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교육재단(이사장 이종환․용덕면 정동리)이 최근 지난해 한글날에 맞춰 이 재단이 발간한 남북통일말사전 2천500권을 전국 1천250개 학교에 2권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 북한과도 협의가 진행돼 재단 관계자들이 사전 2천500권을 들고 조만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다.
남북통일말사전은 지난 2002년 서울대 국문과 심재기 명예교수를 비롯해 당시 남북한 학자들이 “이질화된 남북한 언어를 서로 이해하는 게 통일을 위한 시급과제”라는 인식을 함께하며 공동 집필에 나서 2006년 한글날에 맞춰 발간했다.
이 남북통일말사전은 모두 1만개 어휘로 돼 있다. 북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남한 말 5천 어휘를 골라 북한 말과 비교 풀이한 남북말사전과 남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북한말 5천 어휘를 골라 남한말과 비교 풀이한 북남말사전을 만들어 나란히 엮은 것이다. 남쪽에서는 ‘도시락’, ‘화장실’, ‘보신탕’, ‘주스’, ‘부츠’라고 하는 말을 북쪽에서는 ‘곽밥’, ‘위생실’, ‘단고기국‘, ’과일단물‘, ’왈렌끼‘라고 하는 것을 대비 풀이하고 남북의 동의어가 서로 없을 경우에는 알기 쉽게 그 뜻을 각각 풀이하고 용례도 붙여져 있다.
과거에도 남북 사이의 다른 말을 단편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풀이해서 필요한 사람들만 이용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지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만들어 진 것은 이 남북통일말사전이 처음이다.
이 이사장은 이 사전은 남북 분단 상태에서 서로 달라진 말을 우선 이해하고 하나로 통일시켜나가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면서 “남북 7천만 겨레와 해외 700만 동포들이 이 사전을 널리 편하게 사용해서 한 겨레로서 한 나라로 통일을 이룩하는 데 다 함께 이바지하게 되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초박막 필름을 생산하는 삼영화학을 비롯해 본인이 지휘하는 삼영화학그룹의 연 매출이 4천억 원을 넘는 부자다.
이 이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재 10억 원을 출연해 관정교육재단을 설립했다. 이듬해에 이 회장은 있는 현금이랑 부동산을 톡톡 털어 재단에 기부했다. 재단 자산은 3천억 원. 당시에도, 지금도 국내 최대다. 재산 기부는 계속 이어져 2007년 현재 재단 자산은 5천억 원이 넘는다.
이 이사장은 일제 말에 강제 징집됐다. 만주로, 오키나와로 정처 없이 끌려 다니다가 서울역 앞에서 광복을 맞았다. 한국전쟁 후 이 회장은 마산에서 정미소를 운영하다가 1959년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삼영화학을 차렸다. 그리고 전기를 일시 저장하는 전자제품 부품인 초박막 필름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지금의 부를 쌓게 됐다.
관정교육재단이 우수 인재에게 매년 지원하는 장학금 규모는 150억 원(기본재산 3천억 원을 운용해 올리는 연간 수입). 국내 장학생 1천명에게 1천만 원, 외국 유학 장학생 중 이공계의 경우 최고 4만5천 달러까지 각각 지급하는 것을 합한 금액이다. <김창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