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杏村 사랑방> 기다리는 마음(혼돈)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07일
우리에게 성큼 다가온 디지털 생활 문화는 정보통신, 생활디자인, 사이버인터넷, 벤처 등으로 우리의 전통적 가족구성이나 주거형태를 이끌어 가는데 어려움, 특히 초봄부터 사계에 따라 시행해야하는 농경계획 등에 대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획일적 선진 외국문물이 우리의 전통적 토양에 여과될 겨를도 없이 숨가쁘게 들어오면서 난무하는 각종 생소한 디지털 생활용어로 인해 그저 우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그 순화기능이 마비되면서 겪는 온갖 시행착오 속에 미풍양속을 해치고 농가부채만 가중시키는 현실을 지켜보고 있는 꼴이 되었다.
도대체 디지털 생활문화란 무엇이며 생활디자인, 사이버인터넷, 벤처 하는 것들은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는데도 어느 누구하나 시원하게 설명해주는 이들이 없다. 소위 '제법무아(諸法無我)' '제법실상(諸法實相)' 등 동양사상을 이해하지 못한 채 하루살이 식자가 외래의 디지털 생활용어들을 유행어처럼 가져와 아무렇게나 써먹었다면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그것들을 알려주기란 매우 난감한 현실임에는 분명하다.
솔직히 필자는 그것들의 깊은 뜻은 잘 모른다. 그러나 그것들에 대한 필자의 궁색한 짐작은 우선 생활 향상이라는 선진 삶을 위해 존재하는 사회문화, 정치, 경제, 가족 등에 대한 개념체계쯤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특히 농경사회에서의 디지털 생활문화란 경로효친(敬老孝親)적 전통 생활윤리규범의 정신문화가 아니라 숫자가 모든 것을 알려주는 외래의 계량적 물질문화를 말한다.
이전에는 우리의 조선들은 별을 보고 풍년과 흉년의 점을 치고, 달을 보고 농경설계를 했으며, 사계절후에 맞추어 곡식의 씨를 뿌리고 수확했으며, 관혼상제를 비롯한 각종 길흉사 등을 마을 '두레'에 의해 해결해왔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온도나 풍량을 임의로 조작, 계절을 뛰어넘어 씨 뿌리고 수확하며 고소득 특작물의 재배 역시 투기(벤처),즉 숫자 노름되고 있다. 이것은 전래의 생활규범보다 한탕. 편의. 제일주의를 추구하는 행위로서 디지털 생활문화라 할 것이다.
오천년의 뿌리 깊은 농경사회의 전통문화는 우리 민족정서의 바탕임으로 우리가 이 땅에 사는 한 저버릴 수 없는 생활양식이란 사실과 거기에 수반해온 벼, 대맥의 경작이 아직도 주종이란 현실을 지나칠 수는 없는 것이다. 경륜과 젊은 노동력이 조화된 가족형태의 마을 두레만이 농촌을 살리는 길이라 할 것이다.
생활디자인이란 따지고 보면 결국 삶의 행위이므로 주거문화 개선을 위한 주택을 새로 짓는다 했을 때 디지털디자인 일변도가 아닌, 농경활동의 조건을 만족케 하는 디자인이 우선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인터넷이란 전자매체로 브라운관을 통해 정보교환 및 산업에 이용한다고 보았을 때는 소중한 일꾼이 되겠으나 벤처란 게임산업 개념으로는 배제하는 것이 좋겠다.벤처란 투기란 말이고 이는 곧 도박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TV 등 각 보도매체는 농경정보가 거의 없는 반면, 무슨 펀드, 투신사, 벤처타운, 러브호텔, 모 양의 비디오 등으로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수십, 수 천억원의 돈이 난무하고 증권투자로 , 그리고 종사자의 일확천금 수익을 보도한다. 뿐만 아니라 금융부실, 공적자금 J씨 검.정.관계 로비, 구조조정위기, 의약분업 땜질 등 이해도 안 될 뿐 농경인에게는 백해무익의 혼돈일 뿐이다.
이제 TV를 끄자.마을회관을 도박 없는 옛 사랑방으로 두레를 부활하는 길만이 살길이라 생각된다. |
백한이계관시인 기자 /  입력 : 2001년 02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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