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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자연·좋은 이웃과 함께 잘살고 있는 내 삶이 참 근사합니다!

의령 귀촌 강순태 사진작가 마산 합포구 갤러리 ET에서
‛HELLO, 천상골’ 사진전 열어 이전의 어두운 이미지와
다른∼ 반려견과 함께 하는 평온한 하루의 일상을 담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18일
‛HELLO, 천상골’ 풍경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마산 합포구 동서북 14길 24 갤러리 ET에서 강순태 사진작가를 만났다. 강순태 작가는 현재 의령에 귀촌하여 의령 예술촌 사진 분과회 분과장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 매주 의령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진반 강의를 맡고 있다.


ⓒ 의령신문
 안녕? 하고 세상에 인사하는 느낌이다. 사진 속 풍경은 고요하다. 마치 진공상태인 듯하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언덕길 위에서 자신의 그림자와 반려견을 찍고 있다. 한가하고 조용한 시간! 평화롭다.

Q: 이 사진을 ‛포스트’로 한 이유가 있을까요?
강순태(작가): 이번 사진전은 의령 천상골에서 반려견 니로와의 하루 일상을 사계절에 담은 풍경전입니다. 이 사진에 다 담겨 있죠. 아름다운 자연과 나와 니로 그리고 평온함! 요즘 그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Q: 그림자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왜 그림자죠?
강순태(작가):내가 나를 찍을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그림자로 나를 표현한 거죠. 그림자는 알 수가 없어요. 그래서 무한히 의미가 확장될 수 있습니다.


ⓒ 의령신문
 
Q: 이 사진은 선생님 모습이 유독 긴 그림자로 표현이 되었네요?
강순태(작가): 뭉게구름이 흐르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홀로 긴 그림자로 서 있죠. 고독? 외 로움? 그림자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시간이 길다는 뜻이죠. 누군가에 대한 그리 움? 기다림? 누군가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다? 그런데 꼭 사람이 아닐 수 있죠 무언가에 대한 그리움이고 기다림일 수 있겠죠.

Q: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어떤 계기로 사진을 찍게 되셨나요?
강순태(작가): 집에 아버지 사진이 많았어요. 아버지는 자유롭게 사신 분이죠. 그런데 일찍 돌 아가셨어요. 고등학교 2학년 때.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사진으로만 남아 있어 요.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 자연스럽게 사진으로 연결되었어요. 1982년 대학에 입학해서 장학금을 받았는데 그걸로 카메라를 샀어요. 당시 ‛월간사진’이라는 잡지가 있었는데 그 책을 보면서 혼자 공부했어요. 사진 찍고 현상하고 계속...

Q: 첫 사진 기억나세요?
강순태(작가): 진주성을 찍었어요. ‛어, 내가 본 게 찍혀 있네?’ 했어요. 신기했죠.



ⓒ 의령신문
 
Q: 능소화네요? 주황색이 참 예뻐요. 더운 여름에 활력을 주는 꽃인 것 같아요.
강순태(작가): 능소화(凌霄花)! 능은 넘어선다는 의미고 소는 하늘을 뜻하니 ‛하늘을 향해 높이 오르는 꽃’이라 할까요?

Q: 전설에 따르면 옛날 궁궐에 ‛소화’라는 고운 자태의 궁녀가 있었대요. 하룻밤 임금님의 성 은을 입고 궁궐 한 곳 처소에 살게 되었는 데 그 뒤로는 임금님을 한 번도 만나지 못했대요. 날마다 임금님을 그리워하며 목 빠지게 기다리던 궁여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 었어요. “죽어서라도 임금님을 기다리겠습니다.”라는 궁여의 유언대로 담장 밑에 묻혔지요. 그런데 소화의 환생인 듯, 그 자리에 담을 넘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네요. 선생님도 어떤 그리움의 마음을 이 사진에 담았을까요?
강순태(작가): 그렇죠... 마치 발처럼 담장을 타고 올라 담을 넘어가는 능소화는 그리움을 표현 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이번 사진전은 시간의 흐름, 계절의 흐름이 중요 합니다. 이 사진도 그 흐름을 표현한 거죠. 또 현재 사진전이 진행 중이라 자세 한 설명이 감상에 방해가 될 수 있어요. 자유롭게 상상하길 바라죠.


  
ⓒ 의령신문

Q: 이 사진 두 장은 선생님의 옛날 사진이죠? 물론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아니지만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지금의 사진과 여러 면에서 극명한 차이가 있어요.
강순태(작가): (위 사진) 한 때 맨홀 사진만 계속 찍었어요. 그래서 ‛생활의 달인’이라는 TV프 로에 출연한 적도 있어요. 맨홀은 홀로 존재하지 않아요. 도로에 그려진 흰색의 실선이 함께 하죠. 맨홀과 실선은 사진의 구도를 좌우하는 역할과 함께 긴장감을 상승시켜요. 특히 목줄에 매인 강아지 사진은, 일탈을 꿈꾸며 선을 넘고 싶지만 현실에 묶여 살아야 하는 우리들의 모습과 같아요. 그래서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 줍니다.

Q: 길을 가다 이런 장면을 본다면 “누가 강아지에게 목줄 매어 위험하게 여기에 방치했나?” 분노할 수도 있겠어요. 하지만 작가의 인문학적인 눈으로 보면 이런 철학적 사유를 담은 예술사진으로 표현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버리는 것에서 의미를 건져 올리는 사진작가란 일이 매력적입니다.

Q: (아래 사진) 도로 위의 갈라진 틈 사이로 뭔가가 보여요.

강순태: 끊어질 듯 이어지는 나무선 들, 흑백의 조화, 곧추서지도 못하고 드러눕지도 못하는 민초 들의 모습, 척박하고 삭막한 아스팔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민중들의 한 서린 모습이죠. 그러나 고결한 백의민족의 느낌입니다.
 
Q: 그럼요. 지금도 세상은 우리 민초 들이 지탱하고 있습니다.
강순태(작가): 사진에는 메시지가 있어요. 유채색보다는 무채색, 특히 흑백 사진이 전달 효과 가 커요. 그래서 이전 사진들은 대부분 흑백 사진이 많아요. 그런데 이 두 사진 은 연결되어 있어요. 맨홀을 계속 찍다 보니 옆에 차선이 보이기 시작한 거죠. 차선의 갈라진 틈새에서 나무와 꽃과 숲을 발견한 거고요. 비록 박제된 나무이긴 하지만요. 처음부터 계획한 건 없어요. 계속하다 보니 연관된 것들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Q: 우리네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강순태(작가): 이전 사진들은 힘들고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두웠어요. 생명보다는 죽음의 이미 지가 많았어요. 그토록 갈구하던 삶은 내 맘대로 되지 않았죠. 구부러진 비포장 길을 만나 덜컥거리며 돌아가야 했습니다. 좌회전해야 하는 길을 잘못 들어 유턴 해야 할 때가 많았어요.

Q: 하지만 지금 사진은 화사합니다. 나무, 풀들, 낮달 달맞이꽃, 배롱나무꽃, 능소화, 코스모스 등등 진짜 살아있는 생명으로 가득합니다.

강순태(작가):
현재는 의령 천상골에 살면서 아름다운 자연과 마음 따뜻한 이웃들의 배려로 너 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팠던 몸과 마음이 건강해졌어요.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아주 작은 생명 들이 꽃 피우고, 씨 날리고, 열매 맺는 생명의 순환을 보면서 나를 나답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살아가 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찍어요. 오롯이 나에게 관심이 있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사진전은 앞으로 다가올 시간 들을 위한 ‛마중물’, ‛숨’이 될 것 입니다.


ⓒ 의령신문
 
Q: 겨울의 이른 아침 풍경이네요. 니로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요? 떠 오른 태양을 마주하고 선 니로의 뒷모습에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강순태(작가): 니로가 바로 나죠. 사진 속에서 니로는 나를 투영한 존재죠. 니로를 통해 나를 표현하는 겁니다.
 
Q: 안개 낀 빈 들판 저 너머에 니로의 시선이 있는 것 같아요.
강순태(작가): 빈 들판이 아니라 쉬는 거죠. 자연이 쉬는 동안 나는 꿈을 꿉니다. 재미있는 꿈!









ⓒ 의령신문
 
Q: 아, 이 사진 정말 재미있어요. 동화 속 같아요. 오즈의 마법사에 나올 것 같은 장면이네요. 휘어진 전봇대들과 전깃줄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마치 손을 맞잡고 춤을 추는 것 같아 요. 구름으로 부풀려진 하늘이 커다란 풍선 같기도 합니다.

강순태(작가): 가을은 꿈을 꾸기 좋은 계절이죠. 자연이 고요하게 쉬는 동안 나의 자아는 깨어 나 꿈을 꾸는 거죠. 분주하게 일을 벌이기도 하고.

Q: 일탈을 감행하는 선생님의 모습이랄까요? 평소와 다른 장난꾸러기 같은 내면을 엿본 것 같습니다.
강순태: 가을, 겨울은 여유가 있죠. 고요하고 심심하고. 그래서 뭔가 꿈틀대기도 하죠.


끝으로 강순태 작가는 귀농인으로도 거듭나고 있다며 “올해는 생강, 채소류, 쌈채류, 대봉감, 사과대추, 신비복숭아, 왕매실, 체리도 심었어요. 의령 천상골을 ‛삶의 종착역’으로 정했고 도시의 편안한 지옥에서 탈출해 조금은 불편한 천국에서 살고 있어요. 하지만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잘살고 있는 내 삶이 참 근사합니다.”라고 전했다.  허미숙 기자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5년 06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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