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3-29 11:29:44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현고수 명상

부산 지역 칠곡면 향우 모임에 초대받던 날

허만길 (시인 / 문학박사)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3년 05월 07일













▲ 허만길
▲ 칠곡면 향우와 의령군 향우를 만난 기쁨


나는 부산광역시에 사는 의령군 칠곡면 향우회 허봉도 회장의 초대를 받아, 2012년 12월 21일 오후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칠곡면 향우회 제26회 정기총회 및 송년의 밤에 참석하게 되었다. 초대받은 사연은 내가 2011년 7월 고향을 위한 ‘칠곡 사랑’(허만길 작사·정미진 작곡) 노래를 카세트 테이프와 CD음반으로 만들어 칠곡면민들과 향우들에게 선사하고, 2012년 7월 ‘자굴산’(허만길 작사·오혜란 작곡) 노래를 CD음반으로 만들어 의령군청, 의령군의회, 의령읍, 각 면, 의령군 출신 향우들에게 선사한 것에 대한 고마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함이었다.


서울에서 초고속열차(KTX)를 타기 전부터 내리던 함박눈은 경상북도 신경주역을 지나면서부터는 작은 빗방울로 변하고 있었다. 오후 3시경 부산역 광장에 나서니, 제법 굵은 빗방울이 뺨을 차갑게 때렸다.


2011년 부산 지역 칠곡면 향우회 회장으로서 ‘칠곡 사랑’ 노래를 향우들에게 널리 알린 허선도님을 만나 고마움의 인사를 전하고, 잠깐 휴식도 취하고 싶어 택시를 탔다. 서면 로터리를 돌아드니, ‘월강초밥’(‘월강’은 ‘달과 강’ 혹은 ‘강에 비친 달’이라는 뜻)이라는 간판이 보였다. 나는 2011년 허선도님이 ‘월강’이라는 말이 들어간 이름의 음식점을 경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시의 생각이 떠올라 ‘달과 강’이라는 제목으로 시를 쓴 바 있다(이 시는 ‘한국현대시인협회 2011년 사화집 제33집’에 발표됨). 허선도님은 나와 같은 동네에서 살았으며, 초등학교 후배이다. 어른이 되어서는 처음 만난 터라 할 이야기도 많았다. 마주 앉아 대구탕과 초밥을 먹으니, 그 맛이 매우 좋아, 나는 곧 ‘별미’라는 제목의 시를 마음속으로 썼다(이 시는 ‘참여문학 2013년 봄호’에 발표됨).


오후 6시경 연산동 로터리 근처에 있는 향우회 행사장에 도착했다. 회장 허봉도님, 수석부회장 김한윤님, 총무 전희수님을 비롯해 많은 향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뷔페를 겸한 행사장은 ‘칠곡 사랑’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기총회 회의 자료에는 ‘칠곡 사랑’ 노래 가사 및 악보, ‘자굴산’ 노래의 가사 및 악보(악보 뒷부분은 빠져 있었음)가 소개되어 있었다.


비가 오는 날씨인데다가 직장에서 늦게 퇴근하는 향우들을 위해 공식 개회 선언은 뒤로 미루고, 식사부터 먼저 하기로 하겠다는 안내 방송이 있었다.


고향에서 향우회 축하단이 참석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들은 단순한 축하단이 아니라, 고향의 따스한 인정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상당히 지나도 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궁금했다. 휴대전화로 알아보았더니, 칠곡면 면장 정분임님, 총무계장 오세용님, 마을 이장단 단장 전영수님, 문화체육진흥회 회장 옥수정님 등 여러 사람이 눈길에 막혀, 함안군 군북 입체교차로에서 차를 되돌려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내가 저녁식사를 마치고 보니, 향우들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본행사가 시작되기 직전 나는 행사장을 돌면서, 모든 향우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누었다. 좌석 가운데는 칠곡초등학교 졸업 회별 표시도 있었다. 개교 90년이 된 학교이고, 나는 제30회 졸업자인데, 생기 넘치는 후배들이 믿음직했다. 시 창작과 문단 활동과 서예 지도에 부지런한 후배 강문숙(45회 졸업)님이 “선배님, 고향에 ‘칠곡 사랑’ 노래비를 꼭 세웠으면 해요.”라고 하기에, 나는 웃기만 했다. 또 특이한 것은 칠곡면 향우회 모임에 부산 지역 의령군 향우회 임원, 의령군 각 읍, 면 향우회 대표, 부산 지역 자굴산모임과 여성회 모임을 비롯한 의령군 여러 향우 단체 임원들이 참석하여 격려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런 광경은 부산에서 열리는 의령군의 다른 읍, 면 향우회 행사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아름다운 일이었다.


허봉도 회장의 인사말에 이어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졌다. 조금 전에 “어느덧 우리 또래가 향우회 참석자의 최고 나이에 속한다.”고 하던 나의 초등학교 동기 전병조님이 격려사를 했다. 자신을 포함한 다섯 향우(심두태, 신학일, 전병조, 전길수, 하환상)가 준비하여 창립한 향우회가 이만큼 성장한 것을 보니, 감회가 깊다고 했다. 이 말을 듣고, 회의 자료에 나타난 향우회 역대 임원 명단을 보니, “1988년 초대 회장 심두태, 수석부회장 하환상, 감사 전병조, 전극수, 총무 신학일, 재무 이백규”라고 되어 있었다. 애쓴 분들이 고마웠다.


향우회의 일반 업무 처리에 이어서, 내가 특별 소개를 받았다. 뜨거운 환영 손뼉을 받은 나는 초대에 대한 고마움의 인사말을 했다. 인사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했다.


“같은 칠곡 땅, 같은 칠곡 하늘을 가슴에 품고 있는 향우님들을 부산에서 뵙게 되니,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부산 지역 의령군향우회 하종수 회장님을 비롯해 의령군 각 읍·면 여러 향우님들의 우정도 장미 향기처럼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51년 전 18살 1961년 3월 31일부터 1967년 11월 22일까지 6년 8개월간 부산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였을 때에는 칠곡에서 부산으로 와서 지내던 분들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 많지 않던 분들조차 한눈 돌릴 틈 없이 어렵게 살던 터인지라, 서로 궁금하면서도 지금과 같은 정다운 모임의 자리는 마련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타향에서 자리 잡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나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하신 모든 향우님들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립니다.


‘칠곡 사랑’ 노래와 ‘자굴산’ 노래를 좋아해 주시니, 큰 영광입니다. 제가 지난 10월 ‘의령신문’을 통해 제안한 ‘자굴산 축제’가 시행되면, 그것은 인간의 기본 도리인 자연의 혜택에 대한 고마움의 표현인 동시에 모든 의령군민이 일체감으로 고향 사랑 의식과 자부심을 드높이고 의령군의 본모습을 세상에 더 우뚝하게 드러나게 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칠곡 사랑’ 노래와 ‘자굴산 노래’를 가까이 하시는 가운데 고향 생각을 하시면서 용기와 희망으로 행복한 삶을 꿋꿋이 열어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 자굴산의 맏아들 칠곡의 행복을 바라며


나는 내가 지은 시 ‘칠곡 보배로운 땅’(의령문학 제15호. 발행 의령문인협회. 2011. 12.)에서 칠곡을 ‘자굴산의 맏아들’이라고 했다. 따라서 칠곡 땅을 강조한다면, ‘칠곡은 자굴산의 맏아들 땅’이 되고, 칠곡 사람들은 ‘자굴산의 맏아들 땅 사람들’이 된다. 역사적으로도 칠곡은 신라 문무왕 5년(685년)에는 장함현(獐含縣) 읍땅으로서 유서 깊은 곳이다. 나는 이 점을 칠곡면 애향비(2001년 8월 15일 건립)에 새긴 나의 시 ‘내 고향 칠곡’에서도 강조해 두었다.


나는 이 유서 깊은 칠곡을 고향으로 둔 사람으로서 내 고향 칠곡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여러 시들에서 표현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면 좋겠다. 내가 바라는 칠곡면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나 목표를 직설적으로 표현해 본다면, 아마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될 것이다.


‘창의적이고 독특하고 앞서 가는 칠곡’, ‘모두가 살기 좋고 행복한 칠곡’, ‘자굴산의 맏아들 땅 구실을 다하는 칠곡’일 것이다.


2012년 연말 부산 지역 칠곡면 향우 모임에 초대받아 참석했다가, 부산역으로 향하는 나는 고향 칠곡면에서 사는 사람들이나 칠곡면을 떠나 객지에 나가 사는 사람들이나 모두가 착하게 열심히 살아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했다. ‘착한 마음’과 ‘열심’을 특별히 강조하고 싶다.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3년 05월 07일
- Copyrights ⓒ의령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오민자 의령군의회의원 ‘경상남도 의정봉사상’ 수상..
의령교육지원청, 권역별 공유교육의 첫 발을 내딛다..
제245회 경남시ㆍ군의회 의장협의회 정례회 의령군에서 열려..
2024 경남 관광박람회」의령군 관광홍보관 성황리 운영..
부자1번지 의령군, 농업인대학 힘찬 출발!..
기강 댑싸리·둑방 벚꽃...의령군 소규모 마을축제 `풍성`..
의령군, `연료비 절약` LPG 저장탱크 보급사업 추진..
대한민국 부자 1번지 의령 솥바위 엠블럼 공개..
송진호, 한국문화유산 명장 선정..
의령 가례 밭미나리 축제 종료...밭미나리 완판 행진..
포토뉴스
지역
우서영 1번 더불어민주당 · 박상웅 2번 국민의힘..
기고
김종호(전 의령 부군수)..
지역사회
회장 이문두·권순주 이·취임 권쾌상, 문경철, 배경애 향우에게 본회 감사패 이문두 이임회장에게 재경의령군향우회장 감사패..
상호: 의령신문 /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충익로 51 / 발행인 : 박해헌 / 편집인 : 박은지
mail: urnews21@hanmail.net / Tel: 055-573-7800 / Fax : 055-573-78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아02493 / 등록일 : 2021년 4월 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종철
Copyright ⓒ 의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9,786
오늘 방문자 수 : 3,021
총 방문자 수 : 15,487,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