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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에서 잊혀지는 330년생 `모감주나무'

장마철 6·7월 가례면 황금빛 꽃무리 `의연'
관리자 기자 / 입력 : 2005년 06월 28일

박일재씨 고택 지키는 희귀종… 방문객 뜸해
열매는 구슬치기·염주 용도로 인기 높아


 


 의령군에 6월 여름 장마비에도 의연하게 황금빛 꽃무리를 흐드러지게 피우는 희귀종인 330년생 모감주나무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군민은 많지 않다.



 군에서 지난 82년 9월 보호수로 지정했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다, 이것을 알리는 안내판도 없어, 이곳을 찾는 사람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



 기자는 14일 가례면 수성마을 박일재씨(서울 거주)의 허물어진 고택을 찾았다. 상량문에는 갑술년(甲戌年)이라고 적혀 있어 이 고택의 건축 연대가 1874년임을 가늠할 수 있었다.



 고택 뒤에 높이가 10여m인 모감주나무가 2그루 마을을 지키고 있었다. 개화 시기는 6∼7월. 포도송이 모양의 꽃무리를 터트리기 위해 꽃망울마다 노란빛이 한껏 들어 있었다.



 박일재씨의 고택을 지난 74년부터 관리하는 이종사촌인 김일권(72)씨는 “모감주나무 꽃은 대추나무보다 더 늦게 핀다”며 “모감주나무는 황금빛을 내뿜어 하얀색이 태반인 여름꽃 중에서 돋보이는 존재다.


 


  황금빛 꽃무리들이 여름 장마비에도 지지 않고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면 의연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가을에 열매를 맺고 잎이 모두 지고 나면 그 열매는 앙상한 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채 겨울을 나는데 을씨년스러운 하늘과 대비돼 장관을 이룬다”며 “겨울을 나고 잎이 돋아나는 봄에서야 떨어진다”고 덧붙이며 주위에 떨어져 있는 열매를 주섬주섬 주웠다.



 모감주나무 앞에는 표지석이 있었지만 흙에 덮여 있어 눈에 쉽게 띄지 않았다.



 표지석에는 품격 군목, 수령 310년, 높이 17m, 나무둘레 3.518m라고 적혀 있었다. 이 군목이 지난 82년 지정된 점을 고려하면 모감주나무의 수령은 현재 330년이 되는 셈이다.



 모감주나무는 그동안 해방, 6·25, 4·19 등 한국의 역사적 전환점을 전후하여 모두 3∼4차례나 크게 부서져 방치되다 지난 87년 대형 외과수술을 받고 현재 그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모감주나무의 수령과 관련, 김씨는 “충익사에 있는 500년생 모과나무는 수성마을 어귀에 있던 것을 옮겨 심은 것이다”며 “웃어른에게 이 모감주나무가 충익사 모과나무에 비해 더 오래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고 말해 모과나무의 수령을 대폭 늘려 잡았다. 하지만 현재 경상북도 기념물 제50호인 안동 모감주나무가 수령 350년 정도를 헤아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 70년대 이전 모감주나무 열매는 구슬치기 놀이도구로 인기 높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몰려와 열매를 따기 위해 돌을 던져 지붕 기와와 장독을 깨트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는 것. 또 염주 만드는데 쓰기 위해 열매를 찾는 스님들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감주나무를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이처럼 수성마을 모감주나무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그 용도에다 인근에서 찾아보기 힘든 희귀종이기 때문. 김씨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열매를 가져갔지만 100개 중에서 1∼2개정도 발아에 성공할 정도로 생육이 어렵다”며 “인근 지역에 모감주나무가 자생한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국내 모감주나무 자생지는 황해도 초도, 경기도 덕적도, 충청남도 안흥과 안면도, 전라남도 완도와 경상남도 거제도, 경상북도 영일만 등 주로 해안과 가까운 곳이다.



 김씨는 “모감주나무는 박일재씨의 고택과 함께 의령을 대표하는 상징 중의 하나이다”며 “군에서 그 희귀성을 인정해 보호수로 지정했으면 그에 걸맞게 관리해야 되는데 외면당하고 잊혀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의령군청 농림과 이택순씨는 “수성마을 330년생 고목의 학술명은 무환자과 아교목인 모감주나무가 아니라 교목인 무환자나무다”며 “하지만 지역에서는 무환자나무를 모감주나무라고 부르고 또 그렇게 통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330년생 고목은 여러번 크게 부서지면서 점차 그 위용을 잃은 반면 그 왼쪽에 자생한 다른 모감주나무에서 더 크게 가지를 뻗쳐 이제는 330년생 고목의 위용을 대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유종철 기자> 


 

관리자 기자 / 입력 : 2005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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