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날짜 : 2024-04-20 13:57:47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전체

미용(美容)

장해숙(재경 향우)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16일

時論

 

미용(美容)

 

장해숙(재경 향우)

 

바바라 그레이 햄은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며 자랐다. 소년원 1, 절도 1, 호객 및 윤락행위 3년에 위증죄까지 겹쳐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있었다. 인생을 바꿔 보려 결혼도 해보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러한 험한 전력으로 말미암아 캘리포니아 모나헨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기소가 된다. 바바라는 사회에 대한 불신감과 본인의 과거에 대한 증오로 검찰의 심문도중 불손한 행동을 취한다. 이에 검찰 측은 모나헨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면 풀어주겠다는 제의도 하지만 바바라는 특유의 냉소적인 독설로 그들을 조롱할 뿐, 이에 검찰 측은 그녀를 살인범으로 만들어 버린다. 결국 사형을 선고 받은 바바라는 샌프란시스코 여자 교도소로 이감이 되고 곧 산퀸턴의 가스실에서 사형집행을 명받게 된다. 밖에는 바바라의 친지들과 변호사가 대법원에 탄원서를 냈으나 기각당하고 63일로 집행일이 결정된다. 63일 드디어 간수가 데리러 오자 사형집행일을 직감한 바바라는 간수에게 5분간만 시간을 달라고 하고는 얼굴을 화장한다. 속절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에 자꾸 화장이 지워지지만 이를 악물고 예쁘게 화장을 끝내고는 의연하게 간수를 따라나선다. 까만 안대로 눈이 가려진 채 가스실에 들어오고 의자에 몸이 결박된다. 섬짓한 소리를 내며 가스실의 철문이 닫히고……. 드디어 사방에서 하얀 독가스가 스며 나온다. 숨이 막힌다. 그 고통 오죽 할까? 그러나 바바라는 아니, 한 여인은 예쁨을 잃지 않으려고 얼굴 하나 찌푸리지 않고 가슴팍만 몇 번 꿈틀대고는 아름답게 32살의 나이로 죽어간다. 1961년인가 우리나라에서 상영된 스잔 헤이워드 주연의 나는 살고 싶다.(I want to live)”라는 미국 영화 줄거리다.

 

아름다움은 여성들에게 있어 목숨과도 같이 추구되는 자산이다. 어찌 사람뿐이랴. 세상천지의 모든 생명체는 암수가 있고 짝이 있다. 까막까치 같은 새들도 암과 수라해서 무조건 짝을 짓는 게 아니고 상대의 자태나 풍채를 살펴보고 마음에 든다고 서로 OK 해야만 짝을 맺어 집을 짓고 새끼를 낳아 종족을 번식시키며 평생을 살아간다고 한다. 침실에 들면서도 화장을 하는 게 암컷의 본능이다. 수컷에 대한 예의고 책무라고 할 수도 있겠지. 물론, 수컷은 목숨을 걸고서라도 식구들 먹이를 마련한다. 이것이 수 십 만년 생명체 유지의 법칙이고 수단일터.

물론, 세월호 침몰 7시간의 대통령 행적 때문에 생기는 억측이지만, 그 시간에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느니, 연애를 했다느니, 보톡스를 했다느니 혈관주사를 맞았다느니, 필러나 리프트 시술을 했다느니 안했다느니, 태반, 백옥, 감초 주사를 놓았다느니, 머리 손질을 하는 데만도 90분을 소비했다느니. 남자 대통령이면 없었을 일들을 여성이기에 상상해서 마구 헤집어 까발린다. 그렇게 떠드는 5060대 국회의원 당신도 30대 청년같이 보이려고 머리칼을 까맣게 염색하고 나왔으면서 말이다. 박근혜는 대한민국과 결혼했다. 남편(대한민국)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서는 예쁘게 미용도 해야 하고 곱고 탱탱한 자태를 위하여 자글자글 이는 주름도 펴야 한다. 물론 곱고 우아한 옷도 마련해야지. 가장(대통령)으로서 외국 나들이를 자주하기도 해야 하는데 60대 쭈그렁 할망구로 다닐 수야 없잖은가.

조선일보에 게재된 소설가 이문열 씨의 글을 인용해 보건대 무엇에 흘린 듯 여성 대통령의 미용이나 섭생까지 깐죽이며 모욕과 비하를 일삼다가 그것도 특종이랍시고 삼류도색 잡지도 다루기 낯간지러운 사생활에 대한 억측과 풍문을 무슨 큰 폭로라도 되는 것처럼 뉴스로 쏟아내는 매스컴에 대해서는 다른 견해도 있을 수 있다. 무슨 교수 무슨 평론가 무슨 전문가 해서 풍채 좋고 언변 좋은 양반들이 온 종일 종편이 펼쳐 준 좌판에 몰려 앉아 대통령 여당 몰매 놓기로 의식수준의 고하를 겨루거나 대통령 속곳까지도 슬쩍 슬쩍 곁눈질하며 최가네 일족 잡상스러움을 시시덕거리거나 문고리 몇 인방이나 친박 개박 매화타령하며 킬킬거리는 모습이 보기 민망스럽다는 이들도 많다.”

악머구리들 끓으면 비가 오고 날이 궂는다는데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대한민국이 오구잡탕으로 끓어야 하는가. 광화문 광장에서 주말마다 수십만이 무리지어 촛불을 켜고 노래하고 춤추기가 두 달이 넘었다. 급기야는 헌법재판소 앞길까지 몰려가 더 맹렬하게 초를 태우며 축제라 소리친다. 재판 잘못하면 이 촛불로 판결문을 태워버리겠다는 겁박인가 혁명의 예고편인가. 아무리 너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정치판이지만 이건 대놓고 좌우로 칼질해서 흐르는 피를 빠는 야만적 작태다. 오죽했으면 이 혼란의 단초를 제공한 최아무개까지 나는 종신형으로라도 죄 값을 치를 테니 나라가 바로 섰으면 좋겠다.”고 걱정하는가.

4천 수백 년 전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중국의 요순시절에 허유(許由)라는 현인이 있었다. 그는 품덕이 고상하고 재간과 지혜가 탁월하다고 소문났다. 그러자 요 임금이 천하를 자네에게 맡길 테니 임금이 되어달라고 청했다. 허유는 거절하고 귀가 더렵혀졌다고 영수의 냇가에서 귀를 씻는다. 그 때 마침 친구 소부(巢父)가 물을 먹이려고 소를 끌고 왔다가 그런 허유를 보고 뭐 하느냐고 물었다. 허유는 임금이 되어달라는 더러운 소리를 들었기에 귀를 씻는 중이라고 했더니 소부는 혀를 끌끌 차면서 소를 끌고 간다.

아니 소 물 먹이려 왔다면서 어째 그냥 가는가?”

아무리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오염된 물을 먹일 수야 없잖은가하면서 상류 쪽으로 소를 끌고 가더란다.

2016, 지저분한 꼴도 많았고 더러운 소리도 많았다. 눈도 귀도 오염되어 멍멍하다. 국운이 풍전등화인데 올 한 해를 어떻게 넘길지 걱정이다.

귀를 씻자! 눈도 씻자! 그리고 정신 바짝 차리자!

호랑이 등에 업혀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잖은가.

편집부 기자 / 입력 : 2017년 01월 16일
- Copyrights ⓒ의령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의령군 2024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 사업 73건 88억여 원 무더기 삭감..
2024 의령 전국 분경야생화 작품전시회 18일 개최..
2024. 의령 중등 교감 자유학기제 및 고교학점제 운영 역량 강화 연수 개최..
사천의 관광 히어로 “국제적인 서커스 보러 오세요”..
의령소방서,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 홍보..
의령군, 물 공급 `주민 동의`는 당연...환경부 문건에 못 박아..
지정초,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 개최..
의령소방서, 공사장 용접·용단 불티로 인한 화재 주의 당부..
제22기 의령군노인대학 입학식… 70명 입학, 총 24주 학사일정 돌입..
부산 의향회 항려(伉儷) 봄 여행..
포토뉴스
지역
의령홍의장군축제 시작부터 화려하네...성공 기대감 물씬 18일~21일, 서동생활공원 일원 개최 19일 개막식...‘난세의 영웅’ 드론멀티쇼..
기고
장명욱(의령군 홍보팀 주무관)..
지역사회
부부동반 32명 참가, 안동 월영교 하회마을 순방..
상호: 의령신문 / 주소: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충익로 51 / 발행인 : 박해헌 / 편집인 : 박은지
mail: urnews21@hanmail.net / Tel: 055-573-7800 / Fax : 055-573-780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아02493 / 등록일 : 2021년 4월 1일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유종철
Copyright ⓒ 의령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716
오늘 방문자 수 : 2,344
총 방문자 수 : 15,609,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