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6일 ‘제13회 의령 사랑나눔음악회’에서 의령중 밴드(URMB) 보컬인 이 학교 허주승 교사가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를 거침없이 불러 제치자 기다렸다는 듯이 환호성이 객석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제13회 의령 사랑나눔음악회’가 지난 10월 16일 의병문화체육관에서 열렸다. 의령교육지원청이 주최하고, 의령두레예술단이 주관하고, 의령군청 (사)의령군장학회가 후원했다.
권순희 의령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초대의 글에서 “그동안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10개 동아리의 연주는 ‘음악으로 행복한 의령교육 공동체’라는 음악회의 슬로건처럼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과 행복을 전해줄 것입니다”라고 했다.
오태완 의령군수는 축사에서 “작지만 내실이 알찬 문화예술교육을 통하여 경쟁이라는 단어보다 협동, 공유, 상생이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훌륭한 어른이 되길 기원합니다. 의령군은 장학회를 통해 방과후학교 두레오케스트라 지원을 매년 하고 있으며, 청소년들이 밝고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오전에는 의령 관내 전 유,초,중학교가 참여하는 의령 두레예술단의 ‘제13회 의령 사랑나눔음악회’가 진행되었다. 의령 두레예술단은 교육지원청, 지자체 등의 지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관내 유,초,중학교의 오케스트라, 울림북, 합창, 밴드, 가야금연주단의 연합을 말한다. 두레예술단의 구성원들이 각각의 분야에서 1년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행사로, 이날 행사에는 900여 명의 학생, 학부모, 지역민이 참여하여 학생들이 들려주는 아름다운 음악 선율을 함께 하였다.
식전 행사로 의령여중 북놀이반의 ‘법고’가 공연됐다.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의 결의와 리더십, 그리고 의병들의 희생정신을 표현하며 전쟁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았던 그들의 정신을 기렸다고 했다.
1부에서는 부림초 가야금병창단의 ‘복숭아꽃·통영 개타령·너영나영·아리랑’, 지정중 정곡중 25현가야금합주단의 ‘인연·제주도 푸른밤’, 의령유치원의 합창 ‘아빠는 엄마를 좋아해’ 외 1곡, 신반중 미타합창단의 ‘아름다운 나라’, 용덕초 용덕빅(BIG)밴드의 ‘전래동요 메들리·에잇(Eight)·시작’, 의령중 밴드(URMB)의 ‘캐논(락 버전)·나는 나비’ 공연이 이어졌다.
반복적이고 간단한 노랫말로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 곡을 재미있게 편곡하여 만들었다는 의령유치원의 ‘아빠는 엄마를 좋아해’ 막내 유아합창단에게는 합창 소리와 앙증맞은 동작에 감동한 관객들이 웃음과 사랑의 박수를 아낌없이 보냈다. 용덕초 빅(BIG) 밴드 보컬로 4학년 주의신 학생이 작은 키에도 당당하게 등장하자 사회자마저 ‘보컬 맞느냐’고 묻기도 했다.
의령중 밴드의 순서에서는 이 학교 허주승 교사가 보컬로 깜짝 등장하여 윤도현 밴드의 ‘나는 나비’로 우리들의 삶에서도 지치고 힘들 수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나비와 같이 아름답게 날아오를 수 있는 희망의 메시지를 드럼 김동현·건반 오재영·베이스 최은유 안도경 심규찬 박예한·일렉기타 정우석 박희찬 황우진 밴드의 리얼 사운드에 실어 객석 너머까지 던지자 락밴드의 리얼 사운드에 감전돼 춤추는 바닷가 모래처럼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외치는 환호성이 객석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행사의 절정에 이른 이 순간 “앙코르”가 터져 나왔다. 애석하게도 앙코르는 시간 관계상 실현되지 못했다.
2부에서는 지정초 정곡초 낙서초 봉수분교 궁류분교 등 동부두레울림북의 ‘진군의 북소리’, 화정초 가례초 대의초 칠곡초 남산초 등 서부두레오케스트라의 ‘고장난 벽시계·아모르 파티’, 의령초 의령중 의령여중 등 의령윈드오케스트라의 ‘나팔수의 휴일·지혜의 바다 공연이 이어졌다.
의령윈드오케스트라의 ‘지혜의 바다’는 이날 마지막 공연으로 진행됐다. 작곡가 시미즈 다이스케는 인상에 남았던 바다를 이미지화 했다고 한다. 곡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은 마치 우리 인간에게 큰 힘(지혜)를 안겨주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며, 바다의 힘과 아름다움의 양면성이 대조적으로 나타나는 곡이라고 한다. 역시 의령두레예술단의 ‘맏형’다운 선곡이자 합주였다.
의령윈드오케스트라는 의령초 의령중 의령여중 학생으로 구성돼 특이하다. 의령초를 매개로 하여 이 학교 재학생 및 이 학교 졸업생을 아울러 음악으로 지역 인적 연대의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이러한 점은 지정중 정곡중 가여금합주단에 평생교육 수강생 박혜진 진혜솜 류수진의 참여도 빼놓을 수 없다. 이날 사회자는 “우리만 듣고 보기엔 아쉽다. 이 정도의 실력과 연주면 여러 사람이 듣고 볼 수 있도록 공연해도 되겠다”라는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이어서 오후에는 가례초, 대의초, 화정초, 용덕초의 학부모회가 중심이 되어 의병문화체육관 야외 공간에서 ‘2024. 학부모 나눔 장터’가 계속 되었다. 행사기획, 주제선정, 준비, 부스운영까지 행사의 전 과정을 각 학교의 학부모회가 중심이 되어 준비된 이날 행사에는 아나바다 장터는 물론 다양한 체험활동들을 학생들에게 제공하였다. 특히, 관내 작은학교의 홍보를 위한 공간도 마련되어 행사에 참여한 100여 명의 의령유치원 원생과 학부모들에게 각 학교의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소개할 수 있는 장이 되었다.
권순희 교육장은 “아름다운 음악회를 준비한 학생과 선생님, 나눔장터를 준비해 준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우리 의령의 학생들이 삶과 배움과 꿈이 어우러져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유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