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창단 1주일 만에
전국 최초로 창단된 지정면 ‘사랑의 집(원장 김일주)’의 여성 지적장애인 축구단인 ‘의령 꽃미녀 FC’가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경북 경산에서 열린 2012 한국스페셜올림픽 하계대회에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스페셜올림픽이란 지적장애인(children and adults with intellectual disability)들을 위해 지속적인 스포츠훈련(year-round sports training) 기회를 제공하고 수시로 경기대회(athletic competition)를 개최하여 참여시킴으로써, 지적장애인들의 신체적 적응력을 향상시키고 생산적인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여하는 국제적 운동(global movement)임과 동시에 비영리국제스포츠기구(non-profit international sports organization)이다.
‘의령 꽃미녀 FC’ 팀은 주장 정숙이(22)를 비롯해 김경미(20), 김수현(29), 김연순(25), 김은지(24), 박정애(31), 박현미(17) 등 모두 7명. 이들은 모두 여성이지만 상대해야 하는 다른 여성팀이 아직 없어 남녀 혼성팀과 맞붙어야 했다. 체력적으로는 남자 선수들이 섞인 팀에 뒤졌지만 팀워크만은 이번 대회 최고였다. 전체 25개 팀 중에서 7개 남녀 혼성팀이 참여한 이번 대회에서 ‘의령 꽃미녀 FC’ 팀은 개인기술이 나은 A그룹 4개 팀에 편성돼 2승1패로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조이슬 감독은 조그마한 일에도 크게 웃고 서로를 아껴주는 모습이 축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지적 장애인들이 정적인 모습이 많은데 운동을 해보니까 아주 잘 하더라구요. 처음엔 마라톤을 했구고 다음은 공놀이로 옮겨갔어요. 공놀이를 제법 잘 해서 내친 김에 축구팀을 만들어보자고 했죠.”
레게머리를 하고 나타난 선수들은 경기장에 나타나자마자 주목을 받았다. 특히 정숙이 주장 선수는 만능스포츠 우먼이다. 현재까지 15회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고 스페셜올림픽 탁구, 육상 경남대표로 출전한 적이 있다. 뿐만 아니라 핸드벨 연주단에서도 에이스 주자로 활약하는 등 음악과 스포츠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의령 사랑의 집 ‘스타 플레이어’라고 한다.
‘의령 꽃미녀 FC’ 팀은 스페셜올림픽과 인연이 깊다. 지난 1월 30일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365일을 앞두고 열린 스폰서 서미트에서 핸드벨 연주를 선보여 행사장에 모인 200 여명의 저명 인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바 있었다.
악보를 읽지 못하기 때문에 음표를 색으로 익혀서 한 음 한 음 벨을 흔들었던 연주자들, 언어와 국경을 넘어 하나된 감동을 만들어내며 행사장에 가득 모인 인사들에게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랬던 그녀들이 8개월이 지난 오늘 축구 선수로 운동장을 누비며 놀라운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이들은 오는 9월 15일 남해스포츠파크에서 개최되는 제1회 영호남 친선 장애인축구대회에 출전, 1승을 거두는 것을 목표로 마음을 다잡고 있다. 영호남 친선축구대회는 5인제인 이번 대회와 다르게 11인제 축구 대회이고 남성팀을 상대로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연습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앞서 ‘의령 꽃미녀 FC’는 지난 11일 창단식을 가졌다. 단장은 김일주 ‘사랑의 집’원장, 감독은 조이슬 사회복지사가 맡았다. ‘의령 꽃미녀 FC’ 팀은 구성원들이 지난해 10월 의령고등학생들의 봉사활동 참여로 축구공을 처음 접했고 점차 흥미를 붙이게 되자 지난 3월 김일주 원장이 장애인 축구3급 지도자 자격을 취득한 후 김준태 수석코치를 영입하여 본격적으로 축구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매주 토요일마다 체계적인 연습을 거듭한 결과, 지난 7월 두 차례 남성 지적장애인 축구단과의 5인제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등, 장애인 축구단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김일주 단장은 “선수들이 축구를 통해 사회성과 신체적응 능력을 향상시켜 사회와 공존하는 삶을 살아 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 향후 5년 내에 여성장애인 축구 국가대표팀으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의령 꽃미녀 FC’는 16일 ‘cbs 김미화의 여러분’, 17일 ‘서울mbc 김창옥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21일 ‘김아라의 생생라디오’ 등 라디오에 방송되고 KBS 창원뉴스, 연합뉴스, KBS 사랑의가족 등 공중파방송 촬영제의를 받는 등 언론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