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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령신문 |
| 신진 작가 5명이 경남도립미술관 2층
2.3전시실에서 「N ARTIST 2025: 새로운
담지자」란 주제로 2025.07.11.~2025.10.19.
까지 전시를 진행한다.
경남도립미술관은 경남미술의 젊은 현장과 활동 경향을 살펴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N ARTIST」를 정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N ARTIST」의 ‘N’은 New(새로운), Neo(최신의), Non(아닌), Next(다음) 등의 약자로 자신만의 신선한 관점을 제시하며 대담한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신진 작가의 작업 태도와 활동을 함축한다.
그런데 ‘새로움’은 이전과 완전히 다름이 아니라 가치 있는 옛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를 말한다. 또 담지자는 어떤 이론이나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사회학에서는 사회 간에 문화적 가치와 특성을 전달하여 확산시키는 개인, 특히 이주민을 말한다. 한마디로 어떤 가치나 담론의 전달자라 할 수 있다. 경남도립미술관은 신진 예술가를 발굴·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6년부터 격년제로 진행한 「N ARTIST」는 지금까지 학예연구팀의 추천과 회의를 통해 선정된 작가 19명을 소개했다.
5년째를 맞이하는 올해부터는 작가의 자발적인 참여와 선정절차를 공유하기 위해 공모제로 전환했다. 공모에는 총 23명이 지원하여 김현태(1985-), 박기덕(1990-), 박준우(1991-), 방상환(1991-), 장두루(1999-) 등 최종 5명이 선정됐다.
이번 전시에서 과거와 현재가 중첩되는 이미지에 관심이 있는 김현태, 국가와 자본의 흐름으로부터 밀려나는 개인의 삶에 주목해 온 박기덕, 기하학적 도형으로부터 일종의 리듬감과 공간감을 만들어내는 방상환, 사적 서사와 공적 서사가 공존하는 풍경을 담아내는 박준우, 자연과 가까이에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그림 그리는 삶’ 자체를 생활로 고안해 내는 장두루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개별 작가의 과거 작품부터 2025년 신작, 인터뷰 영상, 작업 과정에서 참조하거나 영향을 받은 유·무형의 것들을 함께 구성하여 ‘새로운 담지자’로서의 작업 태도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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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 작가 - 도저히 네가 생각나지 않는다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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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태 작가는 덩굴식물에 관심이 많다. 가시박덩굴이나 환삼덩굴은 외래종으로 번식력이 강하고 생태계를 교란하는 유해식물이다. 작품 속 덩굴식물은 무언가를 덮어 버린다. 그 안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알 수 없다. 은폐된 역사 혹은 사건, 내밀한 인간의 욕망, 불확실성 등을 대신 이야기하는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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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상환 작가 - 무제(리듬) Untitled(rhythm)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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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상환 작가는 기하학적인 무늬와 만다라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리면서 ‘그리기 작업’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그림 속에서 공간감이나 리듬감(음악적 요소)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평면 드로잉으로는 흑백의 크고 작은 도형의 반복을 통해 소리(리듬)를 시각화하고 공간의 설치 작업으로는 공중에 매단 크고 작은 검은 구를 통해 소리(리듬)를 공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평면은 입체로 입체는 평면으로 보이게 만든다. 실제로 흰 벽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무소 블랙으로 칠해진 검은 구들은 그냥 동그라미처럼 보이고 설치 작품 안으로 들어가면 현실감이 사라지고 마치 평면 안으로 들어온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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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루 작가 - 그리기 Flag of Living Painting |
ⓒ 의령신문 | 장두루 작가의 전시 주제는 ‘땅’이다. 자연의 순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림 속에도 해, 달, 별, 손 모내기로 심은 벼가 자라고 지렁이는 땅을 비옥하게 만든다.
달팽이로 표현된 작가는 삶으로서의 그림을 그린다. 작가는 그림이 삶이 되기를 꿈꾼다. 그러려면 지구의 생태계가 지속 가능해야 한다. 이에 작가는 지극히 생태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다.
버려진 문짝이나 창틀을 액자로 활용한 그림탑은 인상적이다. 그림탑 안에는, 손 모내기하는 그림, 골목에서 자전거 타는 그림, 지리산 바람을 흠뻑 맞는 그림, 등등 사라져 가는 우리들의 소중한 행위들을 그린 작품이 마치 아파트처럼 층층이 쌓여 있다.
특히 손가락에 봉숭아 물을 들이는 장면의 그림은 여운이 남는다. 작가는 “봉선화 물을 손끝에 매달고 다니는 일은 땅과 다정한 사이를 표현하는 것”이라 말한다. 또 “버려진 문짝같은 헌 물건을 깨끗이 닦아 다시 쓰면 이 물건들이 치유를 받는다”라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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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덕 작가- 국산은 냄새가 나서 못 먹어 ⓒ 의령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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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기덕은 시대와 사회의 흐름으로부터 변주된 사물의 용도와 상징을 들춰내,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중심부와 주변부 사이 부등가 교환과 모순에 가 닿고자 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작가는 어떤 사물에 관심이 생기면 그 사물을 둘러싼 역사적인 해석들을 수집광처럼 모아서 작업하고 있다. 이 작품도 하나의 사물이 가지는 여러 가지 의미, 이 사물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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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우 작가 -산 속집, 그린벨트, 메타세쿼이아 A Moutain Home, Greenbelt, Metasequoia |
ⓒ 의령신문 | 박준우 작가는 창원 양곡, 지금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지만 그림 속에는 초등학교 5학년까지 살았던 자신의 집과 작은 동네가 있다. 산길을 걸어 학교에 다니던 길에 보았던 국가계획의 흔적들, ▲▲공업진흥탑, 국가기관이 있던 자리, 등등 옛날 추억의 장소들을 한눈에 다 볼 수 있게 위에서 내려다보는 구도로 펼쳐 보여 준다.
한편 박준우 작가는 지난 7월10일에 열린 개막식에서 5명의 작가를 대표하여 “미술관 전시 기회를 통해 평소에 하던 작업을 더욱 진지하게 꾹꾹 눌러 담고 새로운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저희 신진 작가들은 앞으로 더욱 많은 작품 활동을 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21년, 2023년 참여 작가인 루킴과 한혜림은 오는 8월부터 9월말까지 약 2개월간 폴란드 발틱현대미술갤러리창작센터에 체류하며 스튜디오 창작, 지역조사, 현지 커뮤니티와의 협업 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렇듯 「N ARTIST」 정례전은 경남의 젊은 작가를 지원하고 대변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허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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