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겨울 끝자락
겨우 매달린 뽀얀 서릿발
사이 비집고 바짝 엎드린 채
기다란 목만 내민
노랑머리 아가씨
따뜻한
웃음 머금고
꼬리치며 지나가는 남풍에
잠시 한눈파는 동안
백발이 되어 버린다.
원망스런 시절
속상한 마음 달래려
하얀 머리카락 뽑아
허공에 뿌리며
다시 올 봄날 기다린다.
누가 인생을
흘러가는 뜬 구름이라 했든가!
봄이 되었다 해서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
지나가버린 젊음은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된다.
되돌아보며
후회하고 아쉬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중요한 것은
민들레 홀씨처럼
내년 봄을 기다리며 지금 씨앗을 뿌리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