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령군의회 국민의힘 의원, 당신들은 지금 어디 있나?
지난 4월 9일 1회 추경 73건 88억여 원 무더기 삭감 이후 5월 13일 2회 추경안이 제출됐지만 그로부터 1개월째인 6월 12일 오후 현재 상정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의령군의 기자회견과 의령군의회의 반박 성명전 등으로 이어지면서 한치 앞이 내다보이지 않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사회단체들의 항의 현수막이 의령전역에 걸려 있고 의령군 공노조는 성명서를 발표하더니 급기야는 6월 11일 건설기계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 의령군지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의령군운영위원회 회원 등 200명이 의령군의회 앞 광장에서 항의집회를 여는 집단행동에 나서는 등 의령사회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사진>
그러나 국민의힘 의령군의회 의원들은 어떤 모습도 찾아볼 수 없다.
기자는 지난 6월 6일 의령군의회 무소속 의원들에게 △의령군민들이 걱정하고 있는 지금의 사태에 대해 의원님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요? △추경뿐만 아니라 의회와 의령군의 관계정립에 선결조건은 무엇인가요? △의령군이 어떤 조치를 취하면 지금의 문제가 해결될 것인가? △지금의 현상에서 의원님이 해결을 위해 하신 일은 무엇인가? 묻는 질문 4개를 던졌다. 6월 10일 오전 중으로 회신을 요청했다.
국민의힘 소속의원들에게는 지난 6월 6일 무소속 의원과 같은 질문에 군수와 같은 정당 소속으로 단체 혹은 개별적으로 지금의 사태에 대하여 행동하신 내용이 있는가요? 라고 묻는 질문을 더하여 질문 5개를 던졌다.
김규찬 의장을 비롯한 무소속 의원들은 카톡을 보낸 당일과 회신요청 시한인 10일 이전에 기자와의 통화와 면담 등에서 현 사태의 책임은 집행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해결 방안으로 군수와 의장의 독대로 풀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같이 무소속 의원들은 어떤 형태로든 회신을 해 왔지만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단 한 명도 회신을 해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소신이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문제 해결 능력이 없다는 것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의회는 국민의힘과 무소속 간 5대 5의 틀에서 의령군이 제출한 추경안을 당연히 심의해야 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 하지만 상정되지 못한 추경안에 대해 협의 요청이나 항의를 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다. 의원들 개개인은 하나의 기관으로 그 역할이 중대한데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의령군과 의령군의회의 갈등에서 어느 의원이 중재를 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섰다는 말은 들려오지 않았다.
오민자 의원은 6월 10일 기자의 질문에 “1회 추경 중 삭감한 사업들에 관해 주민과 의회의 설득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예산안을 편성·제출 하였다”라며 “의회의 고유 업무 행사인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사전 통보도 없이 2회 추경안을 제출하였다. 주민설득과 의회의 이해를 구하는 절차적 정의를 준수해야만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또, 오 의원은 “의회 의정활동의 기본이 되는 서류제출권을 불이행하고, 급작스럽게 인사파견 협약을 종료 통보하였다. 각종 단체의 이름을 이용하여 의회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읍면 곳곳에 게재하고 또한 기자회견과 언론을 통해 의회의 예산심의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을 공식 발표하였다”라며 “이러한 극단적 조치 전에 서로 간 대화와 소통의 요청이 선행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의회에서는 2차 추경 전에 삭감된 사업에 대하여 의원들이 수긍할 수 있도록 사업의 타당성과 필요성에 대해 설명해주길 기다리고 있었지만, 군은 그런 절차 없이 바로 1차 추경안에서 삭감된 예산 거의 그대로 2차 추경안을 제출하였다”라고 주장했다.
의회와 의령군 간의 갈등일지를 정리해보면 지난해부터 군의회의 잇따른 갑질·막말 사태로 공노조와의 심한 갈등이 있어왔다.
이후 올해 1월 10일 의회 5급 승진인사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하여 4월 7일 284회 의령군 임시회에서 1회 추경이 73건 88억 원 무더기 삭감됐다. 4월 15일 의령군은 군의회의 2차례 독단적 인사운영에 협약 종료를 통보하였다. 5월 13일 의령군은 1회 추경 때 삭감된 예산과 국‧도비 보조사업 추진에 필요한 예산 88억 원에 추가로 확정된 국‧도비 보조사업비 등 66억 원을 더해 154억 원 규모의 2회 추경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심의 법정기일인 5월 28일까지 상정되지 않았다. 5월 30일 하종덕 의령부군수와 간부공무원들이 군청 2층 소회의실에서 의령군의회의 1차 추경 삭감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A사무관은 기자의 질문에 “칠곡에는 청년센터랑 사각사각하우스가 들어와 있습니다. 사각사각하우스가 2공모 사업으로 4억을 확보하였고 청년센터가 공모사업을 통해 10억을 확보하였다”라며 “같은 부지 안에 있고 공모사업 선정 시기도 비슷하여 사업을 발주하였다”고 했다.
“B의원님께서 준공식에서 이 사삭사각 한 동에 전체 4억이니까 단순히 나누어 6천만 원이 들었구나 하며 많이 들었다라고 했다. 그 이후 B의원께서 설계서랑 내용을 보자고 해 담당계장이 설계서와 내역을 다 들고 가서 직접 보여드렸다. 그런데 또 설계 내용을 전혀 보지 않고 단순히 시중에 컨테이너 한 동이 1천만 원, 심지어 몇 백만 원이면 살 수 있더라 하면서 담당자 계장을 질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농막이나 일시적으로 사용할 사무실이 아닌 영구적으로 숙박을 할 수 있게 하려면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게 많다. 세부적인 내용은 전혀 보지 않고 윽박만 지르는 데 그 부분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라고 했다.
이와 같이 추경 삭감 명분으로 내놓은 의령군의회의 그간 해명들을 뒤집는 내부 증언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예산 삭감이 의령군이 발주하는 공사 집행권을 얻기 위한 의회의 권력 행사에서 비롯됐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이 나온 데 이어 지난 2023년 12월 예산 삭감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료 여성 의원들에게 협박적인 폭언, 모욕적인 처사를 보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언론에 보도돼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5월 2일에는 의령군의회를 찾아간 기자 앞에 의회 현관문에서부터 계단과 복도에 군수를 비난하는 스티커가 부착되어있었고 의원 몇 명의 차에도 비난 스티커를 부착하고 운행하고 있어 일부 군민들은 창피하다는 말을 전해오기도 했다.
마침내 6월 11일 건설기계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 의령군지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의령군위원회 회원들은 의령군의회 앞 광장에서 ‘생존권 사수를 위한 의령군민 총궐기 대회’를 열고 “건설경기 불황으로 일거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원들은 의령군의 추경을 통해 일거리가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의령군의회는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추경안을 상정조차 하지 않고 법정심의기일을 넘기는 불법을 저질렀다”라며 “의령군의회 김규찬 의장은 추경안을 조속히 통과시켜 먹고살게 해 달라”라고 했다.
이날 의령읍 낮 최고 온도 33도를 기록하는 때 아닌 불볕더위에도 건설기계개별연맹사업자협의회 의령군지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의령군위원회 회원들은 조속한 추경 처리를 요구하는 소리를 목청껏 외쳤다. 의령군민이 간절하게 찾을 때 의령군의회, 당신은 어디 있었나? 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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