주 건재해서 진두지휘를 하는 양 시위를 한 다음 서서히 군사를 뒤로 뽑아서 철수를 하라는 마지막 퇴각작전의 지시를 내리고 숨을 거두었다. 때를 같이하여 여하튼 공명의 진중에 불행을 고하는 징조가 나타났으니 지체 없이 쳐들어가야 한다는 결정을 내린 사마중달은 대군을 몰아 질풍같이 떨쳐 나갔다. 그러나 막상 촉나라 진지로 가까이 갔을 때 적진은 조용한 가운데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어떤 기상천외한 전략을 써서 반격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부쩍 생겼다. 중달은 전군을 일단 중지시킨 다음 척후병을 투입해서 적정을 살피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공명을 잃은 적군은 저마다 돌아가기 위한 보따리를 싸기에 여념이 없음을 알아내고야 말았다. 농사꾼들 가운데는 이러한 정보를 사마중달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몰래 넘어오는 측들도 있었다.
“때느 왔다!!!”
그제서야 확신을 얻은 사마중달은 신바람이 나서 목청을 돋구어 전군에게 오장원을 목표로 총공격을 개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어찌된 셈일까? 말을 재촉하여 공명의 진지로 뛰어들어 보니 어느 사이에 진지는 텅 비어 사람의 그림자라곤 하나도 눈에 띄지 않았다.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리는 순간 불현듯이 앞산 기슭으로 촉나라의 깃발이 우루루 나타나더니 천지를 진동하는 북소리와 함께 벽력같은 촉나라 군사 일대가 터져 나오는데 번쩍번쩍하는 장군의 수레 위에 엄연히 앉아서 지휘를 하는 사람은 바로 제갈공명이 아닌가! 뜻밖에도 사기충천해서 덤벼드는 적군과 죽은 줄만 알았던 공명이 저렇듯 눈을 부릅뜨고 손짓을 하는데 사마중달은 그만 놀란 토끼의 꼴이 되어 달아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중에 이 말을 들었을 때 중달은 이렇게 둘러댔다고 전한다.
“살아 있는 공명의 책략은 알아도 죽은 공명의 술책을 알아낼 도리가 있는가?”
또한 사마중달 뿐만 아니라 모든 장수들이 공명의 설계로써 구축되었던 오장원의 진지를 보고 크게 경탄하여 마지않았다고 한다.
삼국지(三國志)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통감강목(通鑑綱目)과 십팔사략(十八四略)> 그리고 <진서(晋書)> 등에 기록된 대로 공명이 죽은 뒤 촉나라는 결국 후주(後主) 염흥(炎興) 첫해 위나라에 의해서 멸망하고 말았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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