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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림초등학교 삼오(思慕)동기회 추억 여행기

정영락(의령 향토사 연구 위원·재 창원 부림초등 총동창회 회장)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3년 04월 06일













▲ 정영락
여행은 말만 들어도 들뜨고 신나는 일이지만 60년 지기 초등 동기생들끼리 2박3일 여행이라니 이건 도통 잠을 설친 사람이 한 둘이가 아닌 것 같다.


때는 3월 초순 봄빛이 좀은 조숙한 시절 새벽 여명의 찬바람을 뚫고 서울서 남행한 전세 버스는 대구와 고향 의령에서 살아가는 동기생을 태우고 가고파의 고장 마산역으로 진입한 시간이 이른 정오다. 대중 버스를 이용하여 집결지에 먼저 도착한 부산 팀은 늦게 온다고 투덜대더니 진입하는 차를 보자 반가운 맘으로 환호성이다. 원거리 마산까지 온 전국의 동기생들은 삼삼오오 즐거운 맘으로 시끌벅적하게 인사를 나눈다.


평균나이 무자생 죽죽세로 적은 나이도 아닌데 형형색색 유니폼으로 단장하고 50주년 기념행사로 가는 인생 추억을 남기기 위한 남도 기행을 나선 것이다. 잘 뚫린 고속도로를 진입하여 함안 진주를 뒤로하고 임진강 휴게소에서 재첩국은 냄새만 맡고 여수 뱃머리로 달린다. 지난해 세계 해양 박람회가 성황리에 열린 시가지를 지나 전라도 음식의 다양한 맛깔을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오찬을 하니 모두가 눈이 휘둥그레진다. 내륙 출신들이라 바다 냄새 물씬 나는 해물을 보니 맛도 보기 전에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다. 해맞이 명소로 유명한 향일암에서 모두가 남은 인생 잘 되도록 빌고 또 빌어보고 한려수도로 회항하면서 우리나라 최고 높이로 첨단의 공법으로 건설된 이순신 대교의 위용을 보니 가히 놀랄 만하다. 산업공단의 물동량을 운반하고 섬과 섬을 연결하는 관광로로 우리나라의 국력을 과시하고 있다.


봄빛이 제법 완연한 보물섬 남해는 고기잡이 그물과 마늘농사를 손보는 아낙네의 손길이 바쁘다. 맑고 잔잔한 바닷가에서 죽방 장어구이로 만찬을 하고 남해군에서 관광성 레저 명소로 조성한 힐턴 리조트에서 밤을 맞이한다. 첫날밤에 오랜만에 푸는 회포라 온갖 추억어린 만담과 노래 장기로서 밤새는 줄 모른다.


이튿날 새벽 희뿌연 물안개 가득한 호수 같은 해안을 산책하고 다랑이 마을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아름다운 다리로 유명한 연육교를 거처 국물 맛이 최고라는 삼천포 백합조개탕으로 해장을 하니 이 또한 여행의 일품이다. 세계 공룡 박람회로 유명한 고성 상족암에서 공룡 발자국 화석으로 과거를 회상해 본다. 지구 형성의 긴 세월 속에 우리도 세상에 나와서 언젠가는 가리라는 착잡한 맘으로 상념에 젖어 본다. 오면 가는 것이 인생인데 뭐가 그리 회한인가. 돌이킬 수 없는 어제는 잊고 오늘 사람답게 살다가 내일 후회 없이 가는 것이 바람직한 인생이 아닌가. 오늘 재미와 즐거움으로 보람 있게 보내야 되리라.


동양의 나폴리 통영에서 진기한 횟감으로 소주잔을 비우고 도다리 쑥국으로 점심을 하다 보니 거나한 즐거움에 기분은 다시 여행가는 맛이다.


미륵산 케이블카로 정상에 올라 한려 수도를 조망하고 남해 다도해의 절경에 취하면서 한산도를 바라보니 왜놈을 향한 충무공의 호통이 귀에 쟁쟁하고 우리 의령의 충익공 홍의장군의 기운이 이곳까지 붉게 물든다. 위대한 성웅의 얼과 숨결이 있는 충렬사에 경건한 맘으로 참배한 후 남은 인생 허무하게 살지 말자고 다짐도 해 본다.


거제로 향하니 충무대교와 등대가 우리를 환영하고 조선단지의 위용을 감상하면서 노자산 관광로를 거쳐 전망 좋은 망산 아래 자리한 대포항에 여장을 푼다. 예약된 숙소는 초등 친구들의 분위기를 파악하여 어깨동무 펜션으로 정하였단다. 회장단의 세심한 배려와 봉사로 즐거운 여행이다. 이틀간의 강행이지만 굴 구이 한 점에 나누는 소주 맛에 피곤기가 싹 가시는 모양이고 초등생답게 원 없이 놀고 싶은 맘으로 밤을 지새운다.


마지막 날 피곤기가 역력해도 여장을 챙기고 새벽찬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지락 해장국으로 속을 풀고 대포항 크루즈로 장사도 해상공원으로 향한다. 파란 물 잔잔한 파도 호수 같은 바다에 떠 있는 섬 섬 섬들이 장관이다. 장사도는 천혜의 환경에다 공직자들의 선견으로 자연 풍광을 활용하여 조성된 새로운 문화해상 공원이다. 동백나무 그늘에서 에스프레소 커피의 진한 향기를 느낄 수도 있고 한려수도의 남단에서 싱싱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며 남도 검푸른 벽파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외도는 개인이 각고의 노력 끝에 탄생시킨 산물이라면 장사도는 자칫 무인도로 방치될 섬을 잘 개발하여 자연과 함께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조성한 자치단체의 역량이기에 고향의 자연림도 개발만 잘 하면 여러 가지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해금강을 보면서 의령 출신이 경영하는 식당에서 식사를 하니 주인은 반가운 맘으로 친절하게 접빈한다. 50대 안주인은 고향을 떠나 보통 대도시로 진출하는 그 시절 30여 년 전에 이곳에서 고생하면서 오늘의 터전을 일구었다니 누구든지 어디든지 열심히 하면 남들 이상으로 보람 있는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아쉬운 인사를 뒤로하고 귀가 길에 오른다. 검푸른 옥포만을 바라보면서 김영삼 대통령 생가를 거쳐 아름답게 잘 다듬어진 바닷길를 따라 우리나라의 자랑인 거가대교로 달리더니 바다 밑 지하터널을 지나 국가산업단지를 거쳐 부산으로 간다. 아쉬움 접어두고 훗날을 기약하면서 부산 팀은 작별로 하차하고 창원을 거쳐 의령 대구 서울로 향한다.


여행은 길 따라 간다. 가다보면 희로애락이 있고 이를 잘 조절하면 더욱 가치가 있으리라. 인생도 여행처럼 살되 어려움은 극복하고 재미와 즐겁게 보람이 있도록 살아 보자.


우리 의령은 경상남도의 중심부인 내륙 지역으로 바다와는 인연이 좀 먼 곳이다. 바다는 물이 있기에 풍요롭다. 그러나 의령은 산자수려하고 낙동강 남강이 어우러져 있어 산수가 좋아 비옥한 토지에다 인물의 고장이라 불린다. 출향 인사나 고향 지킴이나 우리 동창회 하듯 변함없는 맘으로 서로 돕고 살아간다면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다.


단체는 단합과 화합이 되어야 한다. 서로를 위한 배려와 협조로서 친절 봉사정신으로 내가 좀 희생하면 더 재미있고 즐겁고 생동과 활력으로 풍요로운 인생으로 보람을 느끼며 내일의 희망으로 살아 갈 수 있다.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충분하며 산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다.


부림초등 35회 동기회는 좀 유별나다. 우리나라의 각종 동창회 활성화의 원조 격이며 의령군수가 수십 년 전부터 명예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미타산하 오지봉의 정기를 받은 동기회가 50여 년 전에 박진 낙동강 변에서 결성된 이후 매년 전국을 순회하면서 백여 명이 한결같이 참석하면서 초등 출신이나 스카이 대학 졸업생이나 모두가 자신 있게 스스럼없이 살아오면서 무한한 정을 나누고 있는 순수한 모임체다. 역대 회장단 실무진들의 사심 없는 봉사정신이 있었고 살기 바쁜데도 무조건 참여하는 친구들 모두가 주인공들로서 각종 행사와 지역 발전에 솔선수범하여 온 단체다. 남은 인생 변함없는 정으로 가는 세월 원망 말고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하여 고향을 위해 봉사도 하면서 잘 살아 가도록 하자. 또 만나서 회포 풀기 위해서…….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3년 04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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