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이 아름답다' 주제로 참여한 학생 모두가 주인공 돼
“내가 학교를 댕길 때는 모내기철이 되면 오전에는 수업하고 오후에는 모내기를 했으요. 요즘에는 모내기를 하몬 기계로 다하지만은 그때는 손으로 했거렁. 그때 모내기 품삯 받아가 저∼ 합천 해인사로 수학여행을 갔었지. 이상!” “휘이익∼ 와아∼” 화정중학교 화정제에 조영규씨가 학부모 대표로 `알뜰한 수학여행'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5분도 채 되지 않아 이야기가 끝이 났다.
지난 17일 의령중학교 화정분교장(교장 박승복)에서는 학생들뿐 아니라 지역주민 모두가 주인공인 화정제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주제로 10번째 문을 열었다.
오전 9시 전교생 33명과 학부모, 교사 등이 화정중학교 음악실을 강당 삼아 모였다. 한 학년에 많아야 13명 학생들이지만 그렇기에 그들은 모두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이 행사는 그저 보는 행사가 아니라 모두가 직접 출연하고, 자기 순서가 끝나기 바쁘게 돌아와 선배나 후배, 부모님들에게 박수를 보내주는 자리였다.
이날 화정제에는 영남농악의 풍물연주를 시작으로 함안문인협회 시인들의 시낭송, 학부모의 이야기대회, 피아노 연주, 학생들이 직접 준비한 마술쇼, 학술발표, 악기연주, 교사들이 준비한 촌극 등 모두가 어우러지는 자리가 됐다.
또 학예발표회와 더불어 학교 복도에는 전교생이 지난 1년 동안 제작한 도자기, 나무를 이용한 모빌, 솟대, 압화 등 400여개의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특히 전시장 한 곳에는 이순일 교사가 지난 20여년전 제자들에게 받은 편지를 전시해 당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유진(1년)양은 “학예발표회를 준비하면서 더 많이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고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의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또 이순일 교사는 “도시의 큰 학교에서는 이룰 수 없는 전인 교육의 실현이 자연 속의 농촌 작은 학교에서부터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화정제를 준비했다”며 “작은 학교가 아름답다는 말을 실현하기 위해 더 많은 교육 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