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의병기념일'과 '의병제전'으로 이원화해서는 안 된다
남상태(전 재경 의령군향우회 회장/ 재경 의령군 향우회 원로회 회장)
저는 재경의령군향우회 회장(1999∼2003)으로서 2001년에 전국향우회 연합회 창립총회에서 그 동안 잠복되어 왔던 ‘의병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연합회 사업으로 추진하자고 발의하여 ‘의병의 날’ 제정에 불씨를 지폈던 사람입니다. 그로부터 10년 후에 마침내 우리 의령군민의 숙원사업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로써 의령군민만이 아닌 우리민족의 위대한 애국심을 1년에 한 번씩이라도 후세들에게 일깨워주는 큰 사업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국가기념일 ‘의병의 날’을 6월1일로 제정한 것은 호국 현충의 달, 첫 날이기도 하고 임진왜란 때 전국에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의 ‘의병 창의일’을 양력으로 정한 날입니다. 참고로 국경일인 ‘한글날’도 세종대왕께서 음력 9월 상순에 훈민정음을 반포한 날을 양력으로 10월9일을 한글날로 제정하여 기념하고 있습니다.
‘제1회 의병의 날’에 참석하신 김황식 국무총리는 의령(宜寧)을 의령(義領)이라 하면서 우리의 고향 의령이 ‘의병의 고장’임을 넌지시 표현했습니다. 저가 매년 참석해 온 ‘의병의 날’ 기념식과 축제 행사도 군민의 행사에서 국민의 행사로 차츰 바뀌어가고 있으며 행사규모나 진행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었습니다. ‘홍의장군 곽재우 생가’ ‘충익사’ ‘의병탑’ ‘의병 박물관’ ‘의병광장’ ‘홍의수련원’ ‘홍의정’ ‘의병교’(길이 89M, 너비 30M, 예산 155억원, 2015년 3월 준공예정) 등을 비롯한 의병벨트 조성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의병박물관’이 있고, 군 직제에 ‘의병문화교육과’가 있는 군은 의령뿐입니다. 의병의 날’ 제정은 30만 내외군민의 노력으로 힘겹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의병기념사업회가 “의병의 날 기념식 및 축제관련 군민의향 설문조사의 건”이라는 미명하에 군민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4월22일에 ‘의병제전 행사’를 실시하고 6월1일에는 ‘의병기념일’로 이원화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설문자가 설문지를 들고 다니면서 질문을 하게되면 설문자의 의도에 좌우되는 설문조사 자체의 공정성과 정당성을 인정 할 수 없습니다. 30만 내외 군민의 0.3%도 안 되는 방문설문조사로 ‘의병의 날’ 제정에 노력한 향우들의 의견을 묻지 않은 처사는 수긍할 수 없습니다.
전국의 의병관련 지방자치단체는 ‘의병의 날’을 자기 고장의 기념행사로 개최하거나 한 번이라도 더 정부행사를 유치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마당에, 의령군이 스스로 국가기념일 축제행사를 단순한 기념일로 축소시키는 것은 ‘의병의 날’ 주도권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에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 될 것입니다. 또 우수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의병의 날’ 기념축제의 위상이 사라져 버릴 것이며 축제지원 예산도 줄어들 것입니다. 전국체전 궁도대회가 열렸던 홍의정에서 개최하는 ‘의병의 날 궁도대회’를 예로 들어봅시다. ‘의병의 날 전국 궁도대회’가 ‘의병제전 전국 궁도대회’가 되어버리면 전국잔치가 지방잔치로 그 의미와 위상이 낮아지게 될 것입니다. 참고로 2012년 정암진전투 재현 등 다양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의병의 날 행사’는 경상남도가 18개 시·군에서 개최하는 각종 문화관광예술축제 중에서 군부(郡部) 1위라는 우수 축제로 선정되어 5,0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의령신문’(2014.11.14)은 “내외군민 통합을 흔드는 의병 제전 복원 안되게”라는 제목으로 “향우 사회의 여론을 듣는 기회를 전혀 부여하지 않았던 점과 설문조사 정당성 확보여부, 성급한 변경개최 결정의 문제점”을 적시하면서 재고를 바란다는 사설을 실었으며 ‘의령시사신문’(2014.11.1)에서도 “의병행사 기존 날짜로 되돌아가면 멍청한 짓”이라는 제목으로 “매년 4월22일 전후는 비 오고 돌풍 불며 망했던 행사, 전쟁 연상케 하는 제전보다 특화된 관광행사 발굴해야”한다는 취지의 박스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이제 농번기의 개념도 기계화되면서 바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정부행사로 돌림식으로 개최되는 ‘의병의 날’ 국가기념일 행사에 대해서는 의령군이 국가기념일 제정을 주창한 의병의 지방자치단체라는 점 등을 부각시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의병기념일행사시에도 의령의 충익사 참배를 한 후에 시행하도록 힘써야 하고, 5∼10년 주기마다 ‘의병의 날’ 행사가 의령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 하는 것이 (사)의병기념사업회가 우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기념일 ‘의병의 날’에 대해 자긍심을 더 높여야 합니다. 만약에 ‘의병제전일’로 회귀할 경우 다른 지방자치단체가 ‘의병의 날’의 중심으로 대두 될 것이며, 의병의 날을 제정한 의령의 위상은 크게 퇴색될 것입니다. 국가기념일 ‘의병의 날’은 ‘의령인의 혼’이라고 생각합니다. ‘의병’하면 ‘의령’ ‘의병의 수도’는 의령입니다. ‘의병의 날 기념행사’를 ‘의병기념일’과 ‘의병제전’으로 이원화해서는 안됩니다. 군민의 오랜 숙원이었던 결실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중하게 판단해서 우리 의령군민과 경향 각지 향우 그리고 우리의 의령 후손들이 모두 자긍심을 갖도록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