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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약(公約)과 공약(空約)

김복근(시인‧문학박사)
편집국 기자 / 입력 : 2012년 12월 01일











▲ 김복근
사전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꾸며서 하는 말을 거짓말이라고 정의한다
.


거짓말은 파급효과에 따라 선의의 거짓말과 악의의 거짓말로 나눌 수 있다. 영국에서는 하얀 거짓말과 검은 거짓말로 나누기도 하는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회색 거짓말, 노란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등으로 진화했다. 의사가 심리치료용으로 긍정적인 말을 한다면 이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하는 선의의 거짓말이기에 하얀 거짓말로 보면 될 것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피해를 주는 말을 한다면 악의의 말로 검은 거짓말이 된다. 회색 거짓말은 하얀 거짓말과 검은 거짓말을 섞어놓은 정도의 말로 증인이 경찰이나 법관에게 거짓 증언을 하면 여기에 해당된다. 밥이 먹기 싫어 배가 아프다고 응석을 하거나, “밑지고 판다, 시집 안 간다, 일찍 죽어야지등의 말은 노란 거짓말에 해당된다. 새빨간 거짓말은 속이 환히 들여다보이는 당연한 거짓말 정도로 보면 될 것 같다.


연구에 의하면 우리 인간은 보편적으로 10분에 3번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고 하니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을 한다고 봐야 한다. 우리가 대화 속에 정말참말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거짓말의 홍수 속에서 살다보니,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이에 적응하면서 사는 것이 오히려 편해진 것 같다. 거짓말을 수용해 버리면 일상생활에서 다른 사람과 충돌할 일도 없고, 괴로워하거나 고민할 일도 줄어든다. 순간의 선택 앞에서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도덕적인 이유로 망설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과연 그렇게 해도 괜찮은 건가. 우리의 말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대선의 계절이다. 신문과 방송은 후보와 후보의 캠프에서 쏟아내는 말들을 보도하기에 여념이 없다. 반값 등록금을 발표하면, 무상교육을 제안하고, 또 한쪽에서는 무상보육을 제안한다. 이른바 복지 공약의 남발이다. 예산에 대한 준거도 마련하지 않은 채 장밋빛 공약들을 쏟아낸다. 과거사가 어떻고, 국가관이 어떻고, 준비되지 않은 후보에 대한 시비 역시 끊이지 않는다. 때로는 믿거나 말거나 그냥 해보는 소리로 들릴 때도 있다. 이른바 말의 성찬이다. 실천하기 어려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기 십상이다.


대선 후보들이 실천하지 못할 공약을 하면 무슨 색에 해당될까. 당연히 검은 거짓말이다. 표를 얻기 위해 하는 거짓말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하는 말이다.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았으니 노란 거짓말 정도로 분류하고 싶을지 모른다. 그러나 공약이 이행되지 않으면 이로 말미암아 피해를 입게 되는 사람이 나오기 십상이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었으니 당연히 검은 거짓말이 된다.


한 두 번 속은 게 아니면서도 우리는 그들의 달콤한 말에 또 다시 유혹받고 있다. 정치인은 거짓말로 먹고 산다고 할 정도로 공약을 많이 한다. 따라서 정치인의 거짓 발언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나라의 운명과 우리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다. 누가 어떤 소신과 진정성을 갖고 신뢰가 가는 말을 하는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그들의 발언에 대해 두 눈을 부릅뜨고 살핀 후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 하겠다. 임기 말만 되면 비판을 받거나 아들이 잡혀가 조사를 받는 대통령도 결국 우리가 선택한 대표가 아니던가. 우스개처럼 비판들을 하지만, 그 또한 우리 유권자의 수준일 수밖에 없다.

편집국 기자 / 입력 : 2012년 12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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