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서 의령군수에 무소속 김채용 후보가 당선되는 등 관내에서 13명을 뽑는 이번 선거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5명이나 당선돼 무소속 돌풍을 일으켰다. <관련기사 2·3·6·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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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당선자들은 지난 6월 2일 오전 의령군청 4층 대회의실에서 군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당선증을 교부받았다.
이날 교부식에서 김채용 군수 당선자는 "이번 선거 결과를 통해 군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게 됐다. 의령은 전국에서도 가장 어려운 지역이다"며 "군민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수용해 군민의 심부름꾼으로 의령의 어려움을 해결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김 군수 당선자는 "좋은 의견을 선택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군민의 성원에 힘입어 사명감을 가지고 군민의 뜻을 따라가겠다"며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는 날부터 민심 공경과 투명한 업무로 의령발전과 군민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해 의령을 전국에서 으뜸가는 군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번 5․31지방선거는 의령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만큼 사전선거운동 논란, 돈 봉투 사건, 군 의원 당선자 폭력사건 등으로 얼룩지면서 언론의 집중적인 시선을 끌어 만만치 않은 선거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5·31 지방선거 결과
이번 선거 결과 군수선거에는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하지 않고 바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채용 후보는 가장 많은 유권자가 거주하는 의령읍 지역 투표함이 열리자 당초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이라는 접전예상과는 달리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에 성공했다.
개표 결과 의령은 경남도내에서 가장 투표율이 높은 81.5%를 기록했다. 김 당선자는 전체 유효표 2만1천742표 중 1만582표(48.67%)를 획득해 1천666표 차이로 현직 군수인 한나라당 한우상 후보를 누르고 민선 4기 군수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한우상 후보는 8천916(41.01%)표를, 박민웅 후보는 1천534(7.06%)표를 얻는데 그쳤다.
경상남도의회의원 제1선거구(의령읍, 가례면, 칠곡면, 대의면, 화정면, 용덕면)에서는 한나라당 김진옥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이로 당선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유효표 1만1천861표 중 6천70(51.18%)표를 받아 717표의 차이로 당선됐다. 군수선거 못지 않게 최대 접전지였던 제2선거구(정곡면, 지정면, 낙서면, 부림면, 봉수면, 궁류면, 유곡면)에서는 무소속 권태우 후보가 부림면의 압승으로 유효표 9천879표 중 5천279(53.44%)표를 획득해 4천238(42.90%)표를 획득한 남기청 후보를 1천41표 차이로 누루고 당선되는 등 무소속 이변이 속출했다.
또 의령군의회의원 '가'선거구(의령읍, 용덕면)에서는 한나라당 양재수·이창섭·제훈 후보가, '나'선거구(가례면, 칠곡면, 대의면, 화정면)에서는 한나라당 강성문 후보, 무소속 김종화 후보가, '다선거구(정곡면, 지정면, 궁류면, 유곡면)에서는 한나라당 손태영 후보, 무소속 박문환 후보가 '라'선거구(낙서면, 부림면, 봉수면)에서는 한나라당 김안수 후보, 무소속 김규찬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또 군의원 비레대표에는 한나라당 오연이 후보가 당선됐다.
사건에 얼룩진 선거
의령군 선거는 초반에 인물론과 행정마인드를 내세우며 쟁점공방을 벌이다 중반이후 상대후보 흠집내기로 변질되고 '사전선거운동', '돈 봉투'사건 등이 겹쳐 발생해 유례 없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특히 선거이후에는 '군 의원 당선자의 폭력사건' 마저 발생해 심각한 선거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선거 중반까지는 한우상 후보의 '사전선거운동'(본보 158호 5월26일 1면 보도) 공방전에 이어 5월 26일 '한나라당을 찍어달라'며 유권자에게 돈을 전달한 강모(54·유곡)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한우상 후보측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읍·면 지역을 돌며 연일 유세차량 방송으로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섰으며 김채용 후보측에서는 충절의 고향 의령이 금권선거로 자존심에 먹칠을 했다며 마지막 의령장날인 5월 28일 삭발을 통해 '돈 선거 심판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선거이후에도 의령은 선거의 후유증이 가시기도 전에 현직 구의원이 타 후보를 지지하면서 자신을 험담한다는 이유로 면사무소 직원과 민원인을 폭행해 의령의 자존심에 또 한번 얼룩이 졌다.
문제점과 향후 전망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지역임에도 무소속 후보가 군수에 당선되는 등 무소속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으며 인근 함안에서도 무소속 출신이 군수로 당선됨에 따라 한나라당을 머쓱하게 했다.
일부 지역민들은 "김영덕 국회의원(의령·함안·합천) 지역구 3군데 중 2곳을 내준데다 합천에서는 도의원 선거 2곳 모두 무소속에 내줌으로 지역 기반자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평하고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채용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향후 정치적 행보와 행정적 발전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남의 경우 국회의원,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대부분의 기초단체장이 한나라당 후보들이 당선 됐지만 의령은 무소속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전략적 정치 행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단체장과 국회의원간의 양분 현상이 지역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김 당선자가 그동안 선거공략으로 내세운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의령의 발전 방향에 군민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 "새로운 의령을 갈망하는 군민들의 바람처럼 초심을 잃지 않는 군민들의 멋진 일꾼이 되겠다"고 말하고 있어 부산 백스코 소싸움 초청경기, 자굴산 골프장조성 등 현재 진행 중인 대형프로젝트사업의 재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선거를 통해 수장이 바뀌게 돼 공직사회에서도 공무원의 줄서기, 사회·관변단체장의 인적재구성 등으로 지역사회는 폭풍전야의 긴장에 휩싸이고 인사이후 후폭풍이 예상되기도 한다.
군의회 의장단 구성
지난달 31일 4대 지방선거가 끝남에 따라 오는 7월 1일부터 제5대 의령군의회 임기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전반기 원 구성을 앞두고 의장선거를 겨냥한 당선자들의 물밑조정이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더군다나 지방선거를 통해 10명의 군 의원 중 한나라당이 7석을 석권함에 따라 5대 전반기 원 구성은 한나라당 소속 당선자간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예상된다.
또한 10명의 군 의원 당선자 가운데 현역 재선의원들의 입지가 어느 때보다 확고한데다 초선 의원의 발빠른 움직임이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재선의원은 선수(選數) 논리를 내세우는 반면 초선의원은 오랜 정당생활 등 정치적 경륜을 내세워 자신이 전반기 의회를 이끌 적임자라는 주장을 펼치는 물밑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13명의 4대 의회구성원이 10명으로 줄어든 가운데 상임위원회별로 나누기보다 모두 함께 모여 지역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 상임위원회의 폐지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