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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최상옥(재경의령군칠곡면향우회 회장/ (주)SEEALL TEX 대표)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7일
어머니

↑↑ 최상옥(재경의령군칠곡면향우회 회장/ (주)SEEALL TEX 대표)
ⓒ 의령신문
어머니
5월 8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세상에서 가장 애닮은 향기를 지닌 어머니의 모습을 잠시 추억해 본다. 우리는 늘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왠지 모를 아련한 목매임과 쓸쓸한 회한의 고통으로 자꾸만 젖어가는 가슴을 한없이 쓸어내리게 된다. 늘 사는 동안 삶이 힘들고 고뇌스러울지라도 언제나 올바른 양심으로 사물을 판단하고 생활인으로써 부끄러움 없는 최선을 다하라는 어머니의 가르침은 힘들고 지친 삶을 그나마 견디어 나갈 수 있게 한 마음안의 큰 등불로 남아 새로운 힘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어머니에 대한 추억의 향기는 세대간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보리고개”라는 배고픔을 아는 우리 시대의 어머니는 세상 위에 오직 자식이 전부였으며, 자식에 대한 일념의 어머니는 세상의 온갖 고통을 홀로 짊어지고 한여름 때 뭍은 삼베적삼 동전 사이로 길게 늘어진 젖꼭지의 한계처럼 사활을 걸고 자식을 키우고 지켜낸, 용광로의 불꽃보다 더 뜨겁고 위대한 빛을 발한 모성애 그 자체였다.
굶주림 앞에는 어떤 성인군자도 없다. 굶주림 앞에 빵 한 조각을 훔친 장발장은 평생을 감옥에서 인생을 보낸 거와 같이, 우리 시대의 어머니도 가난에 굶주린, 비통한 고통의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아무도 몰래 부엌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서 찬물 한 바가지에 지렁장 한 방울을 타셔 마시며 헛배를 불리고서도 맛있게 음식을 먹었다며 거짓 이쑤시개질을 하시는 통한의 어머니였다. 엄동한설 젖은 손으로 문고리를 잡으면 손이 쩍쩍 얼어붙는 혹한에도 속살이 내비치는 낡은 치마저고리 한 벌로 일평생을 고단하게 사신 애달프고 애달픈, 꿈에도 잊지 못하는 그리운 어머니였다. 세월 앞의 모진 풍파에 시달린 고운 손길은 거북등이 되고 꽃다운 얼굴은 깊은 주름 무늬가 되어도 그래도 한사코 자식을 위하여 마지막 한 순간까지 당신의 몸을 분사한, 자식만을 생각하는 성신의 어머니였다. 살아생전 눈을 뜨고 숨을 쉰 평생의 시간들 동안 자식들의 장래를 위하여 걱정과 한숨으로 눈을 감지 못하고 생을 마감해 버린 운명의 이름이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마치 어머니가 평생을 우리와 함께 살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살아간다. 그리고는 우리 곁을 떠날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예전처럼 어머니는 늘 그냥 우리 곁에 있는 존재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사신 어머니는 아무 준비된 이별도 없이 어느 날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나신다. 우리는 살아오면서 늘 입버릇처럼 얘기한다. 살아 계실 때 부모님께 효도해야 한다고. 그러나 효도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살아 계시는 그 순간에 한 번 더 찾아뵙고, 한 번 더 성심을 다하여 보살피고 섬기며 한 번 더 냄새를 맡고, 한 번 더 같은 공간에서 호흡하는 게 진정한 효도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살아가면서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실천하지 못한 불효는 부모님이 떠나신 후에는 억겁의 통곡의 한을 남긴다는 사실을 가슴속에 담아야 할 것이다. 한 번 우리 곁을 떠나신 어머니는 우리가 죽는 그 날까지 영원히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로부터 세상의 빛을 얻어서 한 평생을 살아가면서 가슴 한켠에 그리움의 샘을 파놓고 죽는 그 날까지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해도 잊히지 않는 그 이름이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이다. 아직 생존해 계시는 어머니는 하늘이 내리신 홍복으로 더욱 지극한 효성을 다해야 할 것이고, 이미 떠나신 어머니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애틋한 마음으로 부모님을 그리는 세심정혼의 시간을 가져 봄도 좋을 듯하다. 우리는 또한 이 이름 앞에 한없이 가슴 태우며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갈 날들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으로 마음 조리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것은 곧 어머니는 죽는 그 날까지 영원히 잊히지 않는 우리들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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