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령문화원이 주체·주관한 행사, ‘덕곡에 매화를 꽃피우다’가 지난 10월 22일 오전 10시에 의령 덕곡서원에서 개최됐다.
2025년 우리 고장 국가유산 활용사업에 선정돼 지난 4월 26일 첫 행사를 진행했다. 이는 퇴계 이황 선생을 연계한 선비 문화 체험으로 선생이 사랑했던 ‘매화’라는 상징물을 전통놀이에 접목해 재미있게 놀면서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행사는 10회 마지막 행사로 진해문화원의 임원진과 직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처음으로 다른 지역민의 참여가 이루어졌다. 기자도 이 행사를 알아보고자 동행 취재를 했다.
먼저, 1부 순서는 안동 ‘도산선비문화수련원’ 도종석 지도위원이 진행했다. 덕곡서원 강당 툇마루에서 도포를 입고 옷고름 매기, 사대 매기, 유건 쓰기를 배웠다. 이어 툇마루에 앉아 덕곡서원의 역사와 퇴계 선생의 일생과 사상에 관한 강론을 들었다. 중간중간 퀴즈 타임에 선물이 걸려 있어 강론에 몰입감이 높았다.
덕곡서원은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654년에 건립되었다. 선생은 의령의 가례가 처가인 연고로 의령을 자주 출입하며 지역 선비들과 교류하였다. 뒷날 선생을 흠모한 유림들이 의논을 모아 민관합동으로 서원을 창건하게 되었다. 경남에서는 퇴계 선생을 단독으로 향사하는 유일한 서원이다.
강론의 후반부는 자신의 호와 좌우명을 짓고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참여자들은 시종일관 밝고 열정적인 태도로 임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고 기다린다” “자치(自治), 스스로를 다스린다” 등 발표도 적극적이었다.
2부 순서는 강론에서 배운 퇴계 선생의 철학과 가르침을 재미있는 게임을 통해 몸으로 체화하는 시간이다. 먼저, 앞서 지은 자신의 호와 좌우명을 넣어 ‘슈링클스 키링’을 만들었다.
드디어 재미있는 게임 시간! 매화 빙고 놀이다. 가위바위보로 홍매화·백매화 팀으로 나누고 팀별 색깔 티셔츠를 입은 뒤 보물찾기에 돌입한다. 벽, 지붕, 돌 틈에 숨긴 보물 종이를 찾아내고 종이에 적힌 퀴즈(강론 내용)를 푸는 재미가 쏠쏠하다. ‘德(덕)’, ‘退溪 李滉(퇴계 이황) 한자의 획수로 자물쇠를 여는 게임도 재미있다. 획수를 여러 번 적어 보면서 앞서 배운 퇴계 선생의 ‘경(敬)사상’, ‘소원선인다(所員善人多)’의 철학을 되새기게 된다.
본격적인 빙고 게임은 전통놀이로 가름한다. 제기차기, 딱지치기, 고리 걸기, 가위바위보를 통해 획득한 매화스티커를 한 줄로 나란히 붙이면 이긴다. 서로 단결하고 협동하며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최종 승리는 백매화 팀에 돌아갔다. 하지만 게임의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 모두들 흔쾌히 승복했다.
진해문화원에서 오신 강수찬 수필가는 “여러 군데 인문학 기행을 많이 다닙니다. 이번 행사는 프로그램 내용도 좋고 재미있어서 앞으로 이런 기회가 있으면 안 빠지고 참여하고 싶어요. 도포를 입어보는 것도 좋고 특히, 2부에 신·구 세대가 어우러져 한바탕 노는 분위기가 상당히 좋았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2부 순서의 마무리는 ‘백암환경단속반’이 되어 보기다. 분홍색 만보기를 차고 백암정 퇴계 역사·문화 탐방로(‘퇴계선생 처갓집 가는길’)를 걸으며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자연보호활동)을 병행한다. 천천히 데크 길을 걷다 보면 물가에 노니는 오리 떼, 왜가리, 백로를 만나기도 한다. 자연을 사랑한 퇴계 선생의 정신을 실천해 보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의령문화원 강신군 원장은 취임사에서 신·구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으로 군민에게 다가가겠다는 다짐을 피력한 바 있다. ‘덕곡에 매화를 꽃피우다’는 그런 의미에서 성공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업을 다른 지역까지 연계해 지평을 넓힌 일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강신군 원장은“이 사업은 아름답게 갈무리됐지만 조만간 ‘덕곡서원 보존회’를 결성해 덕곡서원의 전통과 퇴계 이황 선생의 사상을 널리 알리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예정입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허미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