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우 부인․계집종
주인공으로 부각 돼
호국정신의 뿌리로
가족정신 앞장세워
12월 의령초연이어
전국 및 해외공연도
개울 : 형이 도련님!
곽재우 : 형이야
부인 : 내 아들 형이야∼∼∼
개울 : 네 이놈들! 장군의 노비 개울이가 나간다
(칼을 들고 나아가다 개울 조총에 맞는다)
부인 : 개울아
개울 : 유곡당 마님
곽형 : 개울아∼∼∼
부인 : 흑흑--- 개울아
개울 : 부모 없는 노비를 자식처럼--- 고맙습니더
부인 : 고맙기는
개울 : 소원이 있습니더
부인 : 말하여라 어서
개울 : 어머니라 불러보고 싶습니더
부인 : 그래 그래라 우리는 한 가족이라 장군님도 말씀 안 하나
개울 : 어머니―
부인 : 장하다 내 딸 개울아 너의 죽음이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낼 것이야
(깃발을 움켜쥐고 일어난 부인 곽재우 장군과 나란히 깃발을 높이 세운다) <K-뮤지컬 의병장 곽재우(부제 : 숨겨진 영웅들) 중에서>
‘의병장 곽재우’ 뮤지컬 공연이 추진된다.
지난 21일 의령군은 12월 20일부터 3일간 모두 6차례 군민문화회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공연기획에 대해 의병의 발상지 의령의 대표적인 역사인물 자원을 문화콘텐츠화하여 의령군의 이미지를 홍보하고 위상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했다.
올해 1월부터 mbc와 뮤지컬 공연 필요성 등을 협의했다. 2막 16장, 100분 공연으로 제작은 ‘유 뮤지컬 컴퍼니’가, 대본은 김영만 작가가 각각 맡았다.
작품내용은 의령9경의 영상과 함께 421년 전 의병의 부활, 의령의 정기를 일구어낸 의혼들이 화답하는 서막, 나보다는 나라(임진년의 봄)-정암진 전투-승리로 이어지는 역사의 도도한 물결 같은 민족정신인 충과 의로 구성됐다.
의령에서 초연을 하고, 전국을 돌며 순회공연을 하고, 이어 중국 상하이 해외공연 등으로 이어지는 독창적인 세계적 K-뮤지컬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의령군은 설명했다.
‘의병장 곽재우’ 뮤지컬 공연은 현재 대본 수정․보완 단계. 역사적인 사실과 다른 부분이 혹시 있지나 않은지 김상철 의병박물관 학예사에게 맡겨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의령군은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의병장 곽재우’ 뮤지컬은 제목부터 색다르다. 부제로 ‘숨겨진 영웅들’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사실상의 주인공은 곽재우의 부인과 계집종 등 여자들이라는 것. 모든 논의가 곽재우로 수렴됐던 그동안의 담론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영웅 ‘홍의장군’을 탈신비화 시켜 인간 곽재우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주목된다.
대본의 마지막 장면은 이러한 변화를 결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곽재우의 아들 ‘형이 도련님’을 연모하던 계집종 개울은 형이 도련님이 위험에 빠지자 “네 이놈들! 장군의 노비 개울이가 나간다”라고 소리치며 칼을 들고 나아가다 (왜놈의) 조총에 맞는다. 죽어가며 개울이는 (곽재우의) 부인에게 “부모 없는 노비를 자식처럼--- 고맙습니더. 소원이 있습니더. 어머니라 불러보고 싶습니더”라고 한다.
이에 (곽재우의) 부인은 “그래 그래라. 우리는 한 가족이라 장군님도 말씀 안 하나. 장하다. 내 딸 개울아, 너의 죽음이 이 끔찍한 전쟁을 끝낼 것이야”라고 한다.
깃발을 움켜쥐고 일어난 (곽재우의) 부인이 곽재우 장군과 나란히 깃발을 높이 세운다.
이쯤 되면 김영만 작가의 의도는 충분하게 드러난다.
조선의 상하가 하나로 똘똘 뭉친 원동력은 바로 이 가족정신, 그 가족정신은 금융위기 이후 갈수록 벼랑으로 내몰리는 오늘의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명제. 이러한 가족정신을 문학적 장치의 차원을 넘어서 심화시키고, 무대화로 풀어가는 재미나 무대화의 성공은 또 다른 영역의 문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