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을 삭혀 꽃으로 피게 하고… 문학성 돋보여" 평가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의령읍 향우인 동초(東艸) 김사균(金思均·80·사진 중앙) 시조시인이 시조 ‘섬’과 ‘소경’으로 영광의 제13회 월하시조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9월 15일 오후 2시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동촌리 소재의 월하문학관에서 열린 제3회 월하문학제 개막식에서 있었다.
월하시조문학상은 학자로서 시조문학의 선구자였던 화천 태생의 월하(月河) 이태극(1913~2003) 선생을 기리고, 역량 있는 후진의 발굴·양성을 목적으로 1966년에 제정한 무게 있는 문학상이며, 현재는 그 분의 고향인 화천군에서 운영하는 더 큰 상으로 승격되어 해마다 월하문학관에서 시조 백일장, 한국시조문학상 및 올해의 작품상 시상, 고전무용 발표, 학술강연 등 여러 가지 행사와 더불어 성대하고 뜻있는 문학축제로 열리고 있다.
김 시인은 수상소감 인사말에서 "월하 선생님의 추천으로 시단에 등단한 저가 오늘 또 그 분의 문학상을 수상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수상의 가장 큰 의미는 좋은 작품을 많이 써서 훌륭한 시인이 되어달라는 당부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은 "이번 수상작은 '섬' '소경' 등 단시조 두 편인데 이 상이 제정된 이후 최초로 단수작품을 뽑은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김 시인은 특히 시조의 본류인 단수를 주로 창작해 오며 현대시조 발전에 많은 공헌을 하였으며 현대시조의 위상을 높이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며 "김 시인의 작품 경향은 다양한 소재를 취택하여 참신한 시어로 이미지를 미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바, 한(恨)을 삭혀서 꽃으로 피게 하고, 기다림을 익혀서 노래가 되게 하고, 삶의 원점에서 깊은 의미를 부여하는 기량을 보이는 등 사상적 심화와 아울러 그 문학성이 높이 평가되었다."고 평가했다.
마산대학교 경영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불교전교사대학을 수료한 김 시인은 다년 간 교직생활 후 부산에서 선박회사에 종사하면서 시조집 '등물치는 女人'(도서출판국제.1989)으로 '시조문학'(1990)에 늦깎이로 등단하였으나 왕성한 창작활동으로 '서천에 낮달로 앉아' '무게만큼 열리는 하늘'(희수기념 시조집.2008) 등 10여 권의 시조집을 상재하였고, 황산시조문학상, 부산문학상 본상(시조부문), 한국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박해헌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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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경(小景)
동초 김사균 시인
장맛비 개인 오후 훌쩍 자란 풀잎 끝에
물구나무 선 개미가 볕살의 무게를 단다
포물선 휘이는 허리에 무게만큼 열리는 하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