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현상과 사물을 통해 내면의식 선명하게 그려내 정격 단수시조의 묘미와 격조를 잘 살려내고 있다
마지막 잎새마저/ 겨울새로 떠나가고/ 안으로 살이 찌는/ 하아얀 함묵의 계절/ 심중에/ 청산을 빚어/ 먹빛 하늘 받쳐 섰다. <시조 동목(冬木) 전문>
의령 출신의 김사균 시조시인이 제23회 한국시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6일 한국시조문학상 운영위원회 김영덕 사무국장은 심사위원 전원의 의견일치로 이같이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시조문학상은 지난 60년 창간된 국내 유일의 시조전문잡지인 시조문학이 지난 83년 제정해 한국시조문학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이번 수상의 대상은 `달은 동으로 지고'라는 평시조 단수 시조집이다. <본보 9월30일자 제142호 8면 보도> 심사평에서 심사위원들은 “김 시인은 자연 현상과 사물을 통해 내면의식을 선명하게 이미지화한 100여 편의 작품들에서 정격 단수시조의 묘미와 격조를 잘 살려내고 있다”며 “특히 `동목(冬木)' `소명(召命)' `낙엽(1)' `낙엽(2)' `자국' `사월의 풀꽃' `봄비' `이슬' `추산(秋山)' `반구정(伴鷗亭)' `산사소경(山寺小景)' 등은 김 시인만의 개성적 시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라고 하겠다”고 말했다.
또 심사위원들은 “김 시인의 시조는 주정과 주지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지성과 감성이 잘 조화된 작품들로서 색감의 대조를 통한 역동적인 시풍을 드러내, 이미 장중한 하나의 시세계를 이루고 있으며, 시상의 전개가 확장된 사유의 공간에서 자연스런 질서를 이루어 잘 정돈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수상소감에서 “평시조 단수를 고집하는 이유는 시조의 원형인 단수를 계승 발전시키고, 단수로써 자유시와 변별력을 높이고, 현대인의 다양한 체험이나 복잡한 감정생활을 능히 시화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며 “이승에서 사람으로 살았다는 흔적으로 오래도록 아끼고 사랑할 시조집 한 권을 남기고 싶었다. 시는 곧 창조된 또 다른 나이며, 불완전한 내가 완전에로 성숙하는 과정의 자화상이다”고 말했다.
수상대상은 창작경력 10년 내외의 시조시인으로 매년 8월말까지의 발표작이며 이번 심사평, 수상소감 등은 계간 `시조문학'에 게재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10일 서울 동숭동 흥사단 대강당에서 열린다. <유종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