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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이 끝없이 큰 꿈을 품고 펼치기를

허만길 시인/문학박사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8년 05월 13일











▲ 허만길
내 조상이 살아오고 내가 자란 의령 땅은 예나 지금이나 아늑함과 포근함과 싱싱함을 넉넉히 풍겨 준다.


나는 작년(2007) 10월 9일 우리 가족이 오래도록 살아온 칠곡면 도산 마을 앞자리에 위치한 우리 집을 허물었다. 오래되어 낡은 상태의 집을 더 오래 비워 두기가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


허물기 하루 전날 나는 방 안에서 우리 집과 수많은 대화를 나누며 가슴을 저미는 감회에 잠기었다. 집 안 구석구석을 돌며 물건과 벽과 허공을 어루만지며 안타까운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인제는 모두 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 어머니, 누나, 여동생과 함께 살던 일이 한없이 떠올랐다.


포크레인으로 집을 철거하던 날, 우리 가족이 쓰던 그릇을 치우고, 이불이며 모기장을 태우면서 내 마음은 얼마나 쓰렸는지 모른다. 더구나 어머니가 기력이 모자라 서울에서 지내시며 몇 해 동안 고향에 가 보지 못하시고, 기어이 눈을 감으셨으니, 어머니가 소중하게 여기시던 쌀통과 장독과 밥솥을 치우던 내 마음은 아프기 한량없었다.


늘 고향에 대한 생각은 간절하지만, 이 일을 치르면서 유서 깊게 발전해 온 의령이 나날이 더 좋아지기를 바랐다.


그로부터 여섯 달 뒤, 4월 하순에 다시 고향을 다녀왔다. 의령 땅은 언제나처럼 자연 환경이 빼어났다. 자굴산을 높이 두고 산과 들과 물이 눈부시게 빛났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는 근심 같은 무거움이 들기도 했다. 의령 땅의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소득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삶의 터전을 이동하여 살아가는 것은 삶의 목적과 행복과 편익을 추구하는 일과 크게 관계된다. 따라서 개인의 삶을 존엄하게 여기는 나라에서는 개인의 삶의 터전 이동을 기본적인 자유로 보장하고 있다.


어떤 사람은 시골에서 도시로 이사하고, 어떤 사람은 도시에서 시골로 이사한다. 이런 현상은 한 나라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나라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사람의 이동 생활은 아득한 먼 옛날에도 있어,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에 이르기까지도 했다.


의령 땅의 인구도 마냥 줄어들기만 하지 않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쩌면 인구가 더 늘어날 때가 오리라는 전망도 해 본다. 그러자면 우선 의령이 소득이나 문화 활동에 있어 특색 있게 끝없이 발전하여야 할 것이다.


의령 지역이 교통이 불편하다고 하지만, 의령 지역은 진주와 대구, 합천과 마산으로 이어지는 교차 지점에 있어, 지역 개발을 잘 하면 사람들이나 물류를 모여들게 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교통을 더욱 발달시킬 계기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의령 특산물의 개발과 그에 못지않은 홍보, 농작물 생산을 중시하면서도 또 다른 선진 기업의 육성, 큰 매력을 느끼게 할 정도의 관광 및 여가 선용 특성 개발, 의령군의 각 면 지역마다 문화 특성을 개발하여 의령 지역을 한 바퀴 돌면 어른이나 청소년이나 할 것 없이 각별한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다는 평판 살리기, 지금의 문화 행사를 더욱 늘리고 넓혀 의령 땅 밖의 사람들이 보다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일, 전국 곳곳에서 의령으로 공부하러 오고 싶게 하는 창의적 교육력 향상 등을 생각해 본다.


이런 모든 일들은 짧은 기간에 달성될 일이 아니다. 빨리 달성될 일이 아니라 해서 꿈을 포기해서도 안 될 것이다. 의령은 지난날보다 많이 발전했다. 의령을 위해 헌신적으로 애쓴 사람들이 고맙다. 앞으로도 의령을 크게 가꿀 포부를 지닌 젊은 일꾼들이 줄지어 나오리라 믿는다.


지금 그런 기구가 있는지는 몰라도, 의령을 끝없이 크게 가꾸기 위한 특별 대책 기구가 탄생하여 시대를 넘어 지속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다. 의령을 이끌어 갈 지도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의령의 큰 꿈이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단기적, 중기적, 장기적으로 현실화할 것인지 보다 활발하게 이야기하여 끊임없이 주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


우리 조상이 살아오고, 우리 후손이 살아가고, 다른 지역 사람들이 모여들 의령이 끝없이 큰 꿈을 품고 펼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08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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