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創業은 쉽고 守成은 어렵다

장해숙 재경 궁류면향우회 고문 전 ebs전속 작가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25일
創業은 쉽고 守成은 어렵다
장해숙 재경 궁류면향우회 고문 전 ebs전속 작가

 
당(唐)나라 초기의 번영하던 때를 가리켜 당초삼대(唐初三代)의 다스림이라 한다. 즉 정관(貞觀) 연대로써 서기 627~664), 영휘(永徽, 연대로써 서기 650~855), 그리고 개원(현종의 開元年)의 治世를 말하는 것이다. 불행히도 玄宗은 며느리(壽王妃)로 책립했던 양귀비의 출현과 함께 총명이 흐려지기 시작했다가 10년 후인 서기 745년에는 끝내 자신의 귀비로 삼았고 결국은 안록산(安祿山)의 반란으로 서기 756년에 죽고 말았다. 양귀비도 칼을 맞음으로써 아름답지 못한 최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당나라 제2대 임금인 태종(太宗)의 이른바 정관의 치세는 후세에까지 훌륭한 정치의 귀감이 되어 이런 기록을 남기고 있다.
“길바닥에 떨어진 남의 물건은 줍지 않고 행상으로 여행하는 사람들은 도둑이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 아무데서나 노숙을 하고 다녔다.”
태종이 여러 신하와 더불어 정치를 의논한 내용을 모은 정관정요(貞觀政要)는 중국에서 뿐만 아니라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도 시정(施政)의 좋은 참고자료가 되기도 했었다. 이 정관의 치세가 생기게 된 원인으로는 무엇보다도 태종이 임금으로서 사치를 금하고 많은 신하를 거느리되 출중하고 정직하고 충성된 인물들을 등용했다는 사실을 들어야 한다. 무슨 일에나 결단에 뛰어난 두여회(杜如晦)와, 어떠한 계획을 세우더라도 남이 미처 생각도 못할 만큼 총명하고 치밀했던 방현령(房玄齡)이 명콤비로서 좌우의 복야(僕射-대신) 벼슬을 맡아 보았을 뿐만 아니라 천하에 강직하고 깨끗하기로 유명했던 위징(魏徵)이 지금말로 해서 임금의 비서실장을 맡았는가 하면 또한 청렴결백하기로 이를 바 없었던 왕규(王珪)가 시중(侍中)이라는 직위에 앉아서 임금의 측근인 시종직을 다 하는 등 모두가 합심협력해서 태종의 정치를 알뜰히 보좌했다.
어느 날 태종이 왕규에게 물었다.
“그대는 그대 자신이 방현령 이하 여러 대신들과 비교하여 스스로 어떻다고 생각 하는가?”
왕규는 서슴치 않고 대답 했다.
“씩씩하게 나라에 봉사하고 알면서도 입밖으로 내어 말하지 않는 점에 있어서 소신은 방현령을 따르지 못합니다. 재능에 있어 문무를 겸비하고 조정에 들어서는 어엿한 대장이라는 점에 있어서 소신은 이정을 당할 도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임금께서 요, 순과 같지 못함을 바로 잡기에 여념이 없기로는 또한 소신이 위징을 따르지 못 합니다…. 지극히 겸손하게 결국 모든 중신들 보다 자기는 부족한 인간이라고 차근차근 대답 했다고 한다. 또한 태종은 지난날, 조정의 가까운 심복 대신에게 이런 말을 물어본 적도 있었다.
“창업과 수성은 그 어느 쪽이 더 쉽고 어려운가?”
방현형이 대답 했다.
“원시적인 시대에는 뭇 영웅들이 우굴우굴 두각을 나타내어 서로 다투어 공격하고 항복을 받으려고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으니 생각해 보면 창업이 오히려 수성보다 어렵지 않았을까 생각 됩니다.”
그러자 위징은 또 의견을 달리 했다.
“옛날부터 제왕은 그 자리를 천신만고와 간난고초를 겪은 후에 차지하며 안일하게 지내다가 이를 잃어버리게 마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한 점에서 본다면 오히려 수성이 더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들 두 사람의 소견과 의견을 가만히 듣고 나서 태종이 결론을 내렸다.
“두 사람의 말이 그 뜻을 다르되 다 같이 옳은 말이로다. 왜냐하면 현령은 짐과 같이 천하를 잡음으로써 백사(百死)에 일생(一生)을 얻은 사람이니 창업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익히 알고 있는 것이요, 반면에 위징으로 말하면 천하를 평정하고 민생도 적이 안정이 되었거니와 항상 교만과 사치, 허영과 향략이 부귀에서 나오며 환란과 재난은 또한 긴장을 풀고 게을러진 데서 생긴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위징은 수성의 어려움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창업은 이미 과거지사로 넘어간 것이다. 그러니 남은 문제로써 이제는 수성의 어려움만이 우리 앞에 가로 놓여있는 사실을 제공들과 함께 명심하도록 하자.”
이상은 당서(唐書) 방현령전의 줄거리이다.
창업이라는 어휘는 맹자에서도 볼 수 있거니와 문자 그대로 「業을 창(創)하다」 즉 「일을 시작해서 일으킨다」는 뜻이다. 그리고 수성이란 이룩된 사업을 잘 보존토록 지킨다는 뜻이다.
태종은 자신이 왕위에 오른 그 첫날부터 우선 사치와 허식을 무엇보다도 멀리한 임금이다.자신의 위신이 산허들로 하여금 공연히 두려움을 일으키게 한다는 사실을 짐작하여 언제나 따뜻하고 부드러운 얼굴과 태도를 갖고 모든 사람을 대했으며 아무리 어려운 문제와 당돌한 말일지라도 거침없이 간하는 신하를 사랑했다. 또한 우리 민족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한결같이 신라의 편을 들어 고구려와의 무수한 전쟁에 개입하기는 했으나 여하튼 태종이 이룩해 높은 당나라의 문화나 학문은 신라 백제 고구려 등 여러 나라에서도 다투어 배우고 수입함으로써 많은 참고가 되었던 것이다.
다음 임금인 고종의 영휘의 치세에 있어서도 이미 태종이 죽은 해의 5월 달에 이정이 죽은 것을 마지막으로 그전 해에 방현령이 죽고 위징은 그 5년 전에 죽었으니 그렇듯 출중한 현신 명장들을 하나도 물려받지 못한 채 소위 「무위(武韋)의 난-일개 夫人으로부터 昭儀로 승격을 하여 영휘 6년에 이르러 王后를 밀어내고 황후가 되었던 武氏와 韋氏가 일으킨 난리」 때문에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나아가 현종의 「개원의 치세」 역시 고종의 다음 임금이던 中宗이 황후 韋氏에 의해서 시살되는 동시에 溫王 重武를 세웠던 것이다. 태자 겸 임치왕(臨淄王)인 융기, 즉 현종이 위후를 죽여 버린 다음 예종을 세웠다가 삼년 뒤에는 직접 제위를 차지하는 파란곡절을 겪은 후에 비롯한 것이다.
그런 만큼 현종은 임금의 자리에 오르는 즉시 사치스러운 주옥과 비단을 궁전 마당에 산더미 같이 쌓아 놓고 깨끗이 불살라 버린 일이라든지, 훌륭한 서적을 널리 구하고 권농사라는 관청을 두어 농민을 보살피게 하는 등등 치적에 눈부신 바 있었건만 유명한 양귀비와의 사랑 때문에 안록산의 난을 초래하는 불행한 비극의 주인공이 되고 말았다. 이상 당나라 초엽의 위대한 삼대(三代)의 치(治)를 보더라도
“창업은 쉽고 수성은 어렵다.”라는 말이 절실하다고 할 밖에 없다.
의령신문 기자 / urnews21@hanmail.net입력 : 2019년 1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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