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만
스톨러연구소한국주재연구원
선충방제의 새로운 기준1
토양에 서식하며 식물을 가해하는 3대 기생선충은 씨스트선충, 뿌리썩이선충, 뿌리혹선충이다.
선충방제가 어려운 이유는 토양 내에 서식하므로 약제방제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재배자가 피해 사실을 늦게 인지할 수밖에 없다. 또한 확인되더라도 재배단계에서는 방제방법의 선택이 제한적-사실은 매우 곤란하다-이고, 알주머니에 400~500개의 알을 낳는 뿌리혹선충의 경우 번식력이 매우 높아 생육초기에 선충 밀도가 높지 않더라도 3~4개월이면 엄청난 수로 번식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현장에서 느낀 선충방제의 어려움은 선충은 자신들의 미약한 힘을 이용하고, 재배자는 선충 역시 수많은 환경적 요인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선충은 해충이라 하기에 민망할 정도이다. 40℃만 되어도 죽기 시작하고, 물속에서는 산소가 부족해 죽거나 살더라도 활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1년에 30cm밖에 이동을 못하니 사람이 이동(농기계, 홍수, 객토 등)시켜주어야 하고, 내부 기생선충은 식물이 살아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다. 잎선충은 토양속에서는 식물체에 침입도 못한다. 특히 토양에 서식하며 식물을 가해하는 선충은 10%도 되지 않으며, 선충 중에 이름이 알려진 3대 기생선충 (씨스트선충, 뿌리썩이선충, 뿌리혹선충)이라봐야 그 10% 이내에 있을 뿐이다.
씨스트를 형성하면 약제감수성이 급격히 떨어지는 씨스트선충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문제가 아니다. 그나마도 선충을 가해하는 곰팡이와 또 다른 선충에 의해 밀도가 조절된다. 그리고 선충이 오히려 세균병을 억제(Ditylenchus, Aphelenchus)하기도 하며, 제일 흔한 선충은 식물을 가해하는 구침이 없고 곰팡이와 세균을 먹으며 살아간다. 더 늦기 전에 선충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야 하고 방제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특정 선충이 방제의 대상으로 부상한 이유를 살펴 대응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사진> 뿌리혹선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