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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이 자신을 설득해가는 깊은 사유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

‘새해에 물고 온(溫) 묵은 이야기’

북 카페 마음산책, 이영자
시인 초청 문학 강연 개최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0일
끝없이 자신을 설득해가는
깊은 사유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
‘새해에 물고 온(溫) 묵은 이야기’

북 카페 마음산책, 이영자
시인 초청 문학 강연 개최
ⓒ 의령신문
앞산에 늘 섰던 키 큰 소나무가/ 쓰러졌다 태풍도 없었는데/ 마을 사람 말로는 수년 전 산불 소동 났을 때/ 그가 심하게 다쳤다고/ 그래도 용하게 버텼다고 그러는데/ 자꾸 마음에 걸린다// 산중에 이사 와서 하늘 보다가/ 옛사람 생각나서 산을 더듬다가/ 딱 눈 마주친 그/ 정수리는 초록색이고 귓불만 연두색이다// 저 귀에 말 섞으면/ 몹쓸 말도 좋은 말 되겠지/ 마음에 담겨 속 쓰린 말 다 했으니/ 그것이 버거워 쓰러졌나/ 털어놓지 말 것을 <시인 이영자의 ‘귓불 푸른 친구’ 전문>
의병박물관 옆 북카페 마음산책에서 새해 첫 토요일 오후 3시 북 카페 마음산책(대표 김인선) 주관으로 경남의 원로시인 이영자 씨를 초청해 밥과 시를 지어온 삶의 이야기를 듣는 아름다운 시간을 가졌다.
2020년 새해 첫 강연의 포문을 여는 시인의 메시지는 ‘새해에 물고 온(溫)묵은 이야기’로, 시인 특유의 따뜻한 모성과 새해 새 희망에 어울리는 어머니의 덕담 같은 시간으로 진행됐다.
마산 부림시장 지하에서 ‘성광집’이라는 자그마한 식당을 운영하던 이영자 시인은 일찍 사별한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칠판에 적으면서 ‘칠판시인’으로 불리고 있다.
당대 내로라하던 단골 문인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첫 시집 <초승달 연가>를 상재하며 시단에 나온 시인은 이후에도 꾸준히 시작에 매진하여 <개망초꽃도 시가 될 줄은> <식당일기> <그 여자네 집> <땅심> <따라 부를 수 없는 풍년가>를 펴냈다. 2019년 펴낸 일곱 번째 시집 <미리 달다>는 시력 30여년의 성실함이 묻어난 결정체로 주목받고 있다.
이영자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의 기분, 면 냄새 솔솔 풍기는 흰 셔츠를 머리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일본 작가 무라까미 하루끼 씨는 말했다”라며 “근래의 나는 주변의 들녘에서 얻은 풀꽃의 향기와 언어를 허락받아 그립고 소중한 분들에게 보낼 일곱 번째 시집을 묶는 재미가 소확행이다”라고 했다.
“‘어느 때는 실이 모자라고 어느 때는 꽃이 모자라서 완성 못한 꽃목걸이’ 같은 시인의 절절함이 ‘풀꽃의 향기와 언어를 허락 받았을 것이다. 다른 이들을 타이르기보다 끝없이 자신을 설득해가는 깊은 사유가 쪽진 머리처럼 단아하고 박꽃처럼 환하다”라고 한 전 김일태 경상남도문인협회 회장의 글처럼 그는 그렇게 삶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이번 문학 강연 행사를 주최하는 의령의 독서모임 ‘책에 빠진 사람들’(이하 ‘책빠사’, 회장 김영곤)과 북카페 마음산책(대표 김인선)은 지역의 문화활동 중에서도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가치를 발견하고 싶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지역민의 정서와 부합할 뜻 깊은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0월 고두현 시인을 초청, 성황리에 북콘서트를 마친 마음산책 김인선 대표는 책빠사 회원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더없이 든든하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앞으로도 우리가 읽은 책의 저자들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도록 작지만 의미있는 공간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또한 김 대표는 새해의 시작을 속 깊은 마음과 해묵은 언어로 들려준 시인의 육성은 작은 위로와 함께 시인에게 귀를 빌리는 소중한 시간으로 새해를 열어 뜻깊은 자리였다고 말했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20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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