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유족들이 염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날의 역사를 하나하나 매듭지어 갈 때 그 매듭은 미래를 향해 내딛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4·26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가는 미래 세대에게 생명 희망 통합의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지난 4월 26일 궁류면 평촌리 9번지 일원 의령4·26추모공원에서 진행된 제 2회 의령4·26위령제 추모사에서 오태완 군수가 이같이 말했다.
이어 김성희 경남도경찰청장이 나섰다. ‘유가족께 드리는 말씀’에서 그는 “경찰은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제대로 된 사과 말을 전하지 못했습니다”라며 “더 늦기 전에 유가족과 그날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분께 사죄드립니다”라고 했다.
김 청장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단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유가족에게 나아갔다. 류영환 유가족 회장이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맞이하며 그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줬다. (사진) 유가족들은 “오래 묵은 한이 조금이나마 풀리는 것 같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유가족들은 “사건 희생자 명예 회복, 부상자 지원, 위령제 지원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 추진에 대하여 경찰에서도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하기도 하였다.
특별법 제정은 의령군과 의령군의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의령군민과 향우들이 하나 되어 각자가 힘닿는 데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다. 경찰도 힘을 보태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그래야 사과의 진정성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위령탑 건립은 처음부터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2018년 위령탑 건립과 관련하여 전병태 추진위원장은 기자와의 만남에서 “사건 직후 예산이 조금 있어서 장소를 정해 위령비를 세우려고 했으나 유족 내부의 이견이 표출되어 좌절되었다”며 “이제 내 몸을 움직일 수 있을 때 위령비를 세우고 죽어야 한이 없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2018년 9월 전병태를 위원장으로 건립추진위를 구성하고 전 위원장이 의령군 내를 직접 택시나 버스를 타고 다니며 2019년 2월까지 3천500명의 서명을 받아 의령군 등 관계요로에 제출하여 위령비 건립을 위한 불씨를 살렸다.
이 같은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뜻에서 의령신문은 2019년 ‘함께 만드는 지역 공동체’ 궁류면 편에서 “‘총기난동 위령비 세워야’ 총론은 같이 하지만… ”라며 “추진위 재구성 및 이해 당사자 의견수렴 문제 등 각론 이견에 대해 향후 조정 거쳐 추진과제 남겨”라고 기획기사를 통하여 위령비 건립의 필요성과 추진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12월 17일 마침내 오태완 군수는 당시 국무총리 등 관계요로에 궁류 사건 관련 위령비 건립 필요성을 설명하고 국비 지원 약속을 받아 냄으로서 본격적으로 위령비 건립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22년 10월 31일 궁류 사건 희생자 추모공원 조성사업 추진위원회 1차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배병순(당시 90세) 할머니는 40년 만에 처음 꺼내 본 말이라며 그날의 기억을 회상했다. 어르신은 “억장 무너지는 40년을 지나 오늘까지 왔다. 군수님이 나서 공간도 마련해주고 제를 지내 준다니 감격스러울 따름”이라며 “영감도 하늘나라에서 흐뭇하게 볼 수 있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에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2022년 9월 6일 행정안전부로부터 7억 원의 특별교부세가 확정 되었다.
2022년 9월 19일 2022년 민선8기 의령군 군민평가단회의서 공약사업으로 궁류 사건 추모공원 조성사업이 확정됐다. 2023년 5월 26일 제 278회 의령군의회 임시회에서 4·26추모공원사업비로 20억 원이 원안 통과됐다. 2024년 4월 26일 이전에 위령비를 건립하고 첫 번째 위령제를 올렸고 지난 4월 26일 ‘의령 4·26 추모공원’ 준공식과 두 번째 위령제를 올렸다.
특별법 제정 움직임은 권원만 도의원이 신호탄을 먼저 쏘아 올렸다. 지난 2024년 9월 4일 열린 제 417차 경남도의회 임시회에서 ‘궁류사건 특별법’ 제정 건의를 대표발의 하여 추진한 건의서가 정부 관련 기관에 전달됐다. 권 의원은 2024년 10월 22일 제 418회 경남도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궁류사건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경남도의 적극 행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추모공원이 준공된 시점에 우 순경 사건을 공식적으로 세상에 알린 당시 경남신문 장혁두(현 의령군노인회 회장)기자에 대한 내용과 사고 수습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단체에 대해 언급하는 의견도 있다.
이날 행사에 희생자 유가족, 오태완 의령군수, 김규찬 군의회 의장, 권원만 도의원, 김성희 경남경찰청장, 의령군의회 오민자 부의장을 비롯한 군 의원 전원과 경상남도 행정국장, 의령교육지원청 권순희 교육장, 궁류면 민 그리고 각 사회단체에서 참석했다. 전재훈 기자
|
 |
|
ⓒ 의령신문 |
|
|
 |
|
ⓒ 의령신문 |
|
|
 |
|
ⓒ 의령신문 |
|
|
 |
|
ⓒ 의령신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