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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기즈스탄 문화,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

정권용(교육학 박사/ 키르기즈스탄 이스쿨국립대학교 근무)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7일
키르기즈스탄 문화, 우리와 어떻게 다른가?
정권용(교육학 박사/ 키르기즈스탄 이스쿨국립대학교 근무)

 
정권용(교육학 박사)
필자가 KOICA 단원으로 선발되어 이곳 대학교에서 농업을 가르치고 있는지도 1년을 넘어섰다. 2년간의 계약에서 훌쩍 반을 넘긴 셈이다. 이곳에 있다 보니 간혹 이 나라에 대해서 궁금해 하는 지인들이 있어 우리나라와 다른 특이한 몇 가지를 두서없이 소개하고자 한다.
이 나라는 1991년에 구소련으로부터 독립된 나라로 인구는 불과 6백만 명에 불과하나 면적은 우리 한반도의 두 배 크기이며 “중앙아시아”라고 불리는 5개국 중의 하나로서 전 세계에서 가장 바다와 멀리 떨어져 있는 내륙 국가이다. 우리나라와 4계절은 비슷하고 시차는 3시간으로 우리나라가 빠르다. 독립되면서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전환되었고 의원내각제(이원집정부제 성격)를 채택하고 있다.
이 나라는 우리의 단일민족과는 달리 40여개 이상의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키르기즈인 60% 러시아인 20% 우즈베키스탄 15% 등이며 1937년 스탈린에 의해 블라디보스토크(연해주)에서 추방된 우리 민족인 고려인도 1%정도가 있다. 이곳의 언어는 키르기즈어가 공식어로 러시아 언어가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는데 키르기즈 민족을 제외한 나머지 민족들(40%정도)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사용하고 있어 이 나라에 거주하려면 이 두 언어를 동시에 알아야 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모든 학교의 수업은 공식적으로 키르기즈어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대통령 후보자가 되려면 일종의 국어(키르기즈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고 하니 아이러니컬하기도 하다. 외국인들은 이 두 언어를 배워야하기 때문에 타국에 거주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특히 러시아어는 알려진 대로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문자이기도하여 배우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필자도 이 두 나라 언어를 배우고 있긴 하나 아직도 걸음마 단계에 있으며 대학 강의를 위해선 통역을 쓰고 학교 관계자 및 교수들과는 서툰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
또 하나 다른 점은 차량의 주행선은 우리나라와 같은 방향이긴 하나 운전석이 오른쪽과 왼쪽에 있는 차량이 뒤섞여 운행되고 있어 승차할 때마다 어느 쪽으로 타야할지를 몰라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헷갈리기도 하지만 상당히 위험하기도 하다. 더구나 앞 차를 추월할 때는 오른쪽 운전석의 운전자는 기린의 목 이상으로 빼야 되는 걸 보고는 웃음을 금치 못하지만 이런 부조화 속에서도 조화를 이루는 사회가 형성되고 있음에 신기한 생각마저 들 때도 있다. 대중교통으로는 버스 크기의 전기차가 있고 그 외는 대부분이 20인승 미만의 미니버스인데 시내와 시외운행 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이 나라 국방의 의무이다. 기간은 1년으로 남성에게 있지만 군대를 가기 싫으면 우리나라 돈으로 40만 원 정도를 납부하면 되는데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한다. 이만한 돈은 2-3개월의 월급 정도가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남성들이 군대를 가는 것은 그만한 돈이 없는 경우와 어떤 가산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국가를 위한 충성심 때문이라 하니 우리와 비교가 되는 것 같기도 한다.
다음은 공공장소에서 축제나 어떤 행사이든 간에 일절 술을 마시거나 쓰레기를 버리면 법으로 처벌하도록 되어있어 행사 후가 정말 사람도 장소도 모두 깨끗하다. 술 없이도 하루를 아주 즐겁게 보내는 것을 볼 때 이 역시 신기할 정도이다. 그렇다고 어느 누구 한 사람 불만을 가지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유독 필자만 “축제에 술이 없다니!”하는 아쉬움을 갖기도 했지만 우리나라도 이렇게 한다면 어떨까하는 생각은 지금도 있다. 그렇다고 이 나라 사람들이 술을 마시지 않거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공원에서도 마시고 버리고 하는데 공공 행사에서만 그렇다는 것이다. 때론 길가에 만취상태로 쓰러져 있는 것을 볼 때면 세상천지가 비슷하구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기도 한다.
가족형태는 우리나라 몇 십 년 전과 같이 확고한 부계혈통이지만 장남이 대를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막내가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거의 의무적이다. 유산도 막내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주 크다고 한다. 결혼식은 예식장이 따로 없어 신랑 집이나 식당에서 3일정도 하는데 첫날은 친척만을 모시고 식을 올리고 둘째 날은 친구들 셋째 날은 이웃을 모시는 잔치를 한다고 한다. 비용은 모두 남자가 부담을 하며 여자를 데려올 때도 상당한 액수를 처녀부모님께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총각들은 밤에 여자를 보쌈(납치)하는 행위가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법적으로 금지를 하곤 있으나 보쌈을 당한 상태에서 신고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한다. 최근 납치로 이루어진 10년 이상 된 870가정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들의 행복지수가 더 높고 이혼은 3건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는 매우 의아스러움을 던져주고 있다. 아직도 키르기즈인만 모여 사는 마을에는 50%에 가까운 납치행위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충효사상 역시 수십 년 전의 우리나라 모습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는데 부모님 앞에서 일절 술을 마시지 않으며 노인과 여자에게는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절대적이다. 지금까지 자리를 양보하지 않는 젊은이를 한 번도 본적이 없다. 이 나라에선 평균 수명이 65세인데 이정도 나이면 아주 노인대접을 받는다. 자외선이 아주 강해서인지 젊은 아가씨들은 대체적으로 피부가 좋고 미인들이지만 50세 정도만 넘으면 온 얼굴이 주름살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70세 이상으로 보인다. 필자의 나이를 알고서는 믿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럴 땐 노인 대접 받는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아지는 건 아직도 젊어지고 싶은 욕망이 어느 한 곳에 가득한 것 같다. 그러나 필자도 이곳에서 많은 주름살이 늘어난 것을 실감할 수 있는데 이곳에 처음 와서 알게 된 사람을 1년이 지난 엊그제 만났더니 못 알아볼 정도로 많이 변했다고 놀라워했는데 듣기가 별로였지만 보는 눈은 같다는 생각이었고 오래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기도 했다. 귀국하게 되면 상노인 대접이 눈에 선하다.
젊은 사람들이 나이 많은 사람을 바로 앞질러 가진 않는데 그럴 때는 약간 둘러서 간다. 여성끼리는 볼을 맞대는 인사를 하고 남자끼리는 두 손을 다잡는 악수를 하는데 젊은 사람이 먼저 악수를 청하는 것이 예의이다. 필자는 그것도 모르고 항상 먼저 내밀곤 했는데 그래서 나이를 적게 보았는가? 길을 가다보면 전혀 모르는 젊은 얘들이 느닷없이 악수를 청하곤 해서 그때는 상당히 건방지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는데 지금에서야 웃음이 절로 나온다. 학년제는 11년제로서 초등학교 들어가면 고등학교 졸업까지 한 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되며 우리나라처럼 초, 중, 고교의 구분이 없다. 우리는 고등학교까지 12년이 걸리는데 반해 1년이 빠른 셈이다. 대학은 4년으로 우리와 같다.
처음 이곳으로 발령 받을 때만해도 나라 이름은 들어본 것 같았으나 어디쯤에 있는지조차 알지 못했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도착해보니 이곳 국민들은 우리나라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고 동경의 나라로 여기고 있음에 가슴 뿌듯함도 느끼게 되었다.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을 가기위해 한글을 배우고 있으며 한국어 학교도 몇 곳에나 있다. 한류와 드라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필자는 잘 모르는 배우 “구준표”를 모르는 국민이 없다. 어순(語順)이나 생김새, 성품, 문화 등이 우리와도 너무 비슷해서 쉽게 친근감이 가곤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이유가 있었다. 우리민족의 기원인 퉁구스계 예맥족으로 뿌리가 같기 때문인 것이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7년 06월 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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