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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퇴계의 가례동천 화장하기)
안명영(전 의령고 교감)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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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명영(전 의령고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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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령읍에서 대의길로 五리 정도 가면, 가례복지회관 맞은편 마을 입구에 오석을 다듬어 세우고, 〈가례동천〉으로 새긴 글자에 흰 물감으로 선명하게 화장하였다. 다른 하나는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 숨은 듯 자연석에 〈退溪李滉先生遺墟地入口〉라는 세월을 머금은 글씨이다. 돌보는 손길을 비교하는 명확한 기준이 되고 있다. 골목길 들어서면 온통 벽화로 장식된 넓은 주차장이 나오고, 동제를 지내는 공간 혹은 보호나 주의가 필요한 곳임을 알리는 새끼줄이 쳐졌고, 그 안의 비스듬 바위면에 嘉禮洞天(가례동천)을 겨우 판독할 수 있다. 바위면은 가로 360cm, 세로 240cm 정도, 글자가 차지하는 크기는 가로 226cm, 세로 30∼45cm이다. 우에서 좌로 〈嘉〉는 가로 33cm 세로 45cm이고, 〈禮〉와 〈洞〉 사이 세로로 바위틈이 넓어졌고, 음각이 마모되어 윤곽이 흐릿하다. 특히 〈天〉은 이미 돋보기로 식별이 어려운 상태이다. 이대로 무심한 시간 속에 남겨지면 사람의 시력에서 벗어나고 급기야 기억 속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오래 전 가례동천을 새긴 바위 앞에 흘러내리는 물이 소(沼)를 이루고, 가덕산이 밀려 내려 메웠다. 마을 앞 백계천은 자굴산 보리사의 쌀 씻는 뜨물로 개천이 희게 되어 붙인 이름이며, 동네 아래 냇가에 〈백암〉이라는 바위가 있고 주변을 〈흰들〉이라 한다.
퇴계(1501∽1570)는 21세에 허씨부인을 아내로 맞았는데, 항상 친구로 대하듯 하였고, 처가는 칠곡면 도산마을이다. 초기에 퇴계 고향과 연관하여 小陶山(소도산)으로 불리었단다. 선생은 처가에 자주 들러 지역 선비들과 교유하는 한편, 때때로 낚시하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바위에 嘉禮洞天이라는 친필을 남겼다. 허씨부인은 준과 채를 두고 결혼 6년 만에 숨을 거두었다. 무덤은 영주에 보존되고 嘉禮洞天이란 친필이 남아 있다. 시집가면 친정 동네를 택호로 사용된 것이 아닐까! 채는 외할아버지 농사일 감독하며 농사꾼으로 자라 21세에 정혼하고 혼례를 올리지 못한 채 급사하였다. 채의 무덤은 가매장 했다가 사후 10년 외할아버지 선산에 이장, 의령 무하리 고망봉 산기슭에 묻혔다 전해온다.
고려시대는 남녀 차별 없고 유산도 공평하게 분배되었다. 조선초기 제사를 아들과 딸 돌아가며 모시다가 차츰 제사와 유산분배가 아들 중심에서 장남 위주로 되면서 남존여비 사회로 변하게 된다. 조선 초기 태종, 세종, 세조는 장자가 아니었다. 분재기에 의하면 퇴계가 남긴 땅은 약 36만 3542평 정도, 대략 250~300명 안팎의 노비를 보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전처와 후처가 친정에서 가져온 의령·영천·풍산의 토지 덕분에 가산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두 번째 부인은 안동 권씨로 권질의 딸이다. 채가 의령에 남은 것은 어머니 몫의 토지를 관리하기 위함이 아닐까?
선생은 생과부가 된 며느리를 친정으로 돌려보냈다. 한양 가다 민가에 하룻밤 유하게 되고, 반찬도 입맛에 맞고, 아침에 내어오는 족의는 발에 잘 맞아 한때 며느리였던 여인일 것이라는 야담이 전해오고 있다. 嘉禮洞天을 보고 있으면, 선생 말씀이 들리는 듯하고, 부인을 친구처럼, 과부 며느리를 풀어주는 것에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 보는 듯하다.
嘉禮洞天은 가로 또는 막힘 획이 많아 물기가 흘러내리지 않고, 먼지가 쌓여 풍화작용으로 검은색이 짙어져 읽기 어렵다. 옆에 〈가례동천〉의 설명문을 국·한문으로 2003년 8월 대리석에 새겼고, 〈…무심한 세월이 흐르면서…〉 군데군데 한자 단어에 얼룩으로 읽을 수 없다. 하물며 470여년전 가럐동천은 바위색이라 구별이 어렵다. 벽화 속 노인은 두 손으로 책을 멀찍히 펴고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읽을 수 있게 그때 글씨대로 화장하는 것 우리 의무가 아닐까. 조금의 관심은 큰 감동을 줄 것이다! ※ 안명영 花水木山人, 젊은날 전국일주 무전여행 |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  입력 : 2026년 0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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